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17:02 (일)
"뭐 이런 작은 불 갖고 난리입니까?"
"뭐 이런 작은 불 갖고 난리입니까?"
  • 김두영 기자
  • 승인 2009.01.28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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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취재파일]식당 가스보관소 화재를 통해 본 '안전의식'

28일 오후 3시50분쯤. 소방차가 긴급하게 사이렌을 울리며 연기가 솟아오르는 제주시 이도2동에 위치한 모 식당의 가스보관소로 달려왔다. 그 곳의 벽 너머에서는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관들은 소방호스를 이어 물을 뿌렸고, 불은 10여분만에 진화됐다.

불은 식당의 가스통을 보관하는 곳으로, 슬레이트 한장의 벽을 사이로 해 모아뒀던 쓰레기 더미에서 발생했다. 화재 당시 슬레이트 벽 사이로 50kg의 가스통 2개가 보관돼 있었다. 다행히 긴급 출동한 소방관에 의해 불은 곧바로 진화돼 큰 피해는 없었지만,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슬아슬한 순간이었다.

화재가 난 곳과 가스통은 슬레이트 한장을 사이에 두고 바로 붙어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식당 관계자는 오히려 담담하기만 했다. 오히려 "뭐 이런 작은 불 가지고 난리입니까?, 신문사가 그렇게 할 일이 없습니까?"하고 면박을 주기도 했다.

이미 불도 꺼졌고, 큰 문제도 없는데 무슨 취재냐는 반응이다.

화재를 처음 목격한 이모씨(30)는 "타는 냄새가 나서 확인해보니 밑에서 연기가 나고 있었다"고 목격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건물 한켠에서 심하게 연기가 나는 것이 보였는데, 문득 연기가 나는 곳이 식당에서 가스를 보관하는 곳이라는 것이 생각나서 바로 식당으로 달려가 불이 났다가 말해줬어요."

그러나 이같은 긴박감은 그만의 감정일 뿐이었다. 소방차의 사이렌이 울려대고, 한바탕 소란이 있었지만, 이 건물의 다른 입주 업체 관계자들은 크게 놀라거나, 두려워 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가스가 보관되어 있던 곳은 얇은 슬레이트 한장으로 지붕과 벽을 만들어 놓았을 뿐이었고 누구나 들어갈 수 있도록 입구가 개방돼 있어 '안전관리'에 허점이 노출돼 있었다.

이번에 불까지 나면서, 그 위험성이 경고됐지만, 10여분만에 꺼진 불이 뭐 대수라고 취재하느냐는 업체 관계자의 반응에, 황급히 출동한 소방관들도 어이없다는 반응이었다.

"불이 작게 나서 다행이었지, 자칫 빨리 출동해 불을 진화하지 않았더라도 큰 일이 날 뻔 했죠."

화재진압을 마친 소방관은 업체 관계자들의 시쿤둥한 반응과는 달리 위험성을 경고했다. 작은 불에 화들짝 놀라 출동한 소방관들의 비상한 긴장감. 

여기에 상반된 반응을 보인 업체 관계자들의 모습. '안전의식'이 실종된 일부 시민의식의 단면은 아닐까. <미디어제주>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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