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들이 매일 즐겁게 등교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우리 애들이 매일 즐겁게 등교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3.04.01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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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학교 현장] <1> 매주 월요일 ‘등굣길 자녀 맞이’로 변신 꿈꾸는 애월고

학교폭력, 교사에 대한 학부모의 불신, 입시 위주의 정책에 따른 사교육 시장의 활개. 이런 점을 교육계가 안고 있는 문제라고들 한다. 하지만 교육계를 들여다보면 이런 부정적인 인식은 교육 현장의 실체가 아닌 부정적인 인식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알게 된다. <미디어제주>는 교육현장의 참 목소리를 담기 위해 활기찬 교육 현장을 찾아 소개하는 교육! 학교 현장이라는 기획특집을 마련해 연재한다. [편집자주]
 

애월고 학부모들이 정문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햄버거를 전달하며 아침인사를 건네고 있다.
애월고는 매주 월요일 '아버지와 어머니와 담임교사가 함께 하는 등굣길 자녀 맞이' 행사를 진행한다.
41, 만우절이라고 한다. 이날 애월고등학교(교장 김순관)에 거짓 같은 일이 일어났다. 아침 일찍 등교하는 학생들을 위해 학부모와 교사들이 정문에 줄을 서서 일일이 안녕을 건네며 반갑게 맞이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사건은 아버지 어머니와 담임교사가 함께 하는 등굣길 자녀 맞이라는 이색 행사였다.

학생들은 갑작스런 엄마와 아빠의 등장, 거기에다 담임교사까지 정문에 나서서 그들을 맞자 적잖이 당황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날 행사는 교사와 학부모, 간부 학생들만 알고 있는 행사였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는 학부모들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교내 분위기를 바꿔보자는 학부모들의 의지는 학교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학부모들은 너무 좋다는 반응들이었다. “애들이 몇 시에 등교하는지를 알게 됐어요.” “애들의 이름을 불려주며 안녕이라고 했으니 다음엔 애들이 우리 부모를 보며 안녕이라고 하겠지요.” “그동안은 교사와 학부모는 서로 분리된 상태였으나 이제 학생들을 위해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아요.”라는 반응들을 쏟아냈다.

고혁용 애월고 운영위원장.
이날 행사는 고혁용 애월고 운영위원장이 제안했다고 한다. 그는 학부모들과 학생, 교사사이의 연결고리를 강조했다.

고혁용 운영위원장은 학생들이 즐겁게 등교를 할 수 있도록 하자고 일을 벌였다. 학부모와 학생, 교사가 삼위일체가 되면 자연스레 학교폭력도 줄게 되고, 즐거운 학교가 될 것이라며 행사가 정착될 때까지 부모들이 나와서 봉사활동을 벌일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는 하루로 끊나지 않는다. 매주 월요일 등교시간마다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 학부모들은 이날 아침을 거르고 오는 학생들을 위해 햄버거를 나눠주고, 좋은 마음을 채워 넣으라고 저금통도 하나씩 전달했다.

애월고가 등굣길 자녀 맞이라는 이색 행사를 한다고 하자 애월읍 지역과 동문들의 관심도 높았다. 서부경찰서 직원들도 참석해 이날 등교 행사에 힘을 보탰다.

애월고 출신인 방문추 도의회 부의장.
이용화 애월읍장은 아주 필요한 행사라고 본다. 애월의 다른 학교 에도 파급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학교 동문이기도 한 방문추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부의장은 정문에서 학부모들이 우리 딸과 아들을 향해 힘내라고 하는 모습에 놀랐다. 학생들이 느끼는 점이 많을 것이다며 이날 행사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아버지 어머니와 담임교사가 함께 하는 등굣길 자녀 맞이는 변화를 시도하는 애월고의 단면을 읽을 수 있는 행사이다. 특성화고교의 모습을 던지고, 일반고로 전환한 애월고로서는 변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특히 올해는 일반고로 변신한 3년째이다. 그러기에 예전의 이미지를 털어버리고, 새로운 학교 이미지를 환기시키자는 욕망이 앞서 있다.

김연수 애월고 전교학생자치회 부회장.
이 학교 부회장인 김연수 학생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연수 학생은 오늘 애들의 얼굴을 보니 전보다 더 밝아 보인다. 행사를 계기로 달라질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고 설명했다.

애월고의 작은 변화는 이뿐만이 아니다. 애월고는 올해부터 ‘S-드림이라는 10가지 특색 프로그램을 내걸었다. ‘S-드림은 학교가 주도하기보다는 학생들이 끌어가는 학교생활을 꿈꾼다. ‘아버지 어머니와 담임교사가 함께 하는 등굣길 자녀 맞이는 바로 학생 스스로 학교를 일구려는 의지에 힘을 보태려는 어른들의 작은 노력에 다름 아니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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