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매년 700억 리터씩 새고 있는 제주의 상수도관을 보수하기 위한 제주도의 움직임이 진도를 내면서, 제주의 고질병 중 하나인 누수율 낮추기가 눈에 띄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주도는 현재 제주시 동지역 서부의 상수도 유수율을 2020년 기준 46.2%에서 2025년 기준 85%까지 높이기 위해 총 사업비 698억 원을 투입해 제주시 동지역 서부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사업을 통해 제주시 동지역 내 블록 31개소 구축, 관망 정비 59.4㎞, 누수탐사·복구 553건을 완료할 예정이다.

도에 따르면 이번 사업의 성과로 제주시 동지역 서부의 유수율은 지난해 말 기준 84.8%를 기록했다. 2020년 유수율이 46.2%에 머물렀던 것을 고려하면 상당한 성과다. 

제주도는 향후 목표인 동지역 서부 유수율 85%를 달성하면, 하루 3만8000톤의 상수도 누수량 감소로 연간 384억 원의 생산원가와 운영비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제주도 전체적으로 봤을 때 아직은 갈 길이 많이 남은 상황이다.

환경부가 매년 공개하는 '상수도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제주의 유수율은 53.3%에 불과했고, 누수율은 42.4%에 달했다. 정수장에서 나온 물이 상수도를 통과해 각 가정으로 공급되는 과정에서 42.4%의 물이 땅 속으로 새서 사라졌고, 53.3%의 물만 도민들에게까지 공급될 수 있었다는 말이다. 

2022년 전체 누수량은 697억3600만리터에 달하기도 했다. 2리터 생수병으로 치면 350억개 생수병 분량의 물이 정수장에서 상수도관을 통해 제주도민들에게 공급되는 과정 중에 새어 나간 것이다. 

2022년 제주에서의 1000리터당 평균 생산원가는 1147원인데, 이를 적용하면 약 800억원 상당의 물이 땅 속으로 사라진 것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누수는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제주가 압도적으로 높다. 2022년 기준 전국 평균 누수율은 9.9%에 불과했다. 제주는 이보다 4배 이상 높다. 2022년 누수율이 가장 낮았던 서울시 1.6%와 비교하면 26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더군다나 이렇게 높은 누수율과 낮은 유수율은 매년 해결되지 않는 문제이기도 하다. 제주의 유수율은 2015년 44.5%에서 2022년까지 7년 동안 8.8%p 오르는데 그쳤고, 누수율은 2015년 41.7%에서 0.7%p 악화됐다. 

하지만 최근 동지역을 중심으로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이 진행되면서 2023년부터 유수율이 어느 정도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제주도 상하수도본부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통계 수치가 잡히지 않아 확답을 드릴 순 없지만, 지난해에는 제주 전체 유수율이 55%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에 비해 어느 정도 오른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외에 제주시 동지역 유수율 85%를 달성하고, 뒤를 이어 읍면지역에서의 정비도 성과를 내게되면 제주의 상수도 수준이 전국 평균과 비슷해질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3일에는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제주시 동지역 서부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이 진행되는 연동 공사현장을 방문, 현장을 둘러보며 유수율 제고사업 추진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오영훈 지사는 “제주시 동지역에서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상수도 유수율을 85%까지 올려 연간 100억 원 이상의 수익이 들어오는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최근 2년동안 국비예산 확보율이 높아진 만큼  유수율 제고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유수율 관리방안을 마련해 읍면지역에도 상수도 유수율 제고사업을 확대 적용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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