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17:02 (일)
'파이키우기' 개발전략, 이것만이 능사일까?
'파이키우기' 개발전략, 이것만이 능사일까?
  • 김성수
  • 승인 2008.11.27 18:2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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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성수 제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박사과정

최근 제주도내 경기가 더욱 악화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존의 성장전략으로는 이런 난관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 '신성장동력'이란 이름으로 여기저기서 대체전략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성장전략의 제목과 내용은 단어와 숫자가 변경되었을 뿐 종전의 계획들과 다른 것을 발견할 수 없다.

제주도의 개발전략은 큰 틀에서 보면, 개발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6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줄곧 '파이키우기' 성장정책이었다. 단지 시기와 사안별로 표현만 살짝 바꾼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도내의 자본이 부족하니 외자유치를 통해 개발을 하자!'는 것인데, 외지로부터 자본을 들여와 투자하게 함으로써 일자리를 만들고 소득을 증대시킨다는 단순논리에 따른 전략이다.

예를 들어, 대규모 호텔, 카지노, 골프장 등 각종 유락시설을 제주도에 짓게 하여 도민경제를 살리는 계획이다. 그렇지만 일자리가 생긴다고 해서 그 일자리가 고급일자리도 아니며, 소득이 증대한다고 해도 그 소득은 GRDP의 상승에는 기여할지모르나 도민 개개인 삶의 질을 높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대형마트의 한 사례를 보자. 종전에 없던 대형마트가 생기면서 새롭게 일자리는 늘어났고, 객관적 지표에서 소득도 올라갔다. 그러나 그 일자리는 물건을 진열하는 일이나 물건 가격을 계산하는 등 극히 단순노동이다. 또한 소득이 올라간 측면을 보더라도 대형마트 자체의 소득을 올렸지 도민 개개인은 IMF 때보다 더 힘든 삶을 살고 있다.

결국 기존의 '파이키우기' 제주개발전략은 본질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즉, '파이를 키워야 나누어 줄 몫이 생긴다'는 성장주의자들의 논리가 그럴듯한 구호에 불과하다는 증거이다. 얼마 전 제주도의 개발담당자들은 외자유치를 위해서라면 조례도 얼마든지 고쳐 고층건물을 짓게 하여 파이를 키우겠다고 하였다.

그렇지만 투자자의 눈치를 보기위해 도민의 자존심인 조례까지 고친다는 것은 잘못된 발상이다. 왜냐하면 조례라고 하는 것은 외자유치 투자자를 위해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라 제주도민을 위해 만들어 놓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조례를 개정하여 외자유치를 활성화시켜 도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담보가 있다면, 한번쯤 고려해 볼 조치일 것이다. 그러나 역대 제주개발의 결과를 평가한다면 결코 도민 삶의 질과는 무관하게 개발이 이루어져 왔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반대를 위한 반대' 즉, 개발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개발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분명해졌을 때만이 그 개발을 찬성한다는 것이다.<미디어제주>

<김성수 제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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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 2008-11-28 12:37:07
한라일보에 실린 내용과 똑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