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00:55 (일)
제주에 2025년 APEC 유치? 경쟁 지역 이미 한참 앞서나가
제주에 2025년 APEC 유치? 경쟁 지역 이미 한참 앞서나가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7.28 13:09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 APEC 유치 행보, 회의 말고 눈에 띄는 것 없어
경주, 25억 예산, 대규모 드론쇼 및 지속 홍보자료 배포
인천도 유치기원 57만명 서명 받아, 언론 통한 홍보전도

제주도 "홍보활동, 아직은 일러 ... 8월부터 본격화"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도가 2025년 국내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유치를 위해 나서고 있지만,  APEC 유치하려는 다른 지역에 비해 다소 뒷쳐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APEC 정상회의는 아시아, 태평양 연안국가들의 경제성장과 번영을 목표로 총 21개 회원국이 모이는 연례회의다. 호주의 주도로 1989년부터 개최되기 시작했으며 1993년부터 각 국가의 정상들이 모이는 회의로 규모가 커졌다.

지난해에는 태국에서 개최됐고, 올해는 맥시코에서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25년 회의가 열릴 예정으로, 2005년 부산에서의 APEC 정상회의 이후 20년만에 우리나라에서 회의가 열리게 됐다.

제주도는 현재 2025년 APEC의 제주 유치를 위해 행정부지사를 추진준비단장으로 하는 ‘제주유치 추진준비단’을 꾸리고 지난 11일 회의를 갖는 등 APEC의 제주유치를 위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추진준비단은 2020년 9월 구성됐지만 최근 행정부지사가 단장으로 격상됐다. 지난 11일 회의는 행정부지사의 단장 격상 이후 첫 회의였다. 이날 열린 회의에서는 하반기에 본격화될 예정인 유치 일정에 대응하기 위한 수용태세 점검, 추진준비단의 역할 및 조직체계에 대한 의견, 유치를 위해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안 등 APEC 유치와 관련한 전반적인 상황을 논의했다.

추진준비단 이어 다음달 중에 2차 회의를 갖고 APEC 유치전략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제주도의 이와 같은 움직임은 APEC을 유치하려는 다른 지역에 비해 한참 뒤쳐지는 모습이다.

APEC을 유치하려는 지역 중 경주와 인천 등은 이미 APEC과 관련된 업무를 처리하는 전담팀을 꾸리고 관련 예산을 배정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아직은 외교부에서 유치 일정 등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이긴 하지만, 외교부의 일정 공개를 기다리지 않고 움직임에 나선 것이다. 특히 전담팀 등을 활용해 대대적인 홍보전에 돌입한 상태다.

경주는 이번달에만 APEC과 관련해 6개의 보도자료를 내면서 APEC 유치 현황과 릴레이 캠페인 내용을 홍보했다. 이외에도 매달 다수의 보도자료를 통해 APEC과 관련된 내용을 알리고 있다. 그 외에 지난달에는 ‘제16회 경주시민의 날’에서 APEC유치를 염원하는 대규모 드론쇼를 선보이며 시선을 모으기도 했으며, 국내외 저명인사를 상대로 한 유치활동에도 나선 상황이다.

인천도 만만치 않다. 이달 들어 7개의 관련 보도자료를 내면서 홍보전에 힘쓰고 있다. 인천에서의 APEC 유치를 위한 서명운동에도 돌입해 이미 57만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내기도 했다.  인천은 특히 올해 들어 매달 APEC 유치를 위한 행보를 담은 보도자료를 5~6개 씩 쏟아내면서 시민들에게 관련 내용을 알리고 있다.

반면 제주는 APEC과 관련된 홍보전이 아직은 부족한 상황이다. 관련 보도자료의 경우 매달 겨우 1개 정도를 내면서 “유치활동에 돌입한다”는 내용만을 알렸을 뿐이다. 어떤 유치활동을 펼치고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부족했다. 

이 때문인지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APEC을 검색할 경우 대부분 경주와 인천에서의 유치활동 관련 내용들이 페이지를 채운다. 국민들에게는 APEC 유치가 경주와 인천의 2파전으로 밖에 보일 수 없는 상황이다.

경주와 인천이 이미 전담팀을 두고 APEC 관련 내용을 살펴보는 것과 달리 제주는 아직 APEC과 관련된 업무를 전담할 팀도 꾸려지지 않았다.

예산에서도 상당한 차이가 난다. 경주는 올해 APEC에 유치를 위해 본예산과 1차 추경을 통해 모두 25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APEC과 관련된 제주도의 올해 예산은 1차 추경을 통해 확보한 4억원이 전부다. 경주와 비교하면 6배 차이가 나는 액수다.

예산에서부터 이처럼 상당한 차이가 나다보니 유치활동에서의 ‘질’에서도 결국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제주도는 다만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유치 홍보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도내에서 운영 중인 일부 버스에 APEC 유치와 관련된 홍보 광고를 넣고 있다”며 “이미 일부 버스에는 광고가 노출돼 있고, 8월 중에 20대 정도의 버스에서 추가적으로 유치 홍보를 위한 광고가 들어갈 예정이다. 이달부터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홍보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도청과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등에 APEC 제주유치 홍보 캐릭터 ‘부라봉’과 ‘고르방’의 애드벌룬을 설치하고 버스정류장에서도 관련 홍보 영상을 내보낸다는 계획이다. 8월 중에 김포공항과 지하철 등에도 제주에서의 APEC 유치를 위한 홍보물을 설치한다.

제주도 관계자는 “시기적으로 아직은 홍보활동을 하는 것은 빠르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외교부에서 올해 말에 APEC과 관련된 공모를 받고 총선 이후인 내년 4월 쯤에는 개최지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고려하면 앞으로 4개월여간 홍보전을 펼쳐야 하는데, 8월부터 들어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8월부터 향후 4개월 동안 유치를 위한 각종 활동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전략은 경주나 인천 등도 마찬가지로 갖고 있다.

경주시 관계자 역시 “이미 APEC 유치를 위한 옥외광고를 진행하고 있고, SNS를 통한 홍보 및 시민참여 행사 등을 계획하고 있다. 앞으로 서명운동과 관련 포럼 등도 개최할 예정”이라며 향후 대략적인 계획을 내놨다. 큰 틀에서는 사실상 제주의 향후 홍보계획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문제는 경주와 인천 등은 이미 APEC 유치와 관련한 대대적인 홍보전을 펼치면서 앞서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경주와 인천이 이미 앞서 나가 있는 상태에서 8월부터 비슷한 계획의 홍보전이 펼쳐진다면이미 벌어져 있는 격차를 따라잡지 못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의 보다 심도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제주사랑 2023-07-29 21:57:55
오영훈이는 시민단체 꼬봉이라서 이런거 안할겁니다 환경파괴된다고

지금쯤 2023-07-28 15:52:57
지금쯤 완공을 앞두고 있어야 할 제주 제2공항!
APEC제주유치전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