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00:55 (일)
“제주서예관 만들어서 전시 공간 문제 해결을”
“제주서예관 만들어서 전시 공간 문제 해결을”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3.06.23 0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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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공무원-도내 서예인 첫 간담회 자리 마련
서예 진흥 관련 법률 제정됐지만 발전계획 ‘전무’
“작가의 생명은 곧 전시”…전시 공간 확충 제안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제주에서 서예 행사가 열릴 때는 작품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좋은 작품을 다닥다닥 붙여서 전시를 하기도 한다. 이유는 제주 도내 전시 공간이 너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런 고민을 털어놓은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22일 제주문학관 세미나실에서 제주특별자치도 문화 관련 공무원과 서예인들이 한 자리에 마주 앉았다. 간담회 형식의 이날 자리는 놀랍게도 서예인과 공무원들이 마주한 ‘첫’ 자리였다.

특히 지난 2018년 ‘서예진흥에 관한 법률’이 만들어지고, 이에 따라 ‘제주특별자치도 서예진흥 및 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됐지만 발전 계획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서예인들이 답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지난 22일 열린 제주도 공무원과 도내 서예인들의 첫 간담회. 미디어제주
지난 22일 열린 제주도 공무원과 도내 서예인들의 첫 간담회. ⓒ미디어제주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 서예를 키우기 위해 이날 나름의 추진전략을 제시했으나 현실과 동떨어진다는 지적도 받았다. 제주도가 내세운 추진전략은 △미술대전, 서예·문인화 대전 △전국 추사 서예·문인화 휘호대회 및 초대작가전 △지역문화예술특성화 지원 공모 등이다.

김광우 한국서가협회 제주도지회장은 “오늘은 제주 역사이래 첫 서예진흥정책 간담회 자리다. 문화정책 당국과 서예 대표인들의 만남이라는데 의미가 있다. 오늘을 계기로 추사 서예가 탄생한 고장답게 서예진흥 시행계획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면서도 “미술대전과 휘호대회가 서예 추진전략으로 나와 있는데, 자칫 오해할 수 있다. 시행계획을 제대로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올해 제주문예회관 대관 현황을 보면 서예 대관이 전체 98건의 40%에 달하는 39건이다. 제주문예회관 대관은 매년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제주도립미술관 대관은 꿈꿔보지도 못한다. 이날 간담회는 이런 문제점도 제기됐다.

고영진 제주도서예가협회장은 “서예인들이 1년 노력해서 전시를 하려고 해도 하지 못하기도 한다. 전시를 하지 못한다는 것은 작가로서 생명이 없는 것이다. 전시관 확충이 핵심이 되어야 한다”면서 부족한 전시공간을 만들려는 행정의 노력을 당부했다.

마침 전시공간 확충과 관련된 이야기도 이날 터져 나왔다. 바로 ‘제주서예관’ 건립이다.

한국서가협회 김광우 지회장은 “17년 전 만든 제주서예문인화총연합회 정관을 보면 ‘제주서예관 건립’이 주요사업 1번으로 나와 있다. 그러나 아직 추진이 되지 않고 있다. 대전시는 시장 공약으로 서예진흥원을 만들고 있다”며 전시공간 확충에 따른 행정의 방향전환 필요성을 제시했다.

대전시는 민선 8기 이장우 대전시장의 공약에 따라 서예진흥원 추진을 진행하고 있다. 대전시는 ‘서예진흥원 설치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발주하는 등 서예문화 부흥에 가장 발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 변영근 제주도 문화정책과장은 “문체부에서도 (서예 진흥 관련 법률에 따른) 기본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 문체부의 세부계획이 내려오면 서예인들의 의견을 포함시키겠다”며 “전시공간은 너무 많은 단체에서 요구를 하고 있다.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검토하다 보니 서예인들이 손해보는 경우가 생긴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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