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무더위의 열기가 채 식지 않은 지난 17일 저녁. 제주시 애월읍 곽지리에 최근 문을 연 메종 블뢰(Maison Bleue)의 작은 마당에 하나 둘 손님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두 번째 수다방이 열린 이날의 출연자는 최갑수씨. 최고의 여행작가인 그가 여행 글쓰기와 사진 찍기의 노하우를 풀어놓는 시간이 이어졌다.
전직 기자였던 그는 “여행 담당기자가 되기 전까지 여행을 해본 적이 없었다”는 말로 자신을 소개했다. ‘여행과 치유의 공간’으로 문을 연 메종 블뢰에 모여든 이들은 조금씩 그의 얘기에 빠져들어 그의 글쓰기와 사진 찍기의 세상 속으로 함께 여행을 떠나기 시작했다.
최씨가 이날 수다방에서 여행작가 지망생들을 위해 제시한 명제는 ‘모든 길은 당신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
수다방에 참석한 이들은 메종 블뢰의 주인장인 사진작가 이겸씨가 운영하고 있는 제주도여행학교 수강생들이 대부분이었다.
여행학교 1호 커플이 된 허주훈, 양지혜씨 부부도 이날 메종 블뢰의 한 공간을 차지해 앉았다. 지난해 여행학교 1기 수강생으로 만나 올해 3월 결혼한 신혼 부부다. 허주훈씨는 여행학교에 대해 “대상을 보는 시각이 달라진 게 가장 큰 소득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여행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돈독하게 만남을 유지하고 있는 이들이 바로 다음달 뜻깊은 전시회를 갖는다는 따끈따끈한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서울에 있는 류가헌에서 ‘제주의 중산간’을 주제로 1기 졸업생들이 전시회를 열 예정이라는 것이다.
앙지혜씨는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제주의 ‘중산간’이라고 하면 아직도 모르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첫 전시회를 열게 된 취지를 설명했다.
대화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여행강좌의 수익금은 전액 제주도내 어린이들을 후원하는 데 쓰이게 된다.
여행을 통해 세상을 들여다보는 이들의 넉넉한 마음이 모아지면서 제주의 여름 밤이 깊어져가고 있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