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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비바람에도, '시국선언 교사' 징계 절대 안돼!"
"거센 비바람에도, '시국선언 교사' 징계 절대 안돼!"
  • 조승원 기자
  • 승인 2009.12.09 19: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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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시국선언교사 징계 철회 촛불문화제 개최

시국선언 교사 3차 징계위원회를 하루 앞둔 9일 오후 5시 30분 징계 철회 요구의 의지를 밝힌 촛불들이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현관 앞을 메웠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제주지부, 참교육제주학부모회, 제주여민회 등으로 구성된 제주교육연대는 이날 낮은 기온에 비까지 내려 체온을 떨어뜨린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시국선언교사 부당징계 철회를 위한 촛불문화제'를 열고 촛불을 밝혀 들었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비옷과 두터운 옷으로 비바람을 가린 교사, 제주교육연대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뚜럼브라더스의 노래 공연으로 문을 열었다.

뚜럼브라더스는 참가자들과 '광야에서', '뚜럼2' 등의 노래를 함께 부르며 참가자들과 호흡했다.

 

 

 

 

 

 

 

 

 

 현 교육정책, 정부시책 등을 비판하는 가사가 흘러나올 때 참가자들은 더욱 소리높여 노래를 같이 불렀다.

이어 고의숙 전교조 사무처장은 "교육환경 개선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우리가 했던 시국선언이 징계에 처한 이 상황은 마치 지난 1989년 5월 전교조를 조직했다는 이유로 교단을 떠나야 했던 교사들의 상황과 비슷하다"며 현 시국을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우리가 3일동안 제주도교육감실에서 양성언 교육감을 기다리며 농성을 했던 것은 수포로 돌아갔다. 단지 기다리기만 했다"고 말한 후, 제주교육연대의 징계 철회 요구에 "동지의 마음으로 함께 하자"고 호소해 참가자들의 호응을 얻어냈다.

오는 10일 3차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것과 관련해 고 사무처장은 "비상식적인 시대에 비상식적인 일로 교단을 떠나야 하나"하며 탄식했다.

좌옥미 제주여민회 상임대표는 제주도교육청 현관 상단에 새겨진 문구인 '미래사회를 주도할 창의적인 인재 육성'을 가리키며 "나는 이것을 보고 민망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참가자들은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묻자 참가자들이 앉아있던 현제주도교육청 주차장 인근에서는 '옳소, 그래' 등의 함성이 터져나왔다.

이어 좌옥미 대표는 "시국선언은 표현의 자유였을 뿐이다. 이런 것을 처벌하는 나라가 정상적인 나라냐"고 성토했다.

# 김상진 전교조 제주지부장 "징계되는 순간, 양성언 교육감 심판할 것"

시국선언 징계 철회 촉구를 담은 영상물 상영이 있은 후, 김상진 전교조 제주지부장도 발언대에 올랐다.

김 지부장은 "해직되도 좋다. 해직교사라는 것은 지난 1989년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독재정권의 탄압에 맞서는 교사에게 붙는 고유명사다. 해직교사가 되는 것은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성언 교육감이 나를 해직시켜도 진정한 의미에서 나는 해직되지 않는다"며 "제주도교육청 측이 만들어내는 해직은 칼과 화살이 돼 그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주도교육청의 장학관 승진인사 업무와 9일 발표된 제주도교육청이 전국 시.도교육청 중에서 청렴도 1위를 올랐다는 것과 관련해 그는 "아마 제주도교육청은 천국과 지옥을 왔다갔다 할 것"이라며 제주도교육청을 비꼬았다.

그는 "국가권익위원회가 과연 감사원이 제주도교육청을 인사 비리로 지적한 것과 제주교육연대의 대화 요청을 거부하고 무시한 것을 알고 있을까"라며 참가자들과 함께 조소했다.

이어 그는 "10일 열릴 징계위원회를 통해 해직되는 순간, 양성언 교육감을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며 "제주도교육청은 현 정권의 권력을 따르지 않는데서 오는 불안감에 겁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순향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 교사도 발언대에 올라 "표현의 자유를 누렸을 뿐인 김상진 지부장이 무엇을 잘못했나. 어이없을 뿐"이라며 "민주주의를 가르쳐온 교사 김상진이 나와 같은 길인 교사의 길이 아니라 다른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순향 교사는 또 "3차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10일은 세계인권선언기념일"이라며 "이날 노암 촘스키 등의 세계적 석학자들이 모여 한국의 민주주의를 걱정하는 성명서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언제부터 한국의 민주주의가 세계의 걱정거리가 됐는지 모르겠다"고 이 교사는 덧붙였다.

이어 발언대에 오른 김명선 제주동초등학교 교사는 "3차 징계위원회가 끝나는 순간인 10일 오전 11시까지는 양성언 교육감을 믿어보겠다"며 "그도 우리와 같은 교육가족인데 해임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명선 교사는 "시국선언은 민주주의를 가르치고 싶다는 표현이었을 뿐이었고, 시국선언 교사들은 창의적 어린이를 키우기 위해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양성언 교육감도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발언대는 공연 무대로 바뀌어 청년 노래단 '청춘'의 공연이 이어졌고, 대동놀이를 끝으로 이날 촛불문화제는 막을 내렸다.

한편, 10일 열릴 3차 징계위원회의 최종 결정이 차가운 바람이 돼 이들의 촛불을 꺼뜨릴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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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선언 탄압중지 2009-12-10 09:49:53
희망없는 MB시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