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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요금 인상, 우리도 맘 편하지 않아요"
"택시요금 인상, 우리도 맘 편하지 않아요"
  • 박소정 기자
  • 승인 2009.03.19 14: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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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의 눈] 택시비 인상과 관련한 택시기사들의 '고민'

제주지역 중형택시의 기본요금이 빠르면 다음달부터 1800원에서 2200원으로 인상된다.

제주특별자치도 교통제도개선위원회가 지난 16일 택시업계에서 요구한 택시 운임.요율 인상안을 검토, 중형택시의 기본요금을 1800원에서 2200원으로 인상시키고, 100원당 거리운임을 종전 174m에서 146m로 조정하고, 시간요금(100원)은 42초에서 38초로 각각 단축시키기로 결정했다.

제주특별자치도 물가대책위원회의 심의만을 남겨놓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택시비 인상방침은 어려운 경기상황에 처해있는 택시업계에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 아닐수 없다.

18일 오후 3시쯤 제주국제공항 앞의 택시승강장에는  빈 택시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손님을 기다려보지만 승객 태우기는 여전히 하늘에 별따기였다.

18년째 개인택시운전을 하고 있는 김모(67)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오늘 손님 한명도 태우지 못했다. 이렇게까지 손님이 없던 적은 없었는데, 정말 손님이 끊겼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하루12시간 넘게 일하는 개인택시의 경우, 하루에 8만원 정도 벌어야 가스비와 식비 등을 제외해 한달에 순 수익금 120만원 정도 벌게 된다"며 "하지만, 최근 LPG가격이 너무 오르고 손님도 없어 하루에 단돈 1000원 조차도 벌지 못할 때가 있고, 최근 한달간 하루에 2만원을 남긴 것이 가장 많이 번 것"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러하니, 김씨는 택시비 인상방침을 환영했다. 김씨 뿐만아니라 제주국제공항 앞 택시승강장에 있던 택시기사들도 "당연히 예전부터 올렸어야 했다"며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택시기사 최모씨(61)는 "4년 전 택시비 인상방침에는 기본요금은 올랐으나, 주행요금은 오히려 더 줄어들었다"며 "4년 전 다른지역에서는 주행요금을 다 올렸는데, 제주만 올리지 않았다. 4년 전에 올려줬어야 한 요금을 이제서야 올리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택시비 인상방침에 대부분 택시기사들은 반가움을 표시했지만, 일부 택시기사들은 요금이 인상되면 손님이 더 줄어들 것이라며 조심스럽게 우려의 목소리도 내비치기도 했다.

3년째 영업용 택시를 운전하는 A씨(50)는 "요금이 인상되면, 요즘 가뜩이나 손님이 적은데, 손님이 더 떨어질까봐 걱정이다"며 "우리한테는 특별히 이득되는 일이 없는 것 같다. 연료값이나 줄어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택시기사 B씨(48)는 "물론 택시비가 인상되는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하면서도 "요금이 인상되면 택시회사에 내는 사납금도 늘어날텐데 어떻게 메워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B씨는 "영업용 택시는 격일제로 근무를 하게된다. 하루에 택시회사에 11만8000원의 사납금을 내야 하는데, 하루에 가스비가 6만원 정도가 들기 때문에 적어도 하루에 20만원을 벌어야 하루 일당 3만원 정도가 남는다"며 "요즘에는 회사에 내야하는 사납금도 벌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니, 정말 살기가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LPG값도 오르고 손님이 반으로 줄어든 요즘 시점에서 택시비 인상방침은 택시업계에 반가운 일이다. 반면, 요금이 인상되면 혹시 손님이 줄어들지 않을까하는 마음 역시 드는 건 당연한 일이다. 택시요금이 올라도 걱정 안올라도 걱정, 택시업계의 고민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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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약형미니택시 2009-03-23 01:31:25
일본처럼 소형(미니)택시를 운영하여 유가 절약 등으로 택시비를 지금의 반으로 내려야 한다. 그리고 친절해야 한다.
대중교통요금이 요금이 올라 가면 자가용이 늘어나고, 고로 택시는 더욱 안 타게 될 것이다. 교통은 교통수단으로 만족해야한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