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예수님께서 희생자들에게 위로와 환희의 목소리를 들려주실 것”
“예수님께서 희생자들에게 위로와 환희의 목소리를 들려주실 것”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7.04.15 11: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우일 주교 부활절 사목서한, 세월호 희생자 등에게 “이리 나와라!” 메시지
강우일 주교가 부활절 사목 서한을 통해 세월호 희생자들을 비롯한 억울한 죽음에 대해 ‘이리 나와라!’라는 예수님 말씀을 메시로 전했다. 사진은 지난 13일 강정천에서의 성 목요일 미사 때 강론 모습. ⓒ 미디어제주

 

강우일 주교가 3년 전 세월호 참사로 숨진 304명의 희생자들을 비롯한 안타까운 죽음에 새로운 봄을 맞아 “이리 나와라!”라는 예수님의 말씀으로 부활 메시지를 전했다.

 

천주교 제주교구장인 강우일 주교는 15일 부활절 사목서한에서 “금년의 봄은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고, 죽음이 생명을 이길 수 없음을 증명해주는 희망찬 봄”이라고 새로운 봄을 맞이하는 기대감을 피력했다.

 

3년 동안 어두운 바다 밑바닥에 파묻혀 있던 세월호가 떠올랏고 304명의 귀중한 새명을 수장해버린 우리 사회의 그릇된 구조와 관행, 악을 옹호하고 지키던 제왕적 권력이 허물어진 봄이라는 것이다.

 

특히 그는 “세상의 누구보다도 억울하고 비통한 죽음을 당하신 우리 주 예수님께서 악의 권세를 물리치시며 무덤에 묻힌 모든 희생자들이 겪은 고통과 비분에 위로와 환희의 목소리를 들려주실 것”이라면서 마음이 북받치신 예수님이 무덤에서 라자로를 불러내셨던 “이리 나와라!”라는 말씀을 전했다.

 

강 주교의 이 메시지는 3년 전 세월호 참사로 수장된 304명의 희생자들과 해고 무효소송으로 승소했다가 대법원의 계약직 해고는 위법이 아니라는 최종 판결 때문에 받았던 보상금마저 도로 반환하게 돼 자신의 아파트에서 몸을 던진 한 KTX 여승무원에게, 전철역에서 고장 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전하는 예수님의 말씀이었다.

 

물대포를 맞고 아스팔트 바닥에 내동댕이쳐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끝에 숨진 칠순 노인 백남기 임마누엘을 비롯해 아직도 진실이 규명되지 않고 있는 억울하고 비통한 죽음들에 대한 기억들을 하나 하나 되살려내기도 했다.

 

그는 “이렇든 원인도 밝혀지지 않고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사죄도 없고 보상도 없는 억울하고 비통한 죽음들이 줄지어 이어졌다”며 세상의 부조리가 잊혀져버리고 사라져버린 채 끝나도 되는 것이냐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에 그는 “주님께서는 골짜기에 쌓여있는 바싹 마름 뼈 조각들에게 말씀하시는 분”이라면서 ‘나 이제 너희에게 숨을 불어넣어 너희가 살아나게 하겠다. 너희에게 힘줄을 놓고 살이 오르게 하며 너희를 살갗으로 씌운 다음, 너희에게 영을 넣어 주어 너희를 살게 하겠다. 그제야 너희는 내가 주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에제키엘서 37, 5-6)라는 성경 속의 예수님 말씀을 전하고 부활하신 주 예수님의 축복이 모든 가정에 가득하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