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훈 제주시장이 7일 취임 한 달 만에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원 도정이 첫 인사에 빨간 줄을 그은 셈이다.
이 시장은 취임하자마자 특혜·불법 의혹으로 시민단체와 언론으로부터 사퇴압력을 받았다. 감사위원회 감사에 이어 사퇴 전날까지도 계속 이어졌다.
이 시장은 7일 밝힌 사임이유는 “감사위 발표 뒤 급격히 나빠진 여론으로 더 이상 버틸 수 없었고, 더 이상 원희룡 도정의 발목잡기가 될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면서도 이 시장 자신은 의도적으로 저지른 불법행위가 없음에도 이런 점들은 무시된 채 비판만 증폭됐다고 언론에 불만을 토로했다.
어쨌든 이 시장의 도중하차는 자신에게도 결코 명예스럽지 못한 일이지만, 원 도정 ‘첫 인사 실패’를 뜻한다.
무엇보다도 원 도정이 주창하는 ‘협치’이미지에 타격을 주게 됐다.
이 시장은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를 지낸 인물로 민선6기 원 제주도정이 주창한 ‘협치’를 상징하는 첫 인사였기 때문이다.
당초 원 도정이 이 시장을 임명할 때 해당자를 미리 내정해놓곤 공모형식만 갖췄다는 비난이 있었음을 기억한다.
한마디로 인물·경력·능력·비전 등에 대한 검증이 미흡했다는 방증이 된다. 이번 사태는 원 도정의 인사시스템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도의회와 시민단체에서 행정시장에 대한 인사청문회 등 인사검증시스템이 대두되는 것 이 때문이다.
도지사를 비롯해 집단의 리더는 기본적으로 성숙한 판단력, 성실성, 변화에 대한 민감성, 창조성 등 4가지 덕목을 지녀야 한다.
어떤 문제의 타당성을 고려하고 확인한 뒤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성숙된 판단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루려고 하는 것을 긍정·도덕적으로 결과를 이끌기 위한 자신의 생각·행동을 실천할 수 있는 성실성을 갖춰야 한다. 변화를 재빨리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해야 한다.
정책·아이디어를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혁신능력을 갖추도록 창조적인 상상력을 동원해야 한다.
다음 주엔 민선 6기 원 도정은 대폭적인 인사를 한다. 본격적으로 새로운 도정 조직을 짜는 첫 인사이다. 첫 단추부터 잘 꿰어야한다.
이 시장의 중도 낙마를 ‘뼈아픈 거울’ 삼아 제대로 인사를 해야 한다. 제대로 된 검증시스템을 갖춰 ’적재적소‘에 사람을 쓰도록 해야 한다.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인사가 만사‘다.
<하주홍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