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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을 힘들게 할 이유 없다” VS “시험은 치러야 한다”
“학생을 힘들게 할 이유 없다” VS “시험은 치러야 한다”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4.04.25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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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교육감 예비후보들에게 듣다 <4> 제학력갖추기 평가

<미디어제주>는 도지사 후보에 상대적으로 가려져 있는 교육감 후보들을 끌어올리기 위해 7명의 예비후보들을 대상으로 직격 인터뷰-내가 바로 교육감이라는 타이틀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들 예비후보들에게 개인적인 질문도 던졌지만, 다들 공감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공통질문도 던졌다. <미디어제주>가 예비후보들에게 던진 공통질문은 후보자 압축 문제, 고교 입시문제, 소규모 학교 통폐합, 제학력 갖추기 평가 등이다. 이런 질문에 후보자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분석, 보도한다. [편집자 주]

 
 
지난 2012년 제주도의회는 뜨거웠다. 제주 교육 역사상 처음으로 도의회 상임위와 예결특위에서 계수조정된 추경 예산에 대한 부동의의견이 나왔다. 문제의 발단은 제학력갖추기 평가 때문이었다.
 
그해 제주도교육청이 제출한 제학력갖추기 평가 예산을 교육위원회 상임위가 삭감하자, 제주도교육청은 본회의에서 심의 결과에 불복해 부동의 의견을 냈다.
 
당시 도의회는 부대의견으로 제학력갖추기 평가 대상을 초등학교 4~6학년에서 4학년을 제외해서 시행하도록 하고, 전수평가와 표집평가 등 평가방법에 대해서는 의회와 협의할 것을 주문했다.
 
제학력갖추기 평가를 반대하는 쪽은 문제풀이식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무조건 암기를 해서 문제지를 반복해서 풀게 만드는 현실에 대한 비판이다. 반대측은 창의성 문제를 개발해 시행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더욱이 학교에서 치러지는 제학력평가는 매년 초에 치러지는 진단평가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학기 중간에 치러지는 제학력평가를 위해 학교마다 밤을 세워가며 학교 평균을 올리기 위한 작업을 하지 말라는 주문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찬성측은 제학력평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한다. 학생들의 수준이 어느정도인지를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로서 제학력평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제학력갖추기 평가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예전보다는 축소돼 치러지지만 학생들에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교육감 예비후보들은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미디어제주>가 교육감 예비후보 7명에게 물은 결과 제학력갖추기 평가에 생각은 찬·반으로 분명하게 나뉜다.
 
김희열·이석문 예비후보가 폐지에 무게를 두는 반면, 나머지 후보들은 현행 유지에 쏠리고 있다.
 
제학력갖추기 평가의 불필요성을 강조하는 김희열·이석문 예비후보의 의견을 들어보겠다.
 
김희열 예비후보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정규학습 시험 외에 별도의 학력평가 시험으로 학부모와 자녀를 힘들게 할 이유는 없다. 과연 이 평가를 통해 학력신장으로 이어진 것인지도 불명확하다. 인성과 감성교육을 강화했더니 학력신장의 결과로 나타난 사례는 있지만 학력평가가 학력신장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한다.
 
김희열 예비후보는 학생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말자는 주장이다.
 
이석문 예비후보는 도의회 교육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미디어제주>와의 대화에서도 그런 기조는 변함이 없었다.
 
이석문 예비후보는 박근혜 정부도 과도한 학력평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보이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폐지하고, 시도교육청 차원에서 과도한 학력평가를 단순화하는 방안을 마련한다고 했다제학력평가를 없앤다고 아이들의 학력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아이들의 학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제학력평가의 변화 필요성을 설명했다.
 
김희열·이석문 예비후보가 폐지 쪽이라면 나머지 다른 후보들은 어떤 생각일까.
 
강경찬 예비후보는 제학력평가는 계속 유지돼야 한다. 논란 끝에 전체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게 하고 통계를 위한 표집을 해서 경향을 알아보도록 돼 있는 현재의 추진 방식대로 진행하면 별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고창근 예비후보는 현행 유지다. 그는 아무런 근거 자료없이 교육에 관한 정책을 수립하는 것은 위험하다. 때문에 제학력 평가는 유지돼야 한다. 제학력평가의 방법은 교육정책 수립을 위한 통계 자료로서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도록 전문가를 통해 개선하면 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김익수 예비후보는 지역별 또는 학교별 학업성취 수준의 격차해소를 위한 정책자료 수집차원에서 적절한 평가방법은 필요하다. 다만 개별 성적통지 외의 성적공개는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두호 예비후보는 폐지보다는 보완이 바람직하다.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험은 실시하되, 평가 대상을 임의추출해 통계자료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양창식 예비후보는 면밀한 검토가 우선돼야 한다. 제주교육이 전국 1위의 교육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경쟁을 통한 실력에서 이뤄진 것이다. 제학력평가는 입시제도의 한 방식으로, 실시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을 비교하면서 단점을 보완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제학력평가를 보는 눈은 제각각이다. 시험을 치러야 한다는 쪽과 그렇지 않은 의견이 팽팽하다.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시험을 치르게 하는 혜안을 제시하는 이는 왜 없을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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