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스토킹 범죄··· 피해자가 처벌 원치 않더라도 ‘구속’
스토킹 범죄··· 피해자가 처벌 원치 않더라도 ‘구속’
  • 김민범 기자
  • 승인 2023.10.23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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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의사불벌죄 폐지로 처벌 원치 않아도 처벌
경찰, 대응시스템 도입해 ‘스토킹’ 강경 대응
스토킹 자료사진/사진=픽사베이
스토킹 자료사진/사진=픽사베이

[미디어제주 김민범 기자] 스토킹처벌법이 시행 2주년을 맞이했다. 제주지역 스토킹 112 신고는 지난 9월 기준 286건으로 일평균 1건이 접수됐다.

재물손괴로 징역 1년을 받았던 40대 A씨는 지난 7월 12일 오전 7시 30분께 피해여성 60대 A씨에 주거지에 찾아가 스토킹 및 폭행을 저질렀다.

A씨는 출소 후 8개월이 지난 상태였으며 누범기간이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A씨는 같은 날 오전 9시께 B씨를 찾아가 현관문을 두드리는 등 스토킹을 멈추지 않았다. A씨는 이날 하루 1시간 18분 사이 16회에 걸쳐 B씨를 스토킹했다.

A씨가 보낸 문자메세지/사진=제주경찰청
A씨가 보낸 문자메세지/사진=제주경찰청

또 A씨는 “이쁜아 나 경찰서 간다”라며 “항상 행복하게 살아라”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B씨는 A씨의 처벌을 원치 않았다. 하지만 경찰은 잠정조치 1, 2, 3호를 결정했으며 반의사불벌죄 폐지에 따라 A씨를 구속했다. 반의사불벌죄 폐지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음에도 가해자를 구속한 것은 전국최초 사례다.

스토킹 범죄로 인해 잠정조치가 내려진 후부터는 메시지와 같은 연락도 잠정조치 위반에 해당한다.

C씨가 보낸 쪽지/사진=제주경찰청
C씨가 보낸 쪽지/사진=제주경찰청

인터넷방송 시청자 30대 C씨는 인터넷방송을 진행하는 20대 D씨에게 지난해 11월 11일부터 지난 5월 31일까지 약 40개 아이디를 새로 생성하며 ‘밥을 한번 먹자’라는 쪽지를 보내왔다. 또 C씨는 D씨가 방송을 진행하는 카페에 찾아가 스토킹을 하기도 했다.

경찰은 C씨에 대해 잠정조치 1, 2, 3호를 결정하고 범죄피해자안전조치로 스마트워치를 지급했다.

하지만 C씨의 스토킹은 멈추지 않았다. C씨는 잠정조치 결정 중에도 3개의 인스타그램(SNS) 계정을 이용해 D씨에게 3회에 걸쳐 메시지를 보냈다.

경찰은 C씨에게 잠정조치 4호를 내리며 유치장 유치를 결정했다.

스토킹 112 신고·처리현황/자료=제주경찰청
스토킹 112 신고·처리현황/자료=제주경찰청

스토킹 신고는 전국적으로 14.3% 증가했다. 하지만 제주지역은 22.2%가 감소하는 등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제주경찰은 민감대응시스템을 도입해 신고접수와 초동조치, 수사, 피해자보호 등 단계별 통합대응체계를 마련했다. 가해자에 대해 엄정대응해 신고된 286건의 사건 중 총 171건을 형사입건해 사건처리율 59.8%로 전국 1위를 달성했다.

신고 현장에서 경찰이 접근금지 등 즉시제재를 가하는 긴급응급조치는 38건, 스토킹 범죄가 재발될 우려가 있어 법원으로부터 접근금지 명령 등을 받는 잠정조치는 148건이다.

특히 신고내용과 범죄경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고위험 가해자 23명에 대해서는 1개월 이내의 유치장 유치의 잠정조치 4호 결정을 내리는 등 적극적인 대응을 펼치고 있다.

제주경찰은 전국 최초로 고휘험군 가해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가해자 교화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지난 9월 현재 스토킹 고위험군 26명에 대해 상담을 실시해 재발방지와 피해자 안전을 도모 중이다.

경찰은 교화프로그램이 효과가 있음에도 경찰 단계에서는 강제성 있는 프로그램 진행을 할 수 없는 점과 일부 문제점 등이 확인돼 국회에 건의, 입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스토킹 범죄 분기·요일·시간별 분석/자료=제주경찰청
스토킹 범죄 분기·요일·시간별 분석/자료=제주경찰청

스토킹 신고는 특정 달에 많아지거나 적어지는 특이점은 없었다. 하지만 수요일과 오후 9시부터 오전 12시를 정점으로 가장 많이 발생 중이다.

스토킹 범죄 가해자, 피해자 연령 및 관계 분석/자료=제주경찰청
스토킹 범죄 가해자, 피해자 연령 및 관계 분석/자료=제주경찰청

피해자와 가해자에 대한 성별 및 연령, 관계 등으로는 여성 피해자가 130명으로 77.4%를 차지했다. 성병과 연령별로는 주로 40대 여성피해자가 전체 중 31명으로 18.5%로 가장 높았다.

가해자 연령으로는 상대적으로 40~50대 중년층에 집중돼 있었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는 전애인의 관계가 51.8%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타인과 가족, 친족이었으며 그 외 채권채무와 거래상대방, 직장내, 온라인 등 여러 가지 유형이 나타났다.

이상률 제주경찰청장은 “제주가 전국 최고 수준의 단계별 대응 시스템 구축으로 선도적 운영을 통해 112 신고가 감소하는 등 효과를 보이고 있다”라며 “하지만 범죄피해로 힘들어하는 피해자들이 여전히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관기관과 단체와의 유기적 협업을 통해 대응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해 더 안전한 제주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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