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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6월항쟁 주역들, 다시 머리 맞댔다
서귀포 6월항쟁 주역들, 다시 머리 맞댔다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9.06.25 2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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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6월민주항쟁 정신계승사업회 추진위 결성
현 민주주의 후퇴 강력 성토...'제2의 활동' 다짐

이 행사에는 양금석 전 제주도의회 의원, 현애자 전 국회의원 등의 인사들도 참여했다.

당시 대학생으로 학생운동진영에서 활동했던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도 참여했고, 대학교수의 시국선언을 준비하다 여의치 않자 독자적 성명을 냈던 고창훈 제주대 교수도 자리를 함께 했다.

독재정권에 맞서 싸우다 투옥됐던 지경호.현맹수씨<미디어제주 2007년 6월16일자 기획보도>, 그리고 1980년 5월21일 광주 금남로에서 계엄군의 첫 발포때 부상당한 시민을 구하다 총상을 입은 '화려한 휴가'의 주인공 오용태씨<미디어제주 2007년 7월25일자 기획보도>도 자리를 같이했다.

6월항쟁 당시 학생운동권을 주도했던 인물 중 한명인 김성대씨(당시 제주대)의 사회로 진행된 결성식은 김창수씨의 경과보고, 이영일 준비위원장의 인사말, 양금석 전 의원의 인사말, 임원선출 등의 순으로 1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임원선출에서는 위원장에 이영일씨, 부위원장에 김창수씨가 맡았다. 감사에는 6월항쟁 당시 투옥 중이던 고창후 변호사가 선임됐다. 고창후씨는 당시 제주대 학생운동을 주도했던 인물로, 투옥돼 1심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자 판.검사를 꿈꾸며 대학에 진학한 후 왜 책을 덮고 학생운동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논리있게 서술한 장편의 '항소이유서'를 작성해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미디어제주 2007년 6월22일자 기획보도)

서귀포 6월민주항쟁 정신계승사업회 추진위원회는 지난해 21주년 6월 민주항쟁 정신 계승 기념식을 개최했던 '6월 민주항쟁 정신 계승을 위한 서귀포모임'을 확대 개편해 지난해 8월 구성됐으며, 10개월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창립준비위원회를 결성했다.

추진위원회는 본격적인 준비과정을 거쳐, 내년 23주년을 앞두고 올 연말 '서귀포 6월 민주항쟁 정신 계승 사업회'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현재 70명의 준비위원이 참여하고 있다.

6월 민주항쟁 정신을 확대.계승하고 민주주의 수호 등 민주항쟁을 기념한 다양한 사업을 펼쳐 나간다. 6월항쟁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토론회와 워크숍, 강연회, 세미나, 학술아카데미 등을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민주항쟁의 역사적 의의를 재조명할 수 있는 저술활동 등도 전개한다.

#이영일 위원장 "6월항쟁과 이후 일련의 활동은 지역사회의 소중한 자산"

준비위원장에 선출된 이영일씨는 현 시국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비교적 차분한 어조로 인사말에 나선 그는 "6월이 올 때마다 늘 아쉬움이 교차하곤 하는데, 1987년 6월항쟁이 대통령 직선제라는 위대한 민주적 성과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 완성은 아직 진행형으로 남아있다"면서 현재의 '민주주의 위기'를 지적했다.

국민의 뜻을 저버리는 이명박 정부의 민주주의 정신 훼손을 강력히 우려했다. 그러면서 서귀포 6월 민주항쟁의 성과를 정리하면 이번 '6월민주항쟁 정신계승 사업회' 창립 의미를 설명했다.

"6월항쟁의 성과는 참여했던 일부 청년들이 중심이 되어 서귀포 나라사랑청년회를 창립하게 되었고, 제주지역에 제주민주청년회, 대정 나라사랑청년회를 발족시키는 촉매제가 되었죠. 그리고 1991년 제주도개발특별법 반대를 외치며 산화해 간 고 양용찬 열사의 분신항거는 제주지역 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서귀포 6월항쟁과 이어진 일련의 활동은 지역사회의 소중한 정신적 자산"이라고 강조하는 그는 "이 정신적 자산을 계승하고 재창조하여 지역사회의 희망을 일구는 것은 우리들의 당연한 의무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잊고 지내온 세월이 한없이 부끄러울 뿐"이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이날 창립한 6월민주항쟁 정신계승 사업회를 통해 위기에 직면한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적극적인 활동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그는 "이 사업회를 통해 지역사회의 변화와 개혁, 자라나는 세대의 민주정신 함양을 위해 작은 걸음을 내딛겠다"고 말했다.

#"현 정부는 민주주의 정신 심각하게 훼손"

이날 참가한 당시 항쟁의 주역들도 현 시국에 대해 피력했다. 현맹수씨는 "요즘 정치상황을 보면 마치 1987

년 당시의 '독재'가 회귀한 듯 하다"면서 "정부의 독단적인 행태는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있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서귀포 6월항쟁 당시, 삼엄한 경비를 펼치는 원천봉쇄된 경찰력 앞에, 예정된 시간에도 시위가 시작되지 않자 기다림에 지쳐 "민주주의 만세!"를 외치다 경찰에 연행됐던 윤춘광씨도 현 정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민주주의 제도 등은 당시에 비해 많이 나아졌고, 시민의식도 매우 높아졌다"면서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생각을 전혀 읽지 못하고 독단적으로 통치하면서 '민주주의'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결성식이 끝난 후에는 '6월 항쟁의 의의와 향후과제'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윤용택 제주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고창훈 교수가 '서귀포 6월항쟁 22년의 반추와 11년의 투사'라는 제목의 주제발표를 했다.

그는 이 발표를 통해 한국사회에서 6월항쟁의 의미와 완성과제를 제시하면서, 앞으로 지역적 가치를 총화시키기 위해 △평화유람선 투어 △평화섬 국제대학원(평화섬대학교) 설립 △평화섬 문화올림픽 등의 추진을 제안했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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