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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과 소통의 창구가 되는 그림책 읽기
상상력과 소통의 창구가 되는 그림책 읽기
  • 김형훈
  • 승인 2021.06.21 15:4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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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자의 독서 칼럼] <1>

# 상상력을 키워주는 그림책

유년의 기억 중에, 누군가와 함께 그림책을 읽었던 풍경이 떠오른다면 그 아이는 적어도 책을 좋아하는 어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어린 시절의 경험이 삶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누구나 공감하지만, 그렇다고 경험을 긍정적으로 만들어주기 위한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란 쉽지 않다. 심리학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유년의 기억이 어떤 장면으로 남아있는지에 따라, 삶을 받아들이는 태도에 영향을 준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긍정적이고 따뜻한 경험이 쌓일수록 삶 또한 긍정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상상력은 아이들이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나오는 것은 아니다. 자라면서 직, 간접적인 경험을 통해서 획득하게 된다. 따라서 경험이 다양하면 그만큼 상상력도 풍부해진다. 그런 점에서 그림책은 아이들이 상상력의 폭과 질을 넓히는 가장 좋은 경험의 통로라고 할 수 있다. 문학과 미술이 하나로 어우러진 융합예술로서의 그림책은 내용뿐 아니라 그림의 색감과 질을 통해 아이들에게 좋은 영상자료를 제공하는 셈이다. 그림책이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즐거운 경험이 된다는 것은 어릴 때 읽었던 그림책의 제목만으로 그때의 느낌이 떠오른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입증이 가능하다.

글과 언어를 배우지 못한 상태에서 만나게 되는 그림책은 유아에게 그림을 통해서 이야기를 전해준다. 그림만으로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고, 이해가 된다면 자연적으로 그 그림책에 흥미를 가질 수 있고, 그 그림책 또한 좋은 그림책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그림이 주는 효과는 그 그림이 얼마만큼 이야기를 잘 표현해내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림을 통해서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고, 즐거워할 수 있다면 아이의 머릿속에 이야기의 세계가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 세계 안에서 아이의 상상력은 발달하게 된다. 그림에서 보여주는 모양과 색을 통해 이야기가 만들어진다고 볼 때, 온화하고 따뜻한 색이 주는 효과 역시 상상력의 세계를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바탕이 된다고 볼 수 있다.

글자를 모르는 시기의 아이들이 책꽂이에 꽂혀 있는 여러 종류의 책 중에서 재미있게 읽었던 책을 반복적으로 집어 드는 것만 봐도, 유아기에 책에 대한 인상은 글자보다 그림이 주는 이미지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그림책 읽기는 언어능력을 키우는 키워드

유아의 언어능력을 신장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유아기에 얼마나 풍부한 언어를 듣고 자랐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야기를 이해하는 능력, 즉 독서력의 기초가 되는 독서능력은 듣기를 통해 얼마나 풍부한 언어를 경험했는지에 따라 다르다. 귀로 듣고, 영상을 그려나가는 언어체험은 아이들에게 언어에 대한 민감성을 길러주고, 상상력의 기반이 되게 한다.

정확하게 이해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언어를 통해 리듬이나 소리의 재미를 맛보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 된다. 언어를 통한 즐거운 경험과 이미지 또한 듣기를 통해서도 가능한 경험이다. 형제들을 통해서 언어를 습득한 경우보다 부모와의 대화를 통해서, 혹은 부모의 대화를 들으며 자란 아이가 훨씬 풍부한 어휘력을 가지게 된다는 것은 연구결과로도 입증된 바가 있다. 이처럼, 어떤 통로로든 다양한 언어를 듣고 자란 아이들은 그만큼 다양한 언어를 이해할 뿐만 아니라 구사할 확률도 높다는 것이다. 그림책을 통해서 그 계기가 마련된다면, 정제된 언어 안에서 더 즐거운 언어경험이 될 것이다. 좋은 그림책을 고르고, 엄마나 아빠가 읽어주는 이야기를 듣고 자란다면 아이의 언어능력뿐 아니라 언어를 통한 상상력의 범위도 한층 넓고 풍부해질 것이다. 그림책을 통해서 의성어, 의태어를 많이 접하는 것도 다양한 표현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 그림책으로 우리 정서와 만나다

그림책을 많이 접하지 못했던 기성세대들은 어릴 적 할머니, 할아버지로부터 들었던 옛 이야기를 통해 민족적인 정서를 맛보았을 것이다.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도 모르게 스며드는 분위기와 느낌을 통해서 옛사람들의 삶과 정서를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된다. 외국 창작물을 많이 접하고, 한글을 배우기 전에 영어로 된 그림책을 통해서 이야기를 접했던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전래동화를 그림책으로 듣고 자란 아이들의 정서는 다를 수밖에 없다. 전래동화 속에는 현재 아이들이 접하기 어려운 전통과 시대적인 분위기가 녹아있다. 그림책에서 보여주는 낯선 사물이나 시대 상황에서도 전체적인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 따라서 익숙지 않은 상황들도 옛이야기를 통해서 자주 접하며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분위기와 정서를 몸에 지니게 된다. 그렇게 되면, 시대와 상관없이 다양한 환경과 계층에 대한 이해도 넓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대부분의 전래동화 그림책은 입말로 쓰여 있는 경우가 많아서 듣는 재미뿐만 아니라, 읽는 재미도 더해진다.

 

# 정서적 교감을 만들어주는 그림책 읽기

아이들이 처음 만나는 그림책은 대부분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가 읽어주는 그림책이다. 그 중 많은 아이들이 엄마가 읽어주는 그림책을 듣고 자란다. 그러다 보니, 그림책 읽기는 엄마와 함께하는 시간인 셈이다. 그림책을 함께 보면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엄마와 함께하는 시간을 즐기고,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게 된다. 엄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그림을 통해서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아이는 함께 읽은 책에 대한 느낌과 인상을 갖게 된다. 같은 제목의 책이라도 들려준 대상과 분위기에 따라서 다르게 기억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강한 정서적 경험을 동반한 기억이 오래 유지된다고 한다. 이는 좋았던 기억이나 느낌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자신의 정서를 이루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 가능하다. 간혹, 능숙하게 책을 읽을 수 있게 성장한 아이가 엄마에게 자꾸 책을 읽어달라고 조르는 경우가 있다. 그때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면, 책을 읽고 싶은 마음보다 엄마와 함께하고 싶은 간절함이 우선인 경우가 있다. 그만큼 읽어주는 그림책은 상호간의 유대감을 강화시키고, 정서적 안정을 이루는 바탕이 될 수 있다.

 

# 좋은 그림책이란?

아이들에 대한 교육적 관심과 책읽기가 중요해지면서 그림책에 대한 수요도 늘어났다. 종이책을 읽는 독서인구가 줄어드는 것과 달리 그림책을 비롯한 아동도서의 출판시장은 더 비대해졌다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늘어나는 책의 수요만큼 책을 선택하기는 더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진 환경에서 좋은 그림책을 고르는 안목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우선, 아이들에게 좋은 그림책은 읽는 독자가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어야 한다. 그림과 글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의 세계로 빠져들 수 있도록 글과 그림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야 한다.

미국의 그림책 작가 유리 슐레비츠는 그림책의 글과 그림의 관계에 대하여 ‘그림책에서 글은 그림을 반복하지 않으며, 그림도 글을 반복하지 않는다. 글과 그림은 대위적 관계로 서로를 보완하고 완성한다.’고 정의하였다. 이는 그림이 글을 만나서 더 완벽해진다는 의미로 읽힌다. 글에서 표현하지 못한 부분을 그림을 통해서 형상화시켜 이야기의 흐름과 주제를 더욱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좋은 그림책은 반복되는 어휘나 문장을 사용하여 리듬감을 주는 언어로 이루어져야 한다. 풍부하고 명확한 이미지를 만들어냄으로서 이해하기 쉽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 세대를 아울러 소통의 창구가 되는 그림책

그림책은 아이가 만나는 최초의 책이다. 아이가 갖게 되는 책에 대한 인상과 이미지는 그림책을 통해서 만들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떤 기억과 느낌을 갖게 될 것인지는 어릴 적 경험했던 경험의 양과 질에 의해 좌우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다양한 경험과 질 좋은 그림책을 만났던 경험은 성인이 되어서도 풍부한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책은 이제 세대를 아울러서 누구나 읽고 소장한다. 한때는 연인들끼리 그림책을 통해서 사랑을 고백하기도 했고,(가스 윌리엄스의 “흰 토끼와 검은 토끼”는 이성 간에 사랑을 고백할 할 때 건네는 책으로도 사용되었다.) 심리치료나 심리상담 시 사용하기도 한다.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면서 그림책이 주는 다양한 효과를 경험하였다. 책읽기를 멀리하던 부모들도 온가족 책읽기에 동참하면서 그림책을 시작으로 책을 읽게 되는 경우도 있다. 후에 요양원이나 경로당처럼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모이는 장소에서 그림책을 읽어주는 상상을 해본다. 아마도 그림책 하나만으로도 세대를 아우르는 충분한 소통이 가능하고, 그분들이 살아온 다양한 경험들을 만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충분히 해 내리라 확신한다.

 



 

김미자 .....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평생교육원 전문강사
한우리서귀포지부 지부장
,,고 및 성인 대상 독서지도, 부모교육 강사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독서활동가
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회 부위원장
제주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석사
논문동기유발을 통한 효율적인 독서지도 방안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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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이 2021-06-23 17:00:17
어린시절 그림책 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습니다. 상상력과 언어 능력을 키워 삶이 풍부해지는
그림책 읽기. 공감되는 글입니다.

송미아 2021-06-22 15:56:19
그림책읽기로 가족끼리 소통하는 따뜻한 가정이 많아지길 기대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