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꼬리에 그물 걸려 고통받는 제주 남방큰돌고래, 구조에 나선다
꼬리에 그물 걸려 고통받는 제주 남방큰돌고래, 구조에 나선다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4.01.17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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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와 제주도, 남방큰돌고래 구조 계획 세우는 중
전문가 의견 수렴 등 이뤄져 ... 2~3개월 안에 마무리
해당 돌고래, 활동 둔화돼 ... 시간 지나면 생존 불투명
28일 오전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꼬리에 그물이 걸린 채 헤엄을 치고 있는 어린 제주남방큰돌고래. /사진=제주대 돌고래연구팀 및 다큐제주
28일 오전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꼬리에 그물이 걸린 채 헤엄을 치고 있는 어린 제주남방큰돌고래. /사진=제주대 돌고래연구팀 및 다큐제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지난해 꼬리에 그물이 걸린 채 헤엄을 치고 있는 것이 확인된 어린 제주남방큰돌고래에 대한 구조 계획이 만들어지고 있다. 향후 실제로 구조 및 그물제거가 이뤄질 수 있을지에 이목이 모아진다. 

17일 제주도와 제주대 돌고래연구팀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를 주축으로 지난해 말부터 꼬리에 그물 등이 걸린 채 헤엄을 치고 있는 어린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구조 계획이 만들어지고 있다. 

해당 남방큰돌고래가 처음 확인된 것은 지난해 11월 1일이었다.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인근 해역에서 꼬리에 뭔가가 걸린 상태로 헤엄을 치고 있는 모습이 제주대 돌고래연구팀에 의해 관찰됐었다. 

돌고래연구팀은 당시 돌고래의 꼬리에 걸린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확인하지 못했지만, 그 이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꼬리에 걸린 것이 폐그물임을 확인했다. 어린 남방큰돌고래의 꼬리에 걸린 폐그물은 길이만 해도 1.5m 가량 되는 크기였다. 

폐그물 등이 걸린 것은 꼬리만이 아니었다. 그 이후 지속적인 모니터링 과정에서 남방큰돌고래의 주둥이 부분에도 폐그물 등이 걸린 것이 확인됐다. 

해당 개체는 1년 미만의 어린 개체로 파악되고 있는데, 폐그물이 걸린 상태가 지속되면 남방큰돌고래가 자라나나면서 그물이 살을 파고들 수 밖에 없게 되고, 심할 경우 지느러미가 잘려나가거나, 먹이활동에 어려움을 겪다 생존 자체가 힘들어지게 된다. 

실제로 제주도내에선 이 이전에도 종종 그물 등에 걸린 어린 남방큰돌고래가 관찰된 바 있는데, 이 개체들은 대부분 현재 생존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인위적인 영향으로 꼬리가 완전히 잘렸지만 아직까지 헤엄을 치며 먹이활동을 이어나가는 '오래'라는 남방큰돌고래도 있지만, 이 개체는 다 자란 성체 남방큰돌고래다. 

현재 확인되고 있는 어린 개체도 이미 움직임이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대 돌고래연구팀 김병엽 교수는 "해당 개체를 마지막으로 확인한 것이 지난 16일 서귀포시 대정읍 일과리 앞바다였는데, 행동이 이전에 비해 많이 둔해지고, 부자연스러워진 것이 보였다"고 설명했다. 

주둥이와 꼬리에 걸린 그물에 해초 등의 부유물이 붙으면서, 점차 무게가 무거워지고 있는 것이 남방큰돌고래의 행동에 점차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상태로 시간이 지날 경우 해당 남방큰돌고래의 생존 여부가 더욱 불투명해질 수 있기 때문에, 해양수산부에선 제주도와 함께 이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구조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남방큰돌고래의 생존이 더욱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서둘러 2~3개월 안에 계획 마련은 물론 실행까지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재 일부 전문가들과 함께 남방큰돌고래를 구조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언급되는 방법은 그물 등을 이용해 남방큰돌고래를 포획한 뒤, 그물 등을 제거해 다시 방류하는 방법과, 포획하지 않고 구조인력이 물 속으로 들어가 직접 그물을 제거하는 방법 등이다. 

돌고래연구팀 김병엽 교수는 이 중 포획 후 그물을 제거, 그 후 다시 방류하는 방법이 성공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와 같은 사례가 국내에서 단 한 번도 없었던데다, 외국에서도 흔치 않은 사례라 어떻게 실현할지 구체적인 방안 마련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해당 남방큰돌고래는 어미 남방큰돌고래가 지속적으로 붙어 있는 상황이다. 어린 남방큰돌고래를 포획하거나 구조인력이 투입됐을 때 어미 남방큰돌고래가 어떻게 반응할지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해수부와 제주도에서 방안 마련에 더욱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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