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제주남방큰돌고래 2025년 생태법인 부여" 법안 마련 박차
"제주남방큰돌고래 2025년 생태법인 부여" 법안 마련 박차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11.13 1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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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생태법인 제도화 특례 담은 특별법 개정 추진
제22대 정기국회에 법률안 상정, 여야 합의 1호 법안 추진
생태법인 지정 이후엔 '생태후견위원회' 통해 권리 행사
제주남방큰돌고래. /사진=미디어제주.
제주남방큰돌고래.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멸종위기에 처한 ‘제주남방큰돌고래’에게 이르면 2025년 생태법인이 부여된다. 제주도는 이를 위한 법적근거 마련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제주도는 13일 오전 제주도청 3층 기자실에서 ‘생태법인 제도 도입 제주특별법 개정’ 공동회견을 열고, 국내 최초로 생태법인(Eco Legal Person) 제도를 도입을 위한 제주특별법 개정에 나선다는 방침을 밝혔다.

생태법인은 사람 외에 생태적 가치가 중요한 자연환경이나 동식물 등 비인간 존재에 법인격을 부여하는 제도다. 해외에서는 뉴질랜드의 환가누이강, 스페인의 석호 등 자연물에 법적 지위를 부여한 사례가 있다.

제주도는 생태법인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올해 3월부터 학계와 법조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생태법인 제도화 워킹그룹을 운영하며 총 4차례 회의를 거쳤다.

이를 통해 제주특별법 개정안에 제주남방큰돌고래에 법인격을 부여하는 안과 생태법인 창설 특례를 포함하는 안 2가지 안을 구체화했다.

제주남방큰돌고래 법인격 부여안은 제주 연안에 서식하는 제주남방큰돌고래에 직접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이외에 생태법인 창설안은 도지사가 도의회의 동의를 받아 특정 생물종 또는 핵심 생태계를 지정, 이를 생태법인으로 하는 창설하는 근거가 담긴다.

제주도는 도민공론화 및 공감대 형성을 통해 생태법인 제도화 특례가 담긴 제주특별법 개정안을 보완할 예정이며, 제22대 정기국회에 법률안을 상정해 여·야 합의 제1호 법안으로 발의되도록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2025년에는 제주남방큰돌고래를 생태법인 제1호로 지정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제주남방큰돌고래가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생태법인으로 지정되면 생태후견인으로 ‘생태후견위원회’를 두고, 이 위원회가 남방큰돌고래를 대표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최재천 생태법인 제도화 워킹그룹 위원장이 13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제주남방큰돌고래의 생태법인 지정을 위한 법적근거 마련과 관련된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최재천 생태법인 제도화 워킹그룹 위원장이 13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제주남방큰돌고래의 생태법인 지정을 위한 법적근거 마련과 관련된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오영훈 지사는 “생태법인 제도 도입은 법 제도의 변화뿐만 아니라 기후위기 극복이라는 인류 공통과제를 해결하고 인간 중심에서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문명으로 대전환하기 위한 혁신”이라며 “제주도정은 자연의 존재들이 우리와 공존하며 지속가능할 수 있게 법적권리를 부여해 제주의 자연 생태적 가치를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오 지사는 또 생태법인 지정과 관련해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문명으로 대전화하는 사회 혁신”이라며 “생태계의 균형과 가치를 유지하는 자연존재들과의 공존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가장 빠른 방법일 수 있다. 대한민국 최초 생태법인 도입은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에 제주의 소중한 생태가치를 알리는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제주가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고 협력하는 선도적인 모델을 만들어나가는데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최재천 생태법인 제도화 워킹그룹 위원장은 역시 이번 생태법인 지정을 위한 법적근거 마련 추진을 두고 “자연을 바라보는 인식과 태도를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생태법인 제도가 제주에 도입돼 대한민국이 환경선진국으로 도약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서 유일하게 제주 연안에만 서식하는 제주남방큰돌고래는 해양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 이들의 상태와 개체수는 연안의 건강을 판단할 수 있는 척도로 여겨진다.

무리를 지어 촘촘한 방어막을 형성해 다른 포식자들의 접근을 막고 해녀들을 보호해 왔으나, 최근 연안 오염과 해양쓰레기 등으로 서식 환경이 악화되며 120여 마리만 관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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