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6 12:01 (금)
또다른 관변? "책읽는 주부들을 조직화하라!"
또다른 관변? "책읽는 주부들을 조직화하라!"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8.07.16 13:54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디어의 눈] 제주도, 전 읍ㆍ면ㆍ동에 '책읽는 주부들의 모임' 결성

제주특별자치도가 최근 제주도내 43개 읍ㆍ면ㆍ동에 '책읽는 주부들의 모임'을 조직적으로 결성하고, 이 조직에 막대한 예산을 지원해줄 계획이어서 그 의도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

제주자치도는 21세기 지식기반사회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책을 많이 읽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주부들이 중심이 돼 각 가정에서부터 독서의 생활화로 도민사회로 파급시킨다는 목적 아래 '책 읽는 주부들의 모임'을 결성키로 하고 이의 세부추진 계획을 마련했다.

이 '책 읽는 주부들의 모임' 결성계획은 지난 5월9일 도청 문화관광교통국에서 작성해 김태환 제주지사에게 보고했고, 5월26일 세부실천계획을 수립해 시행에 들어갔다.

이 시행계획에 따라 제주도는 5월29일 행정시 및 43개 읍.면.동 부읍면장 또는 주민자치담당 연석회의를 갖고 세부사항을 논의한 후 6월1일부터 30일까지 43개 읍면동별로 618명의 회원을 모집한다는 목표로 조직 구성에 들어갔다.

그리고 이번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는 이 조직의 운영비로 무려 6000만원을 편성했다.

사실상 '관 주도'의 조직을 만든다는 것이다.

제주도는 이 조직이 구성되면 독서의 생활화 운동 전개, 책읽는 날 지정 운영, 독후감 쓰기 운영, 책 동아리 양성, 다양한 독서관련 프로그램 운영, 어려운 가정 책 보급운동, 북 뱅크 운영, 책 장터 운영 등의 사업을 전개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번 제주도의 '책 읽는 주부들의 모임'은 그 조직의 결성단계에서 보여주듯 '관주도 조직'이라는 확연한 성격과 함께 그 목적에 있어서도 김태환 도정의 친위조직 또는 사조직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현재 제주도내에는 현재 주부들과 학부모들의 자발적 모임인 '동화구연모임' 등의 경우 토론할 장소도 없어 이곳저곳 옮겨다니며 하는 실정이다. 책읽는 주부들의 모임을 억지로 구성하지 않아도 그런 유사한 자발적 민간모임이 많은데, 굳이 별도의 관주도 민간조직을 만들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경제살리기와 고유가로 인한 민생안정대책에 중점을 두고 예산을 편성했다고 하면서, 이런 조직을 만들면서 막대한 예산을 퍼붓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더욱이 제주도는 올해 예산편성을 하면서 초긴축 재정운영 기조로 해 모든 민간단체에 일괄적으로 20%씩 삭감해 편성하고, 경상비를 대거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이러한 예산편성으로 인해 제주자치도는 스스로 '한 입갖고 두 말하는' 이중적 잣대를 들이밀고 있는 것이다.

#오영훈 의원 "차라리 민간 자발적 모임 활성화시켜라"

이에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오영훈 의원은 16일 오후 도청 문화관광교통국을 상대로 한 업무보고에서 이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오 의원은 "공공도서관을 담당하는 수장이 도서관의 기능과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지는 못할 망정, 도청 국장이 직접 나서 읍.면.동 조직을 구성하도록 부추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동화구연모임 등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결성한 모임도 많고, 또 그 운영도 매우 활발한데, 토론할 장소도 없어 하는 그런 단체를 도와주는 것이 차라리 낫다"며 "아울러 읍.면의 도서관 활성화 등을 위해 노력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고경실 문화관광교통국장은 "모든 시책에는 양면성이 있으며 여러가지 시각이 나올수 있다"며 "이 모임은 기존 민간모임과 더불어 책읽는 문화가 보다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미디어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새마을지도자 2008-07-17 14:13:18
도의회 장의원이 만드는 작은도서관 휘하의 조직 같은데, 기존 새마을문고에 대한 지원예산을 대폭 삭감하여 이런 조직을 만드는데 쓰이고 있구나. 새마을문고는 죽어가고... ㅠㅠ

망나니 2008-07-16 20:25:32
올해 예산편성하면서 모드 ㄴ민간단체에 삭감한다고 하지않았나.
이런 일에는 왜 신규지원하나.
보통 조직이 아닌가벼
뭔가 의도된바가 있으니 퍼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