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초등학교(교장 고택권)가 ‘시네마 학교’임을 다시 한 번 입증시켰다.
남원초등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 학생들이 제작한 영화 ‘왈가닥 불량천사’가 지난 29일 열린 제12회 대한민국 영상대전에서 초등부 최고상을 수상했다.
남원초는 이로써 2년 연속 대한민국 영상대전을 석권하게 됐다. 남원초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하늘아 바당아 어디가멘?’이라는 작품으로 초등부 최고상을 수상했다.
‘왈가닥 불량천사’는 6학년 영상반 학생들이 만든 작품으로, 공부하기 귀찮아하는 주인공이 불량 수호천사를 만나면서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과정을 재미있게 그린 작품이다.
남원초는 이번 영상대전 외에도 각종 영화제에서 두각을 보여왔다. 지난 2008년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 대상에 이어, 2009년엔 대한민국 청소년영화제 대상을 수상하는 등 해마다 굵직한 상의 주인공이 돼왔다.
남원초가 ‘시네마 학교’로 뜨게 된 건 지난 2008년 예술꽃 씨앗학교 선정과 인연이 깊다. 전교생들은 이후 매주 영화교육을 받는 등 ‘영화를 사랑하는 어린이’로 커왔다.
하지만 이런 어린이들의 영화사랑이 오래가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내년부터는 예술꽃 씨앗학교 지원사업이 끝나기 때문이다.
예술꽃 씨앗학교 지원사업은 전액 국비로 지원되는 사업으로, 어릴 때부터 양질의 문화예술 교육을 체득해 평생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능력을 키운다는 의미에서 시작됐다. 남원초인 경우 영화 분야를 선택해 관련 인재를 키워오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매년 1억원씩 4억원을 지원받았다.
인재 육성의 결과는 중학교로도 이어지고 있다. 남원초를 졸업한 강민권 군(제주일중 2)은 2년 연속 대한민국 청소년영화제 본선에 자신의 작품을 올렸으며, 고유라 양(남원중 1)은 이란에서 열린 국제청소년영화제에 초정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예술꽃 씨앗학교 지원이 끝남에 따라 남원초에 위기가 몰려오고 있다. 남원초 학생들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지자체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현승호 담당교사는 “예술꽃 씨앗학교 지원사업으로 인해 매주 전교생이 영화수업을 받고, 예술 동아리를 자체적으로 구성하는 등 달라진 점이 너무 많다. 내년부터는 지원사업이 끝나게 된다. 주변에서 도와주겠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말만 오갈 뿐이다”며 주변의 도움이 절실함을 호소했다.
그래서인지 현승호 교사는 남원초에 1년 더 머무르기로 했다. 남원초에 3년간 근무했기에 다른 학교로 옮길 차례이지만 현승호 교사는 “내년이 위기이기에 1년 유보했다”고 말했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