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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티슈 몰카··· “하루하루 악몽과 상처, 고통에 살아가고 있다”
곽티슈 몰카··· “하루하루 악몽과 상처, 고통에 살아가고 있다”
  • 김민범 기자
  • 승인 2023.12.18 1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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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A고 불법촬영기기 사건 관련 공청회 열려
학교 관계자·교육청, 방기와 미온적 대처 지속
도내 A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곽티슈 몰카’ 사건에 대한 공청회가 열렸다/사진=미디어제주
도내 A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곽티슈 몰카’ 사건에 대한 공청회가 열렸다/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김민범 기자] 도내 A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곽티슈 몰카’ 사건의 대처 현황과 향후 계획에 관한 공청회가 열렸다.

불법촬영사건 피해회복 대책위는 18일 불법촬영 사건 관련 피해회복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사건은 두 달 전인 지난 10월 18일에 발생했다. A 고교 내 화장실에서 불법촬영기기가 발견되고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학교장의 잦은 출장과 회피, 교감의 2차 가해, 교육청의 방기와 미온적 대처가 계속됐다.

게다가 경찰 수사의 혼선도 지속되며 학부모들의 불안과 두려움이 가중됐다. 이에 학부모회는 지난 11월 29일 임시총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임시총회에 참석했던 교육국장 등의 교육청 관계자들의 준비 또한 미흡했다. 이들은 학부모 간 논의 자료를 즉흥적으로 평가하는 등 피해자들의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켰다.

이후로도 A 고교와 교육청은 사건을 축소하고 회피하려는 정황만 드러냈다. 또 피해자 회복 지원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도 소극적인 상황이 이어졌다.

이에 대책위는 제주교육청에 사건 이후 대처 현황과 향후 계획에 관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어떤 사람들은 말합니다. 이 정도만 하고 적당히 넘어가라.”

교사 대표는 “제 두 명의 동료는 사건이 발생했던 그날에 지금까지 멈춰있다”라며 “그들은 ‘카메라를 발견하지 말았어야지’라는 생각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역할을 해낸 사람이 왜 혼자 방치돼야 하고 힘들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라며 “미성년자라도 성범죄는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 학생들도 현재 생기부 보복을 당할까봐 사리는 상황이다”라며 “이런 현실은 정말 잘못됐고 우리의 교육도 실패했다”라고 피력했다.

학부모 대표는 “피해를 받은 교사와 전화통화를 했다”라며 “누가 봐도 몸에 힘이 없었으며 상태가 좋지 않으셨다”라고 말했다.

또 “해당 선생님은 하루하루 악몽과 상처,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교장과 교감은 다시 교단에 설 수 없게 해야 한다”라며 “교장과 교감 타이틀은 물론 교사라는 타이틀까지 박탈시켜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해 학생도 잘못이 크지만 무엇보다 후속조치를 제대로 하지 못한 교장과 교감은 교단에 서는 일이 반드시 없어져야 하며 교육청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 고교.
A 고교.

무엇보다 학교 관계자의 무책임한 대응은 가정방문에서 불거졌다. 학교 측은 교사에게 교내 학교폭력 사건에 연관된 학생에게 가정방문을 보냈다.

하지만 가정방문을 받는 학생은 ‘곽티슈 몰카’를 설치한 학생이었다. 학교 측은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성범죄 피해자일 수도 있는 여교사 2명을 교내 학교폭력건 조사를 위해 ‘곽티슈 몰카’ 사건의 가해자에게 가정방문을 보낸 것이다.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교사 B씨는 “‘피해 교사는 이런 일을 갖고 병가를 내다니 무책임한 애다’라는 C 교감의 발언을 들었다”라고 지적했다.

C 교감은 피해 교사가 병가를 낸 후 본인도 병가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피해 교사에게 ‘무책임한 애’라는 발언을 한 C 교감이 이 상황에서 무책임하게 병가를 냈다”라고 토로했다.

이에 C 교감은 “피해 교사에 대한 해당 발언은 한 적이 없다”라고 전면 부인했다. 병가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사과했다.

B씨는 이어 “피해 교사의 가정 방문 사실을 함구하라고 지시했다고 들었다”라고 질문했다.

C 교감은 “경찰 수사가 되기 전이었다”라며 “숨기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라고 답했다.

이에 B씨는 “잠재적 피해자들에게 정보를 알려주지 않는 것은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라며 “이 사실을 교장과 교감이 함구하라고 지시하지 않은 것이라면 피해 교사가 스스로 함구한 것인지 정말로 의심스럽다”라고 꼬집었다.

D 교장은 “학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보다 더 많은 수사촉구라던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열심히 해왔다고 생각한다”라며 “하지만 이 부분들이 미미하게나마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하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말했다.

또 이날 학교 관계자들은 “대처 방법에 대해 미흡했거나 늦었던 부분에 대해서는 모두 책임을 지겠다”라고 답했다.

‘곽티슈 몰카’를 설치한 고교생은 현재 검찰에 넘겨진 상태다. 경찰은 압수물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등의 수사를 통해 유포 정황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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