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17:02 (일)
“4.3특별법 완성에 대한 일언반구 없이 ‘창조’만 떠드나”
“4.3특별법 완성에 대한 일언반구 없이 ‘창조’만 떠드나”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4.04.03 15:4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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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 첫 국가 추념일 행사에 너무 부실한 정홍원 총리의 추념사

추념사를 하고 있는 정홍원 국무총리.
한 마디로 맥이 풀린다. 한자로 말한다면 낙담이다. 오늘(3)은 첫 국가추념일이라는 이름을 단 ‘4.3 희생자 추념일이다. 국가가 지정하는 추념일이기에 도민 모두 반겼다. 그런데 추념식에 참석한 정홍원 국무총리의 추념사는 도민들에겐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

정홍원 총리의 추념사를 들여다보면 정부에서 ‘4.3 희생자 추념일을 지정해줬으니, 모든 게 마무리 된 듯 말하고 있다.
 
총리의 추념사를 잠시 들여다보겠다.
 
제주는 이제 과거의 아픔을 말끔히 씻고 평화와 번영의 미래로 힘차게 받돋움하게 됐습니다. 여러분이 보여주신 화합과 상생의 정신은 우리 모두가 실천해야 할 시대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평화와 번영, 화합과 상생, 시대정신 등등. 다 좋은 말이다.
 
그러나 추념사엔 4.3특별법에 대한 일언의 반구도 없다. 지금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4.3 특별법을 개정하려 하고 있다. 4.3 희생자로 결정된 이들을 재심의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오죽했으면 새누리당 제주도당도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법안 발의를 강력히 저지하겠다고 나섰을까.
 
하태경 의원의 발언은 4.3의 위상이 여전히 불안하다는 걸 보여준다. 때문에 제주도민들은 4.3특별법의 완벽한 완성을 기대하고 있다. 제주도민들은 그런 기대감이 정홍원 총리의 추념사에 담기길 바랐다. 하지만 정부는 그걸 외면했다.
 
오히려 정부는 창조만 강조하고 있다. 정홍원 총리의 추도사를 더 읽어내려 가보자.
 
통합의 수준은 그 나라의 품격과 직결됩니다. 제주는 이러한 화합과 상생의 정신을 미래지향의 창조적 에너지로 더욱 승화시켜 온 나라로 확산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창조의 힘이 우리나라의 자랑스럽고 품격 높은 문화로 발전해 가기를 바랍니다.”
 
솔직히 말하면 정홍원 총리가 말하는 창조는 뭔지 모르겠다. 뭘 새로 만들라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창조에 앞서 중요한 건 4.3의 완전한 해결이다. 그걸 하지 않은 상태에서 창조를 논할 수는 없다.
 
정홍원 총리의 추념사에 비하면 우근민 지사의 인사말이 오히려 첫 국가 행사의 내용과 맞아떨어진다.
 
우근민 지사는 인사말에서 역사 교과서에 제주4.3이 올곧게 기록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또한 4.3유적지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사실 이 말은 우근민 지사가 아닌, 정홍원 총리가 해줬어야 했다. 역사교과서를 아무리 떠들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아무리 떠들어도 정부가 움직이지 않는 한 모든 건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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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동민 2014-04-03 17:01:48
그러게요..좋은 기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