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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섬의 면세화를 꿈꾸는 진먼섬, 굼뜨는 제주도”
“전 섬의 면세화를 꿈꾸는 진먼섬, 굼뜨는 제주도”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4.10.24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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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면세 전쟁, 진먼섬을 가다] <1> 중국인 관광객을 잡아라

제주를 찾는 관광객 1000만명 시대다. 올해 들어서는 그 속도가 더 빠르다. 지난 21일 관광객 1000만명을 돌파했으며, 이는 지난해에 비해 40일 가량 앞당긴 것이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는 1200만명 돌파도 예견된다. 여기에서 빠질 수 없는 건 중국인 관광객이다.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은 중국인 관광객을 잡기 위해 혈안이다. 그 가운데 ‘면세점’이 있다. 대만의 진먼섬을 직접 들러 면세점에 들이는 노력을 들여다보고, 우리의 대응태세도 점검한다. [편집자주]

 

진먼섬은 중국 본토와 바짝 붙어 있다. 뱃길로 중국 샤먼시와는 1시간이 채 되지 않는다.

대만 진먼섬은 대만 본섬이 아닌, 중국 본토와 바짝 붙어있다. 중국의 푸젠성에 위치한 샤먼시와는 10㎞ 가량 떨어졌고, 뱃길로는 1시간이면 닿을 수 있다. 하지만 대만 본섬에서 진먼섬으로 오려면 뱃길로는 12시간, 비행기를 타야 1시간이다.

진먼섬은 아픔의 상징이 남은 곳이다. 장제스가 중국의 본토 수복을 겨냥해 구축한 대만의 최전방 전초기지였고, 반대로 중국 입장에서는 대만으로 쫓겨난 장제스 세력을 추격하기 위해 상륙전을 시도했던 곳이다. 그래서 충돌이 끊이지 않았다. 1949년 한해에만 47만4000발의 포탄이 이 섬에 쏟아졌고, 1970년대까지 90만발의 포탄비가 이 섬에 내렸다.

이 섬에 변화가 찾아오기 시작한 건 1992년 11월, 계엄통치가 해제되고 민간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이다. 2001년엔 대만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진먼에서 선박을 통한 중국 본토와의 직접 교류가 시작됐다. 이후 진먼은 경제대국 중국과의 교류창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된다.

진먼섬의 중국 교류 창구는 수이터우항이다. 이 곳을 통해 대만 사람들과 중국인들이 빠져나간다. 이들의 손과 가방은 면세점에서 사들인 물품으로 가득차 있다.

대만의 진먼섬으로 배를 타고 들어가려는 중국인들. 샤먼시 우퉁항의 모습이다.

중국에서 수이터우항에 들어오려면 샤면시의 우퉁항을 통해야 한다. 우퉁항은 진먼섬으로 들어오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인파로 매일 북적인다. 우퉁항엔 ‘푸젠성과 대만의 교류를 통해 양안(중국·대만)의 공동번영을 촉진하자’는 대형 입간판이 눈에 들어올 정도이다. 그만큼 두 지역의 교류에 많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진먼섬은 관광업이 가장 발달해 있다. 수십년간 폐쇄된 상태가 지속되면서 이 섬의 생태환경은 매우 우수하다.

하지만 관광을 1순위로 꼽는 진먼섬의 매력은 다른 데 있다. 바로 중국인들을 유혹하는 면세점이다. 지난해 이 섬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40만명이었으나 올해 9월에 이미 지난해 수준을 돌파했다. 조만간 이 섬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100만명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이 섬이 매력적인 건 모든 섬의 면세점화를 겨냥하고 있고, 중국 본토나 홍콩보다 싸다는 점이 중국인을 더욱 자극하는 요소이다. 장주이신 진먼 지방정부 관광부처장으로부터 관련 얘기를 들어봤다.

진먼 지방정부의 장주이신 관광부처장

“진먼섬에 들어선 면세점은 지역 관광매출 신장에 큰 기여를 하고 있어요. 면세한도를 높였어요. 중국 본토나 홍콩 등 다른 지역보다 싸죠. 면세점이 들어서면서 2000명 이상의 고용효과도 봤어요.”

그는 또한 면세점을 이 섬에 유치한 이유를 자세하게 풀었다. 그건 중국인들의 호주머니를 털기 위해서는 쇼핑만큼 매력적인 게 없다는 설명이다.

“면세점은 진먼 지방정부가 추진하는 많은 정책 가운데 하나입니다. 리조트시설, 군사관광시설, 문화재 보존 정책 등과 아울러 면세점도 그런 관광 정책의 하나이죠. 특히 면세점은 매출을 올리는 일등공신입니다. 우리가 추진한 면세점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추진한 게 아니라 지방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입찰을 진행했어요. 중앙정부는 정책적인 지원만 할 뿐이죠.”

진먼 지방정부가 면세점을 유치하면서 달라진 게 많다. 이 섬에 거주하는 11만명 주민들의 소비패턴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면세점은 출국을 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하지만 진먼 주민들도 면세점 이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비면세품도 쇼핑몰에 입점시켰고, 이들 제품을 진먼 주민들이 싸게 살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진먼섬에 대규모 면세 쇼핑몰이 들어선 건 지난 4월이다. 전쟁을 치르던 최전방요새에서 쇼핑 천국으로 바뀌는 중이다.

붉은 원이 대만의 진먼섬이다. 대만 본섬과는 비행기로 1시간, 배로는 12시간 걸린다. 대한민국의 제주도와 지리적 환경이 비슷하다.

지리적으로 볼 때 진먼섬은 제주도와도 많이 닮았다. 두 섬 모두 각 나라에서 가장 큰 섬이며, 수도와의 거리는 비행기로 1시간이라는 점도 비슷하다. 더욱 비슷한 건 중국인 관광객이 가장 매력적으로 꼽는다는 점이다. 한 가지 다른 건 진먼섬은 쇼핑관광객을 겨냥한 전 섬의 면세화를 꿈꾸고 있고, 제주도는 굼뜨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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