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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는 달라서 동등하다" 배리어프리 영화 제주 상륙
"너와 나는 달라서 동등하다" 배리어프리 영화 제주 상륙
  • 이감사 기자
  • 승인 2013.06.06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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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9월까지 배리어프리 영화 제주 농어촌 등지서 상영

영화 <7번방의 선물> 배리어프리 버전 시사회를 가졌다

 

“아련한 눈빛으로 풍선이 올려다 보이는 창문가에 옅은 빛이 내리쬔다. 철조망 위 하늘하늘 떠 있는 풍선 밑으로 영화 제목이 뜬다 <7번방의 선물> 잔잔한 음악이 흐른다. 점 집, 예승이 앉아있다. 노랑 동자옷을 입은 만범...“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영화와는 좀 다르다. 영화의 모든 장면에 대한 해설이 나레이션으로 나오고 자막으로도 나온다.

<7번방의 선물>을 보는 내내 일반영화와는 다른 오감을 느꼈다. 본다, 듣는다, 맡는다, 맛본다, 느낀다.

책을 보는 것 같다. 라디오를 듣는 것 같다. 사람냄새를 맡는 것 같다. 솔직한 감정을 맛보는 것 같다. 그리고 영화를 보는게 아니라 느끼는 것 같다. 

영화 상영 내내 눈을 뜨고 봐도, 눈을 감고 들어도 모든 내용은 고스란히 내 뇌로 전달됐다. 아니다 가슴으로 스며들었다.

 

지난 5일 저녁 7시30분 제주시 중앙로에 위치한 M 영화관에서 컴트루통합문화예술교육기획(대표 오주연) 비영리 예술단체의 주최로 기자와 후원단체 실무자 및 모니터링 학생 등 100여명을 대상으로 영화<7번방의 선물>을 배리어프리 버전 시사회를 가졌다.

배리어프리(Barrier-free)영화, 즉 장벽으로부터 자유로운 영화다.

배리어프리 영화란 시각장애인을 위한 매 순간순간 상황마다 나오는 구체적인 나레이션 묘사와 청각장애인을 위한 영화대본을 읽는 것 같은 친절한 행동 설명 지문과 한국어자막을 넣어 장애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다.

<7번방의 선물> 배리어프리 버전 나레이션은 배우 차태현씨가, 이 영화에 나오는 행동과 상황에 따른 자막과 말자막은 이환경 감독님이 직접 재능기부 일환으로 참여했다.

연출자가 직접 작업한 자막인지라 영화 상황 설명이 매끄럽게 지나간다. 오히려 일반 영화를 보는 것보다 감정전달이 충실하다.

배리어프리 영화 주최측 관계자는 “영화를 향유하면서 차별을 두면 안된다”며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다같이 공유할수 있는 또다른 오감을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 그렇다. '문화'는 누구의 전유물이 아니다. 장애가 있든 없든, 인종과 나이와 성별을 떠나서 ‘공유하고 나누는 것’ 그것이 문화다.

이를테면 “너와 나는 다르다”가 아니라 “너와 나는 달라서 동등하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로 본다면 사심 가득 담아 배리어프리를 상영하는 주최측의 의도가 상당히 마음에 든다.

이번 배리어프리 영화는 오는 7월~9월달까지 9곳의 제주도 농·어촌 지역에서 <7번방의 기적>, <도둑들>,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연속 상영한다. 장벽을 허물고 모든 사람들의 공유하고 문화를 접하기 힘든 지역 주민들을 위해 무료로 찾아간다.

학창시절 때 잠이 들기전까지 내 최고의 친구는 라디오였다. 기분전환이 필요할 때는 책을 읽거나 노래를 종종 듣곤 한다. 잘 만든 영화를 보고 웃고, 울며 스트레스를 풀고는 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지금의 나에겐 그런 것 들은 결핍 되어 있다.

배리어프리 영화는 오감을 자극해 결핍되어 있던 모든 것들을 채워주는 영화다. 모든 오감이 어우러져 기존의 영화와는 사뭇 다른 영화로 재창조된다.

배리어프리 영화는 장벽이 없는 동등한 영화다. 이런 영화가 제주에도 자주 상영돼 새로운 문화로 대중들에게 정착되길 바래본다.

마지막으로 이런 영화를 한번도 접해 보지 못한 이들에게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책을 보는 것 같다. 라디오를 듣는것 같다. 사람냄새를 맡는것 같다. 솔직한 감정을 맛보는 것 같다. 그리고 영화를 보는게 아니라 느끼는 것 같다.

“다같이 공유하고, 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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