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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공세에 진땀, '투표 검증' 의혹 제기에는 "처음 듣는다"
질문 공세에 진땀, '투표 검증' 의혹 제기에는 "처음 듣는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2.02.03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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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전 총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모두발언에서 ‘개탄스럽다’, ‘언제까지 영리, 비영리 문제에 매달려야 하느냐’ 라고 얘기하는 등 갖은 의혹을 제기한 언론 보도에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모두 발언을 마친 다음에는 최근 전국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을 대변하는 듯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특히 ‘추적60분’에서 세계 7대경관 선정을 둘러싼 의혹을 보도했던 KBS 강윤기 PD도 참석해 풀리지 않는 의혹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다음은 기자회견 일문일답.

- FIFA나 IOC는 회장이나 위원장 개인이 세운 회사가 아닌 이미 인증된 대행업체에서 하는 것이고, 이 경우 NOWC는 버나드 웨버 개인이 세운 회사다. 그리고 이 회사의 설립지가 파나마에서 조세 피난처로 돼있고 전화번호 4개 중에 세 개가 조세피난처로 돼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 사전에 알았나?

(양원찬 사무총장) “저도 궁금해서 물어봤다. 재단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고, (웨버에게) 오해가 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나의 과거를 봐달라. 탈레반 석굴을 복원하면서 재단을 만들었다고 했는데 내가 만들어야 기부를 비영리재단으로 더 많이 가져오기 위해서 그렇게 한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조세 피난처에 대한 질문에도 ‘세금 덜 내야 우리 재단에 더 많이 들어올 것 아니냐’라고 대답했다. IOC의 대행사인 ISL도 스위스의 조세피난처에 등록돼 있다.”

- 공무원 한 사람이 전화를 하루에 2300통까지 돌렸다는 얘기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운찬 위원장) “제주도청이 전화와 관련해서 돈을 얼마나 썼는지 잘 모르겠다. 우근민 지사가 제주도, 더 나아가 대한민국을 마케팅하는 데 쓴 마케팅 비용으로 이해해주시면 될 것이다. 복수투표가 허용된다고 한 것은 게임 룰로 정해진 것이었기 때문에 그것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나의 마케팅 쪽으로 이해해주시면 좋겠다.”

(양영오 제주관광공사 사장) “필리핀 일간지에는 한 사람이 1만4000번 한 사람도 있다고 나와 있다. 이벤트라는 잣대로 보시면 좋을 것 같다. 이벤트를 가지고 붐업시켜서 제주관광을 활성화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다. 단순한 이벤트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정운찬 위원장) “저도 많이 했다. 낮에 서너 번 하고 자기 전에 한 번. 1년 동안 했으니까 몇 번 했는지 잘 모른다. 국익 차원에서 이해하시고, 선정 과정에 대해서 근거없는 비판을 함으로써 의미가 훼손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재단은 수차례 거짓말을 했다. 몰디브 등에선 신뢰성 없는 재단이라고 한다. BDO라는 회계법인이 투표결과를 검증했다는데, 직접 물어보니까 ‘아직 검증이 끝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이 부분에 대한 견해를 밝혀달라.

“그 얘기는 처음 듣는다. 재단 신뢰성 문제는 저도 가끔 질문했다. IOC나 FIFA도 수장이 개인적으로 비난을 받곤 하지만 기구 자체가 비난받지는 않는다. 버나드 웨버를 신뢰한다. 세상에서 제일 많이 팔리는 책이 있다. 버나드 웨버를 상당히 칭송했다. 믿을 만한 사람, 믿을 만한 재단이라고 1차적으로 판단했다. 저도 책을 10여권 썼지만 개인에 대해 쓴다는 것은 괜찮은 사람이 아니라면 언급하지 않는다. 그래서 믿기로 했다. 한국에서도 버나드 웨버를 세번 봤다. 여러 차례 대화를 통해 잔잔한 감동을 받았다. (재단을) 왜 만들었는지 물었더니 자연보호 하고 싶다, 세계평화와 세계민주주의에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그걸 위한 대화의 채널을 만들자는 취지였다. 사람은 만나면 얼굴과 말투로 판단하지 않는가. 진정성, 굉장한 인텔리로 판단했다. 이 정도면 설립자도 재단도 믿을 수 있지 않나"

-NOWC가 버나드 웨버 개인이 세운 회사라는 걸 사전에 알았는지.

“나도 ‘당신이 재단도 만들고 영리법인도 만드는 게 이상하지 않느냐’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내가 만들어야 (재단에) 더 많이 (돈을)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NOWC 소재지로) 조세피난처 파나마를 거론하는데, (이왕이면) 세금을 덜 내야 재단에 더 많이 가져올 수 있지 않겠는가?”

3일 오전 도청 기자실에서 열린 정운찬 전 총리의 기자회견에는 도내외에서 많은 취재진들이 참석했다. / 사진 제공=도 공보관실

-몰디브는 법적 소송을 준비중이다. 인도네시아나 아일랜드 쪽에 알아볼 용의는 없는지.

“어떤 목적을 갖고 인터뷰할 때 목적에 맞는 대답을 하지 않느냐. 그러면 말씀 드릴 것이 없다”

(양원찬 총장) “몰디브는 28개 후보지 중 가장 작은 나라다. 인구가 36만명 밖에 안된다. 지난해 5월 (후보지에서) 철수할 때 반정부 시위가 한창이었다. 인도네시아는 뭐냐. (7대경관 선정결과) 발표 행사 개최지를 놓고 (재단이) 3500만원을 요구했다고 알려졌지만 투표와는 무관하다. 나중에 문제가 됐다. 내가 알기로는 인도네시아가 가장 많이 투표했다. 외국에서 커미션은 나쁜 게 아니다. (재단이) 그걸 받으려고 한 것은 맞다. 잘된 나라, 국가원수가 했던 나라에 가서 취재해야지.”

-FIFA나 IOC는 매해 세부 재정상황에 대해 공개한다. 뉴세븐원더스 재단이 신 7대 불가사의 선정 이후 한번이라도 재정 상황을 공개한 것을 본 적 있나.

“작년 4월에 2007년 7대 불가사의 선정 후에 공개했는지 물어봤다. ‘어떤 목적으로 써야 할지 이사회에서 논의중’이라는 말을 들었다.”

(양원찬 총장)“FIFA나 IOC나 재단이나 스위스 연방정부의 엄격한 통제 아래 있다. FIFA나 IOC에 누가 공개하라고 요구하나?”

-제주도가 확정될 때 BDO 검증을 거쳤는지 알았나. BDO에서는 검증이 안 끝났다고 했는데.

“좀 기다리는게 어떤가. 우리는 순수하게 민간단체에서 잘 했고, 제가 보기에 우근민 지사는 훌륭한 마케터다. 공무원이 2500번 투표했다? 저도 할 일 다 하면서 열심히 투표했다.”

-NOWC는 버나드 웨버가 개인적으로 설립한 사기업인데 어떻게 생각하나.

“버나드 웨버가 자기 이름을 내세워야 기부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캠페인은 재단에서 한게 확실하다. 국익을 위해서 조금 잘못된 게 있어도 양해바란다. 제주도와 대한민국을 위해서 대승적인 견지에서 보도해달라. 여론이 참 중요하다. 이해해주고 협조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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