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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목적고(외국어고등학교) 존·폐 양날의 칼?
특수목적고(외국어고등학교) 존·폐 양날의 칼?
  • 미디어제주
  • 승인 2015.09.0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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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강영봉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정책자문위원
강영봉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정책자문위원

요즘 제주교육의 핫이슈는 교육감 공약의 하나인 고교체제개편이다.

이에 따라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는 특성화고의 취지와 정체성의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내세워 일반계고로 전환을 요청했는가 하면, 제주외국어고등학교는 제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연구용역한 고교체제개편 안에 특수목적고(제주외고)를 제주시 동지역으로 이전하고 평준화지역 일반고로 전환한다는 대안에 기자회견과 반대 입장을 드러내는 등 혼란의 도가니로 치닫고 있다.

이런 혼란의 빌미는 사려 깊게 헤아리지 못한 교육감 공약에 기인하여 현 고교체제가 갖고 있는 본질적 문제를 갈파하지 못한 연구용역에 있다 할 것이다. 연구용역 팀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용역비를 챙기고 뒷짐을 지고서는 자기들의 대안으로 가기를 갈망하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무수한 연구용역들은 용역에 그치고 사장되는 게 다반사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걸쳤지만 이제 그 공과(功過)는 교육청으로 전가(轉嫁)됐다. 부디 고교체제개편으로 인해 없었던 갈등과 분란이 야기되지 않기를 소망하는 바이다.

이와 곁들여 제주외국어고등학교의 일반고 전환에 대해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연구용역기관과 교육청이 특수목적고인 제주외국어고등학교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발상이 일맥상통했을까 하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하게 여기고 있다. 글로벌 시대에 왜 하필이면 많고 많은 학교들이 있는데 외국어고등학교를 타깃으로 삼았는지 필자 또한 이들이 찰떡궁합의 내막을 이해할 수 없어 괜스레 화가 치민다.

제주외국어고등학교가 현 고교체제에서 뭐가 잘못되고 무슨 문제를 야기 시키고 있기에 고입경쟁의 주범으로 낙인을 찍고 있을까? 글쎄, 사교육 조장의 주범인가? 고교 평준화의 걸림돌인가? 특정인만을 위한 귀족학교인가? 고교서열화를 부추기는 불평등 교육 때문인가? 등등 팔자가 무지몽매(無知蒙昧)해서인지 그렇게 문제가 되는 것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필자의 귀가 막혔는지 학생과 학부모, 주민들이 제주외국어고등학교 때문에 고교체제개편을 해야 한다는 아우성 또한 듣지 못했다. 왜들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져 풍랑을 일으키듯 문제없이 제 길을 가는데 태클을 거는지 이해할 수 없다.

하기야 다른 지방에서는 외국어고로 인해 앞서 언급한 일부의 문제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제주외국어고등학교를 이들 학교와 비견하여 같은 방법으로 같은 문제의식을 갖는 것 자체가 문제다. 이것은 특정단체가 주장하고 이를 추종하는 부류의 연대적 의무감이 작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눈여겨 보면 혹 보일 것이다. 이러한 작용이 결부되었다면 교육감 공약의 치부(恥部)이며 고교체제개편의 모순(矛盾)인 것은 당연하다.

교육의 중요한 기능 중의 하나는 학생의 학교 선택권을 바탕으로 다양한 우수 인재를 육성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의 다양성과 특화가 있을 때 가능하다. 바로 제주외국어고등학교도 이러한 것을 충족시키는 유일한 특수목적고(외국어전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폐지라는 양날에 세워서는 안 된다. 다만 제주외국어고등학교 자체의 구조적 개혁을 하여야 할 것이다.

설립 당시 영어, 스페인, 중국, 일본어과의 입학정원을 각각 25명으로 고정되어 있는데 조정할 필요가 있다. 제주도가 어느 위치에 있고 향후 어떻게 제주국제자유도시로서 세계가 넘나드는 지역이 될 것인가? 그리고 국가가 지향하는 것도 그렇지만 제주도가 지향하는 바도 주변국과의 다양한 교류로 교류국과의 필수품은 그 나라의 외국어 전문 인력이 아닌가?

즉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러시아 등 이런 언어의  학과를 확대하고 10명 내외의 입학정원 방안이 검토되어야 한다. 이렇게 됐을 때 진정한  외국어 특수목적고로 거듭나고 우수한 인재육성, 다양한 교육욕구가 충족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결코 제주외국어고등학교를 폐지의 양날에 세워 고교체제개편의 수단과 재물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진정한 고교체제개편을 한다면 특성화고의 획기적인 교육과정 개편에 있다. 지금 특성화고가 소질과 적성 및 능력이 유사한 특정분야의 인재를 양성하는 특성화고인지 청년실업을 양성하는 학교인지 부끄럽지 않은가?

좀 억지인지는 모르지만 제주가 수능성적 최고라는 명성을 얻는 것은 특성화고가 일조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제주와는 대조적으로 다른 지방은 다수의 일반고가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 즉 전문계고가 우수학생이 입학함으로서 일반고의 경쟁력이 지극히 저조해 수능성적 평가에 저조함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것을 볼 때 고입경쟁 완화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고교체제개편의 타깃은 획기적인 특성화고의 교육과정 체제 개편에 있다고 필자는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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