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17:02 (일)
'민간예산' 대거 싹뚝, "근데, 삭감된 돈은 어디로?"
'민간예산' 대거 싹뚝, "근데, 삭감된 돈은 어디로?"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9.12.06 10:5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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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도의회 상임위원회별 내년 예산안 계수조정 결과
민간예산 대거 삭감, 증액은 '의원 입맛대로'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상임위원회별로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도교육청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심사를 벌이면서 '민간지원 경비'의 대대적 삭감을 했으나, 정작 이 삭감된 예산을 갖고 또다른 민간지원예산에 대거 증액시켜 '의원 입맛대로' 심사라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4일까지 각 상임위원회별로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도교육청에서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심사를 벌이고 4일 오후 계수조정을 거쳐 수정, 의결했다.

그런데 이번 계수조정 결과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는 '지적은 요란하게', 계수조정은 '입맛대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민간예산 편성기준에 대한 '일구이언'적 행태를 보였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6개 상임위원회 중 임의적 증액편성을 하지 않은 상임위원회는 교육위원회 한곳 뿐이다.

#교육위원회, 유일하게 '민간예산' 증액 하나없이 '예비비'로 증액편성

교육위원회(위원장 강남진)의 경우 내년 교육청 예산안 심사에서 △제주특별자치도 국공립유치원연합회 지원 200만원 전액 △장애인부모회 주말학교 운영지원 1200만원 중 200만원 △아버지학교 운영 1000만원 중 500만원 △인성교육지원 2000만원 전액 △학부모참여사업 활성화지원 500만원 전액 △4.3관련 행사지원 1300만원 전액 등을 각각 삭감했다.

또 전교조 사업비를 대거 삭감시키면서 교육청 주관행사 사업비는 되레 증액시켰다는 논란을 빚고 있는 어린이날 기념행사운영비 6083만원 중 2342만원을 삭감했다.

이외에도 △학력향상 유공교사 테마연수여비 3300만원 △가칭 제주국제학생수련원 설립에 따른 타당성 연구용역비 7000만원 △제주교육발전전략탐구 용역비 3000만원 △교육복지투자 우선지역 지원사업 2000만원 등은 전액 삭감했다.

교육위원회는 이렇게 세출부분에서 삭감된 총 21억원을 제3의 민간지원사업에 증액한 다른 상임위원회와는 달리, 모두 예비비로 증액시키는 것으로 해 수정, 의결했다.

즉, 의원별 '사심'에 의한 증액편성은 단 하나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교육위원회와는 달리 다른 상임위원회의 경우 대부분 '의원들 요구'들을 대거 반영하면서 하나의 민간예산을 삭감하고 대신 또다른 민간예산에 증액시키는 방법으로 증액시켜 눈총을 사고 있다.

#문화관광위원회, 민간지원 예산 대거 삭감하고, '제3의 민간지원'에 대거 증액

문화관광위원회(위원장 박명택)의 계수조정 결과를 보면, △공연예술단체 집중육성사업 1억원 중 2000만원 △제주읍면 역사문화지 편찬 △1억원 중 5000만원 △도민이 참여하는 생활문화 지원 1억8000만원 중 8000만원 △관광객 전용카지노 도입추진 1억5000만원 중 5000만원 등을 삭감했다.

또 스포츠산업분야에 있어서도 △학교체육시설 보강지원 15억원 중 2억원 △학교체육시설정비 및 인조잔디구장 조성 18억5000만원 중 1억원을 삭감시킨 것을 비롯해, △서귀포칠십리 오픈테니스대회 4000원 △전국하계대학테니스대회 4000만원 △한국대학테니스 선수권대회 3000만원 등은 전액 삭감했다.

교통분야에 있어서도 △사고다발지역 교통안전시설 개선시설비 1억5000만원 중 1억원 △제주항공 제주기점 국제직항노선 1억원 중 5000만원을 각각 삭감하고, 투자분야에 있어서는 △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 용역비 15억원 중 1억원 △텔레마케팅서비스업 및 정보통신산업 투자기업 고용보조금 4억원 중 5000만원을 각각 삭감했다.

세계자연유산본부의 세계자연유산마을 특화사업지원비 1억원은 전액 삭감했다.

행정시 예산에 있어서도 서귀포시의 스포츠관련 사업비가 대거 삭감됐다.

그런데 문화관광위는 이 삭감된 예산을 갖고 또다른 '민간지원 예산'에 증액 편성해, 예산심사과정에서 지적했던 '민간지원경비'의 선심성 지적을 무색케 했다. 즉, 예산심사과정에서는 민간지원예산을 보고 선심성이라고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삭감된 예산의 증액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분야에 증액시키는 오류를 범한 셈이다.

실제 문화관광위가 증액한 예산을 보면 신규사업도 대거 들어있다.

이를테면, △제주어 인터넷방송국 3000만원 △사회소외계층을 위한 한라민속예술단 공연 3000만원 △전국국제태권도 대회용 장비 구입 5000만원 △프로야구경기대회 5000만원 △복지부장관배 전국한의사축구대회 2500만원 △한중 축구교류전 3000만원△국제동호인 농구대회 1000만원 등은 제주자치도가 당초 예산편성할 때에는 예산이 전액 반영되지 않았으나, 도의회가 신규로 편성한 사례다.

또 각종 스포츠대회나 승마교실, 백난아가요제, 유도대회 등 민간지원 예산이 대거 증액됐다.

결국, 문화관광위는 제주도가 편성한 민간지원예산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며 실컷 지적하고 손질을 하고 나서, 결국 증액은 제3의 민간지원예산을 대거 양산한 꼴이 됐다.

#해군기지 사업비 등 삭감한 후, 읍.면.동 주민숙원사업비에 증액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장동훈)의 경우에도 이와 비슷한 유형의 증액 편성이 이뤄졌다.

행자위 예산에서는 해군기지 관련 예산인 갈등해소지역(강정마을) 장학금 지원사업 10억원과 학교교육기반시설 확충 등 7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또 △특별자치도 행정기능 조정방안 연구용역 1억원 중 2000만원 △저탄소녹색성장사업 지원 2억원 중 1억원 △특별법 입법체계 정비를 위한 연구용역 2억원 1억원 △재정분석연구용역 1800만원 전액을 각각 삭감했다.

이렇게 해서 총 삭감된 예산은 38억9300만원에 이른다.

그런데 행자위는 이 삭감된 예산을 갖고 민간지원 예산에 대거 편성했다. 특히 읍.면.동별 소규모 주민숙원사업이라는 명목으로 모두 일률적으로 예산을 증액시켰다. 또 민간경비에 있어서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업 △책읽는 제주시 만들기 사업 △제주시 새마을문고 지도자 워크숍 등에 조금씩 증액 편성했다.

또 의원발의로 제정한 감채기금 조례와 함께 지난 10월 지방채 한도초과 발행승인시 의회주문사항에도 불구하고, 지방채 감채기금 70억원 중 13억원을 삭감해 논란의 소지를 남겼다.

#농수축지식산업위, 112억원 삭감해 '1차산업 분야 민간지원'에 증액

농수축지식산업위원회(위원장 한영호)의 계수조정에서는 세출부분에서 해군기지 관련 사업비들이 전액 삭감된 것을 비롯해 용암해수산업화 산업관련 등 총 112억3500만원이 감액됐다.

구체적 삭감내역을 보면 우선 해군기지 사업과 관련해서는 △강정마을 농어촌테마공원 조성사업시설 14억9460만원 △테마공원조성사업 시설부대비 540만원 △해군기지 주변해역 어장 및 자원조성비 5억원 등이 전액 삭감됐다.

또 △용암해수산업화지원센터 건립 출연금 12억원 전액 △제주테크노파크 2단계 사업 출연금 8억원△한국-프랑스 화장품산업 기술협력 구축사업 출연금 8억원 등이 삭감됐다.

그러나 삭감된 예산 중 상당부분은 민간지원 예산에 다시 증액 편성됐다. 물론 이 민간경상보조나 민간자본보조 등의 경우 1차산업과 관련된 부분이기는 하지만, 1차산업 육성을 위한 직접적 사업비라기 보다는 행사참가 등 경상적 경비에도 상당부분 증액돼 있어 논란의 소지가 많다.

#환경도시위, 89억원 삭감하고 '숱한 지역도로 개설'에 증액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문대림)의 계수조정에서는확포장공사와 기후변화영향과 관련한 사업비 등에서 총 89억원을 삭감했다. 그러나 당초 예산안 심의 때 논란이 많았던 서귀포시 삼매봉 관련 사업비는 손질을 하지 않아 예산삭감의 원칙을 의아스럽게 한다.

삭감된 내역을 보면 △월평-강정해안도로 확장공사 19억9280만원 중 14억9640만원 △법환해안도로 개설사업 9억9370만원 중 4억9730만원을 비롯해 사계-인성 농어촌도로 확포장공사, 태흥-신흥 군도 확포장공사, 예래 휴양형주거단지 진입로 조성사업, 서성로 에코로드개설공사 등에서 사업비들이 부분적으로 삭감됐다.

환경도시위는 이 감액된 예산을 갖고 지역별 도로확장공사에 대거 증액 편성했다.

동문로터리-비석거리 도로 확장, 서귀포관광미항 진입로 확장, 서귀지소 소로 1-8호선, 동홍소로 2-72호선, 서귀포의료원 진입로, 동홍도로확장, 효돈빌라-효례천간, 대정도시계획도로 중로 2-9호선, 서홍마을안길, 효돈초교 서측도로, 효돈-신례 군도, 위미대성동-중학교 군도, 무릉-사장동간 군도, 상모-모슬봉 농어촌도로,  토산1리-토산2리 농어촌도로, 신풍 하하동선 농어촌도로, 신천리 농어촌도로, 도순 강장길 확포장 등의 사업에 증액됐다.

제주도내 숱한 도로개설 필요대상지 중 환경도시위가 증액한 이들 도로구간들은 어떤 원칙과 기준에 의해 선정된 것인지 설명도 없어, 혹 소속의원 지역구 요청에 의한 증액편성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또한 이들 도로사업과 관련해, 도로교부세는 특정목적사업에 한해 국비로 지원돼야 하며, 도시계획도로는 국비가 투입될 수 없어 관련법률 위반논란도 일 전망이다.

#복지안전위, 14억원 삭감하고 '여성단체 활성화-경로당' 등에 대거 증액

복지안전위원회(위원장 임문범)의 계수조정에서는 보건복지여성국, 소방본부, 자치경찰단, 그리고 행정시 예산에서 총 14억2013만원이 감액됐다.

세부적인 내용을 보면 △제주태교음악회 개최 3000만원 정액 △제주출산육아 교육박람회 개최 2000만원 전액 △노인고용촉진장려금 2억6000만원 중 1억원 △장수이미지 브랜드 확산업 3000만원 중 1000만원 △4단계 제도개선 단체별 홍보비 1300만원 전액 등이 삭감됐다.

복지안전위는 이 삭감된 예산으로 민간지원 사업비에 대거 증액시켰다. 이를테면 새마을알뜰매장 운영에 2440만원, 여성단체 활성화사업에 2000만원, 청소년지원센터 상담지원에 800만원 등이 증액됐다. 물론 장애인단체별 운영비가 조금씩 증액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김태환 지사도 이번 예산안에도 '단 한푼도 배정하지 않았다'고 공언한 바 있는 마을회관이나 경로당 등의 신축과 관련해, 복지안전위는 '경로당 기능보강사업'이란 명목으로 무려 4억1000만원을 증액 편성해 그 구체적 쓰임새에 궁금함을 갖게 한다.

한편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김행담)는 7일부터 14일까지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도교육청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심사를 벌여, 14일 계수조정을 통해 최종 확정하고, 15일 제2차 본회의에 제출한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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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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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2009-12-08 13:24:54
예산기사 잘 읽었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