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00:55 (일)
“해양쓰레기가 원도심의 가설 건축물로 변신했어요”
“해양쓰레기가 원도심의 가설 건축물로 변신했어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3.08.24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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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상상유니브, 제주서 대학생 경연 무대
본선 진출 5개 대학팀 24일 파빌리온 설치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바다 환경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제주 바닷가에서 해양쓰레기를 만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이처럼 늘어나는 해양쓰레기를 물리칠 방법은 없을까. 그런 고민을 가지고 시작된 행사가 있다. 바로 ‘푸른 바다, 상상을 만들다’라는 주제를 단 행사이다.

KT&G상상유니브가 기획한 무대로 전국의 건축과 학생들과 디자인전공 학생들이 뛰어들었다. 여기에 건축가들도 협업했다. 학생들의 아이디어에 건축가의 상상력이 덧붙여졌다.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팀은 모두 5팀(그린피스 키드, 나비효과, 뽜, ALI조, 3M)이다. 아쉽게도 제주 팀은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그래도 학생들과 협업하는 전문가 7명 가운데 제주에서 건축가 권정우, 공간디자이너 김기대씨가 참여했다.

학생과 전문가들은 24일 제주시 원도심의 북수구광장에 마련된 무대에 파빌리온 설치를 마무리했다. 가설 건축물인 파빌리온은 철거되기 전까지 원도심에서 선보인다.

파빌리온 재료는 제주 바닷가에 떠밀려온 각종 해양쓰레기다. 다양한 플라스틱, 유리 등이 파빌리온에 쓰였다. 플라스틱을 압축해서 만든 재료도 눈에 띈다. 5월부터 대회 참가를 위해 기획을 하며 뛰어든 팀도 있고, 방학 직후 준비한 팀도 있다.

백석예술대 학생들이 자신들이 만든 파빌리온을 느껴보고 있다. 미디어제주
백석예술대 학생들이 자신들이 만든 파빌리온을 느껴보고 있다. ⓒ미디어제주

백석예술대는 다른 팀과 달리 건축과가 아닌, 디자인과 학생들이다. 백석예술대는 ‘뽜’라는 이름을 내건 팀이다. 숱한 경쟁 상대를 물리치고 본선에 올랐다. 그들은 해양쓰레기를 자주 접하는 바닷가 사람들과 그러지 못한 도시의 사람들의 느낌을 표현했다. 그물망으로 표현된 그들의 작품은 해양쓰레기는 불편한 존재임을 파빌리온에서 느끼도록 해준다.

백석예술대 2학년 서희선씨는 “해양쓰레기인 줄 모르고 무의식 속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순간, 해양쓰레기인 것을 알도록 파빌리온을 꾸몄다. 다른 팀과 달리 디자인과라서 건축을 잘 모르는데, 이번에 작품을 하면서 건축 구조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뿐만 아니다. 해양쓰레기 문제에 대한 인식도 아울러 하게 됐다. 서희선씨는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해양쓰레기를 잘 모른다. 막상 바다에 가더라도 놀기에 바쁠 뿐이었고, 해양쓰레기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번에 파빌리온을 만들어보면서 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많다는 점을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경대 건축학과 학생들은 ‘3M’이라는 팀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플라스틱 압축 패널과 목재 합판을 이용해서 파빌리온을 만들어냈다. 플라스틱과 목재의 만남은 두 가지를 나타낸다. 하나는 자연, 다른 하나는 인간이다. 서로 다른 물성을 지닌 재료를 사용,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해보는 사회를 만들자는 의미를 담았다.

부경대 학생들이 제작한 파빌리온. 미디어제주
부경대 학생들이 제작한 파빌리온. ⓒ미디어제주

부경대 건축학과 3학년 김보민씨는 “처음 계획했던 것과 다소 달라진 점이 있어서 아쉽기는 하지만 경험해보지 못한 일을 했기에 뿌듯하다. 기획한 걸 실제 만들어보고, 힘들게 노력한만큼 기분도 좋다”고 말한다. 부경대가 내놓은 작품은 폐플라스틱을 새롭게 가공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그렇다면 해양쓰레기도 건축재료가 될 수 있을까?

김보민씨는 “색깔이 다양하게 나온다. 그냥 봤을 때는 쓰레기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건축재료로서도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부경대 학생들의 멘토로 참여한 안기현 한양대 건축학과 교수는 “건축학과 학생들이 실제 크기로 만들어보는 경험은 별로 없다”면서 “뭔가를 만들어서 사람들한테 메시지도 전달하고, 학생들은 참여하면서 공부하는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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