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00:55 (일)
“제주와 몽골의 태권도 교류가 필요할 때입니다”
“제주와 몽골의 태권도 교류가 필요할 때입니다”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3.09.12 11:09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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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몽골태권도협회 기술고문 최철영 교수

“몽골 대표선수 성장시키는 매우 중요한 자리”

1993년 이후 매년 몽골 오가며 개인적 교류

제주는 교류 끊기고, 경기도는 적극적인 활동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우리나라 북방외교의 시작점은 몽골이다. 지난 1990년 수교를 했으니 30년을 넘었다. 몽골은 옛 공산권 나라 가운데 첫 수교였고, 이젠 K-물결이 몽골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그런 K-물결 한가운데 태권도가 자리를 잡고 있다. 여기서 빼놓아서는 안 될 인물이 있다. 바로 제주한라대 레저스포츠과 최철영 교수(태권도 공인 9단)다. 그는 올해 8월 몽골태권도협회 기술고문으로 선임됐다. 기술고문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자리는 아니다.

몽골태권도협회 기술고문으로 선임된 제주한라대 최철영 교수. 미디어제주
몽골태권도협회 기술고문으로 선임된 제주한라대 최철영 교수. 미디어제주

“1993년부터 몽골과 인연을 맺었으니, 올해로 만 30년이 됩니다. 그동안 몽골태권도협회에 용품도 지원하고 장학금 지원도 해왔어요. 몽골 태권도를 위해 노력한 점을 인정해줬기에 기술고문으로 임명된 듯해요.”

우리나라 태권도인이 다른 나라 대표팀 감독을 맡기도 하지만 기술고문이라는 자리를 차지한 경우는 없다. 기술고문은 선수 육성에 필요한 기술을 전수하고 지원해준다. 기술고문은 몽골 태권도 국가대표들의 성장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하는 중요한 임무를 띠고 있다. 거기엔 30년간 쌓아온 개인적인 노력도 무시할 수 없다.

“당시 제주에서 태권도 국제교류는 처음이었죠. 몽골태권도협회 초청을 받았고, 열악한 환경을 도와주는 조건으로 인연을 맺기 시작했어요.”

왜 몽골이 제주에 손을 내밀었을까. 어쩌면 원나라 시절 ‘탐라총관부’라는 100년의 기억이 자리를 잡고 있는 건 아닐까.

“몽골 사람들은 한국 사람을 좋아하는데 그중에서도 제주를 ‘솔롱고스’라고 부르면서 가장 좋아하더라고요.”

30년 이어진 교류. 쉬울 리는 없다. 기술고문이 된 그는, 몽골 태권도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동아시아대회에서 몽골 태권도 대표 선수들이 메달을 따냈는데, 아주 뜻깊었어요. 아직은 올림픽 메달은 없지만 가능성은 충분해요. 몽골 선수들은 체력이 뒷받침되거든요. 선수들이 메달을 따내는 것도 물론 좋지만, 태권도로 몽골과 인연을 맺으면서 가장 뜻깊은 일을 들라면 지난 2006년 제주에서 열린 국제태권도대회였어요. 몽골 바가반디 대통령을 직접 초청했죠.”

다른 나라 대통령을 국제행사에 초청하는 일이 가능할까? 그는 그걸 직접 해냈다. 그런 인연의 끈은 그를 30년이나 몽골을 오가게 만들었다. 그가 몽골에 갈 때면 거물급을 만나는 일이 많다. 몽골의 거물급 인사들에게 ‘명예 단증’을 전달하기도 한다. 바가반디 전 몽골 대통령도 명예 단증을 받았고, 게를 몽골 전 안기부장도 ‘명예 단증’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그가 벌이는 교류는 그걸로 끝이 아니다. 몽골민족체육대학교와의 교류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그는 개인적인 노력을 진행해오고 있으나, 지자체 차원 교류는 다른 시도가 앞서고 있어 아쉬워한다.

최철영 교수가 올해 8월 몽골을 찾았을 때 몽골 전 안기부장(사진 왼쪽)에게 태권도 명예 단증을 전달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최철영 교수가 올해 8월 몽골을 찾았을 때 몽골 전 안기부장(사진 왼쪽)에게 태권도 명예 단증을 전달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경기도태권도협회가 몽골민족체육대학교에 태권도 연습장을 만들어줬어요. 얼마 전 몽골을 들렀을 때 그 연습장을 둘러보고 왔어요. 아쉽더군요. 사실은 제주도태권도협회도 몽골과 교류를 해왔는데, 지금은 그러지 않아요. 앞으로는 몽골과 교류가 매우 필요해요.”

개인적으로는 몽골을 오고 가지만 제주도 차원의 교류는 끊어졌다. 맥이 끊긴 지는 15년 가량 됐다고 한다. 그는 몽골 교류의 필요성을 다음처럼 설명했다.

“요즘 몽골이 뜨고 있어요. 고지대 훈련 때문에 외국에서 몽골을 많이 찾습니다. 지난 8월 몽골에 갔을 때 현지 훈련장을 만드는 얘기와 전지훈련 얘기도 나눴어요. 몽골 울란바토르는 1300고지이고, 해발 1500m에서 1600m인 곳도 있어요. 거기서 훈련을 하면 아무래도 폐활량이 좋아지죠. 일본 스모를 보세요. 몽골 출신들이 다 휩쓸잖아요.”

최철영 교수는 몽골에 관심을 기울일 시대라고 한다. 그가 몽골에 첫발을 내디딜 때와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태권도는 더 인기종목이 됐고, 몽골 태권도 인구도 30년 사이에 20배나 불었다고 한다. 몽골은 커가는 시장이다. 태권도도 그렇고, 다른 분야도 다르지 않다. 그는 언젠가는 제주와 몽골간의 공식적인 교류를 재개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그건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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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주 2023-09-15 05:22:56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국의 태권도!
오랜 역사가 담겨있는 제주와 몽골과의 과거사!
이제 제주 태권도의 기개와 진수를 전해주세요!

헨리 2023-09-12 18:45:52
멋있습니다.화이팅하세요^^

happysum 2023-09-12 12:57:50
정말 대단하십니다...앞으로도 더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