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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평가 뚜껑을 열어보니 “모두 잘함”…평가는 왜 했지?
경영평가 뚜껑을 열어보니 “모두 잘함”…평가는 왜 했지?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1.11.17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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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창] 제주도, 경영평가 5개 기관 결과 공개…정성평가 약점 고스란히 드러내

시험을 치를 때마다 난리가 난다. 시험을 치르는 이유는 어떤 점이 좋고, 취약점은 무엇인지를 판단하는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난리를 치르는 대학수학능력시험도 그렇고, 교육단체에서 일제고사라고 항변하는 제학력평가를 국가 차원에서 시행하는 이유도 다 그렇다.

제주특별자치도도 도내 출연기관에 대해 시험을 보겠다며 평가를 실시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모두 잘함이다. 이를 어떻게 봐야 할까.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특별자치도 출자·출연기관 등 경영평가에 관한 조례에 따라 도내 5개 기관에 대한 경영평가를 처음으로 실시했다. 결과는 제주컨벤션뷰로가 93.0점으로 탁월, 제주국제컨벤션센터(89.0) 제주문화예술재단(88.6) 제주신용보증재단(88.5) 중소기업지원센터(85.7) 등이 85점 이상을 받아 우수하다는 결론을 냈다.

결과를 놓고 보니 갸우뚱해 질 수밖에 없다. 갸우뚱하게 만든 이유는 경영평가 지표체계에 문제가 있어서다. 리더십과 전략이 20, 경영시스템 20, 경영성과와 고객만족이 60점 등이다.

더욱이 이들 평가방법이 대부분 정성평가라는 점이다. 정성평가는 수치로 계량화하기 힘든 부문의 평가 때 사용된다. 그래서 정성평가는 주관적이다. 좁은 제주도 사회에서, 그것도 제주도의 출연기관을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 정성평가는 좋게 매길 수밖에 없지 않은가.

리더십과 전력 부문은 평가대상이 된 대부분의 기관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 이 부문에서 80점이하의 점수를 받은 곳은 중소기업지원센터로, 비전의 세부항목 중 조직자원 배분의 효율성79점이었다.

경영평가단도 이같은 문제점에 공감을 표했다.

경영평가위원회 부위원장인 김형길 교수(제주대 경영학과)제주컨벤션뷰로인 경우 전년대비 실적이 워낙 좋다보니 높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도화된 평가지표가 개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도 출연·출자기관에 대한 경영평가는 이번이 처음이다. 경영평가는 잘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하는 게 아니다. 어떤 점이 문제가 있으며, 그 문제를 어떻게 하면 개선할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다음에 진행될 경영평가도 잘 하는 것만 과시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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