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돈봉투 사건' 계기로 전당대회 등 경선 부정 해소방안으로 급부상
지난 15일 끝난 민주통합당 지도부 경선에 처음 도입된 모바일 투표가 상당한 위력을 발휘한 것으로 분석되면서 정당별 경선을 앞둔 예비후보들이 바싹 긴장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지도부 경선 결과를 분석해보면 이번 경선에서는 휴대전화로 실시된 모바일 투표가 현장 투표의 순위 판도를 뒤집은 것으로 나타났다.
1위를 차지한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 당선자는 대의원 투표와 국민 참여 선거인단 투표를 각각 30%와 70% 비율로 반영한 결과 24.05%의 득표율을 보였다.
이어 문성근(16.68%), 박영선(15.74%), 박지원(11.97%), 이인영(9.99%), 김부겸(8.09%) 당선자가 2~6위를 차지하며 최고위원에 선출됐다. 이학영(7%), 이강래(3.73%), 박용진(2.76%) 후보는 아쉽게 탈락했다.
대의원 투표에서는 한명숙(5537표) 당선자가 1위를 차지했고 이인영(3648표), 박지원(3330표), 문성근(3218표), 김부겸(3080표), 박영선(2579표) 등 순으로 집계됐다. 또 국민 선거인단 현장 투표 결과는 한명숙(2만2299표), 박지원(1만3609표), 문성근(7632표), 박영선(6745표), 이인영(5304표), 김부겸(4443표) 등 순이다.
하지만 국민 선거인단 모바일 투표의 득표 순위는 한명숙(23만7153표), 박영선(18만5421표), 문성근(18만3253표), 박지원(10만1121표), 이인영(7만5695표), 김부겸(5만4302표) 등 순으로 현장 투표에 비해 박영선, 문성근 후보가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모바일 투표에서 약진한 문성근, 박영선 후보가 최종 순위에서 2, 3위를 차지하는 데 큰 변수로 작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4.11 총선에 나서는 예비후보들 입장에서는 경선 규칙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모바일 투표의 반영 비율이 어느 정도가 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민주통합당은 사실상 이번 총선 후보 경선에도 모바일 투표 도입을 기정사실화하고 있고, 최근 한나라당 내에서도 당 대표를 선출할 때 완전국민경선을 도입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 정치권에서는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모바일 투표가 경선 부정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는 형국이다.
결국 총선이 9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정당별로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어들이고 분위기를 주도하기 위한 수 싸움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후보 진영마다 경선 규칙에 따른 유․불리를 따지기 위한 셈법이 복잡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