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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버스'의 송경동 시인, 첫 산문집 발간
'희망버스'의 송경동 시인, 첫 산문집 발간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1.12.21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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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연대한 시인의 사랑과 노래, 그리고 투쟁

송경동 산문집 <꿈꾸는 자 잡혀간다>
‘85호 크레인’ 위에 있던 김진숙씨와 연대를 위한 ‘희망 버스’로 올 한 해 최대 이슈를 만들었던 시인 송경동의 첫 산문집이 출간됐다.

제29회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송경동의 시집 <꿀잠>과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에 실린 시들이 시인의 삶과 노동 현실을 축약한 형태였다면 이번 산문집 <꿈꾸는 자 잡혀간다>는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송경동 시인의 숨겨진 이야기를 엮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그가 왜 희망버스를 기획하고, 현장에서 투쟁가로 살아가고 있는지, 그가 지금 왜 구속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왜 시인이 되어야 했는지…. 이 책은 그동안 시에서, 혹은 현장에서 말해지지 않은 ‘인간 송경동’의 진실한 모습이 오롯이 담겨 있다.

지금 송경동 시인은 희망버스를 기획했다는 이유로, 현재 감옥에 잡혀 있는 몸이다. 단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노동자들과 사람들에게 희망을 갖고 살자며 희망버스를 제안했을 뿐인데, 희망버스를 탄 사람들이 모여 희망과 웃음을 나눴을 뿐인데, 이 나라는 그런 희망을 연대한 시인 송경동을 감옥에 가뒀다.

송경동 시인은 앞으로 누구라도 혼자 외로운 고공으로 오르지 않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만인의 연대가 굳건한 세상을 그린다. 시인의 몸은 잡아 가뒀을지언정 시인의 시와 희망은 가두지 못할 것이다. 우리의 희망 또한 구속되지 않을 것이다. 희망버스는 계속 달릴 것이다.

 

한강대교를 넘는데 열린 차창으로 시원한 강바람이 불어왔다. 64만원 받던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이 목숨을 걸고 싸운 하루가 그렇게 저물어가고 있었다. 세상은 그렇게 또 평온하게 저물어가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입에서 노랫가락 하나가 흘러나왔다. '긴 하루 지나고 언덕 저편에……' 하는 노래였다. '놀던 아이들도 모두 집으로 돌아가는데, 나는 왜 여기 서 있나……' 웬 설움이 복받쳤는지 입술을 꼭 깨물어야 했다.
_「작은 코뮌, 기륭」 중에서

 

송경동 시인은 이 ‘이상한 나라’에서, 기륭전자, 동희오토와 같은 수많은 비정규직 투쟁 현장에서, 산재로 희생된 사람들의 추모대회에서, 85호 크레인을 오른 김진숙을 보며, 희망버스와 함께하며 수없이 눈물을 흘렸다.

“희망버스와 함께 그를 때(감옥)에 처넣은 것들이 얼마나 매톡한(악독한) 쥐망나니인가. 그 슬체를 알고 싶으시면 하늘을 보질 말고 이 책을 읽으시라.” 백기완 선생(노나메기 고문)의 추천사 중 일부분이다.

문학평론가 이명원도 추천사를 통해 “고압적인 긴장과 파괴적인 억압으로 팽창된 현실에서, 그의 시와 산문이 열망하는 것은 새로운 사회와 인간의 연대를 위한 희망이다”라고 썼다.

실천문학, 12,000원.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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