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이 반드시 해야 할 일 가운데 하나는 투표가 아닐까. 하지만 장애인들에게는 투표를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제주장애인인권포럼(상임대표 고현수)이 오는 4월 13일 실시될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 도내 투표소의 편의시설을 조사한 결과 ‘편의’보다는 ‘불편’이 많았다.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은 3월 29일부터 4월 1일까지 도내 228곳의 투표소 가운데 지난 2014년 편의시설이 갖춰지지 않아서 지적을 받은 투표소 57곳 등 80개 투표소에 대한 편의시설을 조사했다. 편의시설은 주출입구접근로, 주출입구 높이차 제거, 출입문의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여부 등 3가지를 놓고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결과 80곳 가운데 편의시설 3가지를 제대로 갖춘 곳은 23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57곳 투표소는 편의시설이 적절하지 않는 등 장애인의 참정권을 가로막고 있었다.
특히 이번 선거에 새로 설치된 투표소 16곳 가운데 5곳은 편의시설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소는 마을회관이나 경로당 등이 많다. 그런데 이들 투표소는 출입구 내부에 턱이나 계단이 설치돼 접근이 어려웠고, 계단에 간이경사로를 가파르게 설치해 장애당사자 혼자서는 이동이 불가능하게 돼 있었다.
또한 학교에 설치된 투표소의 경우 모래운동장을 가로질러가야 하는 문제 등 장애인들의 참정권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곳곳에 널려 있었다.
한편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은 투표당일 제주도내 투표소 30곳을 대상으로, 장애인 유권자를 위한 신형기표대 배치, 점자투표용지 및 투표보조용구 배치, 투표보조인력(공무원) 배치여부 등에 대한 현장 모니터링을 할 계획이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