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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인간의 길흉화복 결정
고인돌…인간의 길흉화복 결정
  • 강상돈 시민기자
  • 승인 2007.02.09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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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육지부 고인돌과 다른 특수한 제주식 고인돌
# 사회역동성 반영…선사시대 궁금증 더해


제주의 돌문화 중 돌하르방, 동자석, 밭담 등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고인돌일 것이다.


고인돌은 지금이 무덤처럼 사람이 죽으면 그 시신을 묻고 돌로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돌을 얹는 방식의 무덤을 말한다.


얹혀 놓은 돌이 크면 클수록 그 부족이 큰 인물임을 나타냈다. 고인돌은 또 종족이나 집단의 모임 장소나 의식을 행하던 제단으로도 사용했다.


고인돌이 주인공은 어른 남자뿐만 아니라 여자나 어린아이의 무덤으로 밝혀진 경우도 있다.


이로보아 단순히 권력을 가진 자나 족장의 무덤이 아니라 누구나 고인돌에 묻힐 수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무덤 속에서 돌화살촉 돌검 따위의 석기나 장신구 토기도 발견되어 청동기를 함께 묻은 것으로 보아 그 시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즉, 고인돌은 선사 시대에 만들어진 무덤으로 당시 사회의 역동성, 규모나 생활을 짐작할 수 있고, 선사시대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고인돌은 선사시대 권력계급의 무덤의 하나로 일본에서는 지석묘, 중국에서는 석붕(石棚), 영어로는 돌멘(Dolmen) 이라고 한다.


제주에서는 한동안 '석선(石船:돌배)'이라고 전해져 왔다고 한다.


#제주 고인돌…육지부 고인돌과 차이 보여


지금까지 도내에서는 전역에 걸쳐 많은 고인돌이 확인되고 있다.


제주시내의 고인돌 소재지는 용담동 일원과 제주국제공항 부근, 삼양동과 오라동 등에 있고, 도내 전체적으로는 애월읍 광령리와 하귀리, 우도, 남제주군 대정읍, 안덕면, 가파도 등지에도 고인돌이 분포하고 있다.


제주의 고인돌은 육지부의 일반적인 고인돌과 형태상이나 발전 과정상 큰 차이를 보여준다.


제주도에서 발견되고 있는 고인돌은 남방식과 무지석식뿐만 아니라 어느 형식에도 속하지 않는 특수한 제주도식이 있다.


제주도 특유의 고인돌은 여러 장의 둥그스름한 支石을 고인 형식, 지석 없이 지상에 上石만 있는 형식, 판석 모양의 지석으로 상석을 받친 형식의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 중 판석 모양의 지석을 10매 이상 고여 상석을 받친 형태는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특수한 형태이다.


제주국제공항 어구에 있는 2기의 고인돌은 원래 용담동에 있었던 것으로 공항부지확장 공사 때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였다.


2기 모두 제주 주호시대의 것으로 1기는 상석의 크기가 길이 285cm, 폭 205cm, 두께 35cm~50cm이다.


상석 하단에 판석장지석이 네 군데 고여 있고 상석 윗면에 성혈(性穴) 1개가 확인되었다.


다른 1기는 상석의 크기가 길이 275cm, 폭 212cm, 두께 55~75cm이다.


상석 밑에 괴석장지석(塊石狀支石)이 네 군데 고여져 있다.


이로써 제주에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살았음이 확인되고 있다.


이들 고인돌은 일본지역으로 전파됐고, 선사시대의 문화교류나 이동을 이해하는데 좋은 자료가 되고 있다.


# 용담동 고인돌…도내 고인돌중 가장 규모 커


용담2동 고인돌은 제주시 용담2동 적십자회관 부근 남성로타리에서 '우리식품' 쪽으로 300여m 가면 남쪽으로 난 좁은 길(아스팔트 길)이 있는데 100m 못 미쳐 오른 쪽에 개인주택이 있고, 옆 골목으로 상록장의운수사 가기전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울타리 안에 있다.


이 고인돌은 지상에 매장부가 있으면서 판석형 지석이 13개인 것 즉, 판석으로 벽을 쌓아 놓고 벽 안에 시신을 놓은 후 큰 돌을 지붕삼아 덮은 형태였으나 판석 2개는 없어져 11개의 판석으로 되어 있다.


지석 11매가 주변을 돌아가고 있어 위에서 보면 병풍처럼 고여있다.


용담 고인돌은 현재까지 제주도에서 발견된 고인돌 중에 가장 큰 것으로 상석의 무게가 8~10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비록 고인돌이지만 당시로서는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건축물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박물관에 있는 고인돌 모형은 바로 이 고인돌을 본뜬 것이다.


또 다른 용담동 고인돌은 위 고인돌에서 북쪽으로 200여m 들어가면 '시계바늘 어린이집'이 있는데, 그 왼쪽으로 가면 공터 끝 쪽에 있다.


제주도식 고인돌의 분포가 외도천과 광령, 제주시의 한천 주변에 주로 분포하였다는 사실은 농경 입지, 교통 입지 등을 고려할 때 제주시를 중심으로 지배층이 출현하였을 가능성을 한층 높여 준다.


# 하귀 바닷가 고인돌…유일하게 바닷가에 위치


하지만 제주에서 발견되는 상당수 고인돌은 매장시설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귀 바닷가 고인돌이나 우도 고인돌인 경우는 해안가에 위치해 있어 다른 고인돌과는 구별되고 있다.


하귀 고인돌은 하귀리 사무소 건너편 바닷가 쪽 길로 향해 1km쯤 가면 있다.


29일 저녁 퇴근 후 찾아간 이 곳은 마침 물이 들어와 고인돌의 상석만 보여 아쉬움을 줬다.


이 고인돌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바닷가에서 발견되고 있는 고인돌로 특이하다.


하귀 고인돌이나 우도 고인돌은 바다와 연접해 있고, 제단처럼 축조한 것으로 보아 단순한 매장 주체를 가진 고인돌이라기보다는 제단적 성격을 지닌 고인돌이 가능성이 크다고 추측된다.


이러한 고인돌은 도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보호대책 마련해야…교육적 가치 뛰어나


제주의 고인돌은 육지부와는 다른 형태를 보이고 있고, 몇몇 고인돌이 무단 이전됐거나 아예 파괴.훼손 되고 있다는 언론보도를 들을 때마다 이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29일 저녁 늦게 찾아간 사대부고나 용담동에 있는 고인돌은 철책을 둘러쳐 보호하고 있으나, 페인트 등으로 낙서한 모습이 보여 문화유적에 대한 보호의식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고인돌이 파괴.훼손되고 있어 문화재로 지정하고 안내판이나 보호책 시설 등 보존 대책을 늘려야 할 것이다.


고인돌은 인류의 거석문화의 일종으로, 큰 돌에 신비로운 힘이, 인간의 길흉화복이 좌우될 수도 있는 정령이 들어 있다는 인식하에 생겨난 것들이다.


이처럼 거석에 정령이 깃들어 있다는 의식, 또는 거석을 숭배하는 만물숭배신앙이 들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힘들게 고인돌을 세운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차제에 고인돌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고인돌에 대한 전수조사와 체계적인 보존관리 방안이 있어야 할것이다.


고인돌은 하귀초등학교나 삼양초등학교, 사대부고 등에도 있어 교육적 가치로서도 뛰어나 교육적 차원에서 활용하는 방안이 더 확대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고인돌을 제작하는 과정의 체험형 관광 상품으로 개발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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