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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배세력의 고리 끊어야 지속 가능한 한국사회 될 것”
“1% 지배세력의 고리 끊어야 지속 가능한 한국사회 될 것”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4.05.20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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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제주․(사)대안연구공동체 주최 신학림 미디어오늘 대표 초청강연
혼맥(婚脈)으로 얽힌 언론과 재벌, 정치권력의 유착관계 낱낱이 밝혀

신학림 미디어오늘 대표의 초청 강연이 19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열렸다.
“속죄합니다! 세월호 참사, 언론도 공범입니다!”

신학림 미디어오늘 대표가 19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열린 초청강연회에서 서두에 꺼낸 첫 마디는 미디어오늘 창간 19주년을 맞아 지난 14일자에 게재된 본인의 칼럼 제목이었다.

미디어제주와 (사)대안연구공동체가 함께 마련한 이날 강연회에서 신학림 대표는 한국사회의 지배세력을 연구하기 위해 자신이 몸을 담았던 코리아타임스를 뛰쳐나왔다고 소개하면서 강연을 시작했다.

“언론노조 위원장을 맡는 동안 노무현 정부를 상대로 했던 투쟁 구호가 ‘언론이 바로 서면 나라가 바로 선다’였습니다. 하지만 언론노조 투쟁을 하다보니 대단히 어렵다는 결론을 얻어 이제는 생각을 바꿨습니다. 세상을 바꿔서 언론을 바꿔야겠다고”

“제일 중요한 게 선거입니다. 정치 권력을 바꿔서 이 사회를 올바르게 바로 세워야 합니다. 한국사회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은 언론입니다. 언론이 지배권력의 중심에 있기 때문입니다”

언론 비평 전문매체의 대표답게 주류 언론을 향한 날선 비판으로  강연을 시작한 신 대표는 “세속적인 인연의 세 가지인 지연과 학연, 혈연 중 언론이 알려주지 않는 혈연만 연구해 왔다”면서 언론과 재벌, 그리고 정치권력이 혼맥(婚脈)으로 얽혀 있는 얘기를 본격적으로 풀어놓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5000만 인구 중에서 1%면 50만, 그 중에서도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은 50만명 정도 될 겁니다. 이 중에서도 0.02% 정도되는 1만명이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0.98%는 이 지배세력의 앞잡이 노릇을 하면서 먹고 살고 있습니다”

신 대표가 가장 먼저 예를 든 것이 조선일보였다. 1946년 중앙대의 전신인 중앙여대를 설립한 임영신 초대 학장이 양자로 들인 이가 임철순이었다. 바로 그가 30대에 중앙대 총장을 거쳐 집권당 정책위원장까지 지냈는데 그가 조선일보 방우영 명예회장과 동서지간이라는 얘기였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비리 사학재단을 바로잡기 위해 사학법을 개정한 데 대해 한나라당이 반기를 드는 데 조중동이 앞장선 이유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도 혼맥으로 얽힌 아주 가까운 사이라면서 줄줄이 일가의 이름이 나오기 시작했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동생이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을 지낸 허광수입니다. 허광수의 딸이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장남과 결혼했고, 그 동생은 수원대 이인수 총장의 딸과 결혼했습니다. 수원대가 종편 방송인 조선TV에 50억원을 투자한 이유가 이것이었습니다. 바로 혼맥으로 이어진 관계였기 때문이었죠”

허광수 회장의 아들이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의 사위라는 데서 다시 이어지기 시작한 혼맥은 홍 회장의 장인인 신직수 전 중앙정보부장에서 정점에 달했다.

1961년 국가재건최고회의 법률고문을 거쳐 중앙지검 검사, 중앙정보부 차장을 지낸 신직수는 검찰총장의 임기가 없었던 당시 7년 반이 넘게 검찰총장을 지낸 뒤 법무부 장관, 중앙정보부장을 지낸 인물이었다.

“또 허광수 회장의 부인이 김모씨인데 그의 아버지인 김동조씨의 넷째 딸 김영명씨가 정몽준 의원이 부인입니다. 결국 촌수를 따지면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장남인 방준오의 처이모부가 정몽준이 되는 거죠”

신 대표는 바로 이 대목에서 “대한민국의 지금 선거판은 혼맥으로 얽히고 설킨 지배세력의 중심에 있는 사람을 뽑을 것인가, 아니면 민초를 위해 일할 사람을 뽑을 것인가의 게임”이라고 단정지었다.

신학림 미디어오늘 대표가 강연 시작에 앞서 자신이 작성한 대한민국 지배세력의 혼맥 관계도를 보여주고 있다.
역사적으로 제주와 관련된 인물로 4.3 진압 당시 토벌대의 작전 지휘참모를 맡았던 최치환이 현재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의 장인이라는 사실을 소개하기도 했다.

곧바로 방청석에서 제주에서 도지사 후보로 나선 원희룡 후보에 대해서도 알고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신 대표는 “원희룡 후보는 철저하게 0.02% 지배세력의 종 노릇을 하면서 부귀영화를 누려온 사람이라고 본다”면서 그 근거로 “대학에 다니면서 조선일보로부터 장학금을 받았던 그로서는 겉으로는 개혁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조선일보를 거스르는 일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강연의 말미에 신 대표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역동성을 언급하면서 희망적인 메시지와 함께 질문을 던졌다다.

“정치학에서 정치 변동의 방법들 중 가장 희생을 덜 치루는 방법이 ‘선거에 의한 정권 교체’입니다. 우리가 적극적으로 투표를 해야 하는 이유가 명백해졌습니다. 1% 지배권력이 좌우하는 신분사회가 고착되는 것을 그대로 두고 보면서 영원히 종 노릇을 하시겠습니까?”

신학림 대표가 미디어오늘 지면에 소개된 박근혜 대통령의 가계도를 직접 보여주고 있다.
(사)대안연구공동체와 함께 초청강연을 마련한 미디어제주 김형훈 편집국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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