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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선이 제주바다에 버리는 페트병 연간 370만병, 해결책은?
어선이 제주바다에 버리는 페트병 연간 370만병, 해결책은?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4.02.28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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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미래환경특위, 어선 일회용품 줄이기 위한 간담회
"어선 내에 쓰레기 보관 장소 설치하고, 어항 수거도 수월해야"
사지는 지난해 제주도내 무인도서인 차귀도 해안가에 버려진 해양쓰레기의 모습. /사진=미디어제주.
사지는 지난해 제주도내 무인도서인 차귀도 해안가에 버려진 해양쓰레기의 모습.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 인근 해역에서 조업하는 어선에서 버려지는 쓰레기의 양이 페트병만 해도 연간 180만병 이상인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이와 같은 어선기인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선박은 물론 어항에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의 추가설치 등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왔다. 

제주도의회 미래환경특별위원회는 28일 오후 소통마당에서 '어선 내 1회용품 사용 줄이기 활성화를 위한 관계자 간담회'를 가졌다. 

제주 인근 해역에서 연간 버려지는 어선기인 해양쓰레기의 양은 상상을 초월한다. 

제주대 씨그랜트센터가 내놓은 ‘어선기인 해양쓰레기 발생실태 조사 및 관리방안 연구’에 따르면 제주도의 10톤 미만 연안어선 1621척에서 연간 버려지는 것으로 추정되는 페트병은 무려 57만4490병이다. 무게로 따지면 31톤에 달한다. 버려지는 캔류의 수는 더욱 많다. 1년 동안 무려 210만캔의 쓰레기가 어선에서 바다로 버려지는 것으로 추산됐다. 전체 선적량의 72.4%로 분석된다.

10톤 이상 근해 어선에서 버려지는 쓰레기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난다. 제주의 10톤 이상 근해 어선 352척에서 연간 버려지는 것으로 추정되는 페트병은 126만6800병이다. 54톤 분량으로 선적량의 50%가 바다로 버려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캔류도 127만7900캔이 버려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선적량의 80%다.

이를 모두 합치면 페트병만 184만명, 캔은 340만캔에 가깝다. 더군다나 이는 제주 지역의 어선만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다른 지역 어선이 제주바다에 버리고 가는 쓰레기도 상당하다. 다른 지역 어선에서 연간 버려지는 페트병은 182만1000병 등으로 추산된다. 

사진은 지난해 여름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해안에 밀려온 해양쓰레기의 모습. /사진=미디어제주.
사진은 지난해 여름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해안에 밀려온 해양쓰레기의 모습. /사진=미디어제주.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박종택 사단법인 제주특별자치도 어선주협의회 부회장 역시 제주 해역에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어선에서 생활한지 벌써 45년이 되고 있다"며 "그런데 예전에는 어선에서 생수병이나 일회용품이 없었는데, 지금은 시대가 좋아져서 배에서 밥도 지어먹고, 일회용품 생수도 싣고 커피도 싣고 가서 사용을 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박 부회장은 이어 "사실 바다에 쓰레기가 얼마나 버려졌는지의 수치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며 "하지만 바다에 어부들이 고기를 잡으면서 쓰레기를 버린 것이 쌓여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보이지 않는 해양쓰레기와 바다에 가라앉은 쓰레기는 숫자로 어느 누구도 통계를 낼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양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특히 "그물을 치면 바다에서 소주병과 페트병, 비닐 등이 너무 많이 올라온다"며 "제주도내 입항하는 선박들은 해양쓰레기를 수거해서 가지고 오자고 솔선수범해서 나서고 있긴 한데, 그래도 결국 미세 플라스틱 등이 나오게 되고, 결국 이 피해는 인간들에게 돌아오게 된다"고 강조했다. 

사단법인 제주특별자치도 근해유자망어선주협의회 장근수 사무처장은 어선기인 해양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어선 내에 쓰레기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의 화보와, 어항 내에 보다 편리하게 쓰레기를 수거 및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장 사무처장은 "어선에서 나오는 쓰레기의 현황을 보면 플라스틱통과 페트병, 음식 등을 넣었던 종이박스, 비닐봉지, 캔 등이다"라며 "문제는 이런 쓰레기들이 나와도 어선 내에서 보관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종이박스 등은 바닷물에 젖으면 흐물흐물해지는데, 이렇게 되면 어선에서의 작업에 위험요소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그냥 바다에 버리는 경우들이 있다. 비닐도 마찬가지고, 페트병도 보관이 힘들어 그냥 버리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장 사무처장은 또 "쓰레기를 가지고 어항에 들어와도 처리가 힘들다"며 "어항에 쓰레기를 수거할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하다. 특히 다른 지역의 항만은 수거해온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이 없는데, 그럼 결국 다시 바다에 버리게 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장 사무처장은 "그래서 어선주들은 배 안에 쓰레기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방법도 생각하는데, 이를 임의로 만들게 되면 향후 어선검사를 통과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이 쓰레기를 보관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어선에 만들 수 있도록 법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외에 관련 예산의 부족으로 어선기인 해양쓰레기의 처리에 공백이 발생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장 사무처장은 어선에서 수거한 해양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한 예산이 연말이 되면 소진되면서 3개월 정도 해양쓰레기 처리 공백이 생김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공백이 생기지 않기 위한 행정적 뒷받침도 필요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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