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6 21:11 (금)
민생예산 편성했다더니...'말 따로, 행동 따로?'
민생예산 편성했다더니...'말 따로, 행동 따로?'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8.07.16 08:47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디어의 눈] 제2회 추경안 편성기조의 '이중성'

제주특별자치도가 당초 예산보다 1567억원이 증가한 총 2조6869억8700만원 규모의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이번 제252회 제주자치도의회에 제출해 심의가 이뤄질 예정인 가운데, 이번 추경 역시 불요불급하거나 다소 선심성으로 보이는 예산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나타나 눈총을 받고 있다.

제주자치도는 이번 제2회 추경안을 편성해 도의회에 제출하면서 예산편성 기조를 고유가 극복을 위한 민생안정 대책 등 행정환경 변화에 적극 대처하는 방향으로 수립됐다고 밝혔다.

최근 고유가 등으로 인한 저소득 계층의 경제적 고통완화를 위한 '민생안정대책 및 경제살리기' 사업 등에 중점 투자했다는 것이다.

그 실례로 제주자치도는 고유가 및 에너지 대책으로 버스업체 유가보조금 13억원, 감귤하우스 히트펌프 등 지원 18억원, 연근해어선 유류비 지원 10억원, 벽지노선 손실보상 등 13억원, 저소득층 유가보조금 지원 14억원, 청소차량 유지비 부조분 3억7800만원 등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또 일자리 창출사업에서는 거점초등영어 체험센터 구축 16억원, 특수교육 보조원 인건비 3억2400만원, 장애인 고용장려금 3억2300만원, 농가도우미지 지원 1억1500만원, 장애인 주민자치센터 도우미지원사업 1억6000만원 등도 편성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추경안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굳이 추경안이 아니더라도 될 불요불급하거나 과다 계상된 것 같은 예산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례1> 사회협약위 회의비와 유럽 시찰비로 7900만원 편성


실 제 제주자치도는 제2회 추경안에서 아직 사회갈등 조정 실적이 한번 없는 사회협약위원회 운영과 관련해 유럽지역 시찰 명목으로 4000만원, 분과위원회별 사회협약대상 과제 발굴을 위한 세미나 개최비로 3000만원, 워크숍 자료집 인쇄비로 900만원 등 3건에 7900만원을 편성했다.

지역내 갈등요소를 찾아내 조정역할을 하겠다고 해놓고는 제대로 활동도 해보지 않은 상황에서, 유럽지역에 가서 그 방법을 배워보겠다는 것이다.

뿐 만이 아니다. 역시 올해 3월 출범한 제주특별자치도 치안협의회가 그 설립목적에 있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법질서 준수문화 조성 및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라는 명목으로 참여단체에 공동사업비로 지원해주겠다며 5000만원을 계상해 놓고 있다.

#사례2> 경로당 리모델링비 수억원은 고유가와 무슨 관계?

사회복지분야에 있어서는 실질적 소득증대와는 거리가 있는 사업들이 태반이다. 노인작업장 기능보강을 위한 시설비 5000만원은 그렇다 치더라도, 추경을 통해 반영하지 않아도 될 법한 시급을 요하지 않는 사업비들도 대거 포함돼 있다.

모지역 노인복지회관 리모델링에 2억원, 모지역 경로당 리모델링에 1억원 등이 그 대표적 예다. 이들 예산이 정말 필요로 하는 사업들이었다면 추경안이 아니라 본예산에 편성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사례3> 도시계획 부서에서 골프관광 유치에 나선다?

또 골프산업 육성이라는 명목의 사업비는 '홍보비' 일색이다. 골프관광객 유치를 위해 골프관광객에게 기념품으로 제공할 트로피 및 제주로고가 새겨진 골프공을 제작한다며 1억원을 계상했다. 또 고비용 구조개선의 일환으로 골프업계에서 카트비를 기존 8만원에서 4만원으로 인하했다며 이를 전국에 홍보하겠다며 '제주골프 관광가이드북' 제작비로 1억원을 계상했다.

더욱이 이들 사업비는 '관광정책'이나 '관광마케팅' 차원에서 기획된 것이 아니라, 도시건설방제국 차원에서 내놓은 것이어서 예산편성 전에 충분한 성과예측 분석이 이뤄졌는지도 의문이다.

#사례4> 목요경제회의 하는데도 1000만원 배정


이 번 추경안에서는 제주자치도가 회의방식을 전환해 운영하고 있는 '목요경제회의'를 개최하는 비용 또한 1000만원을 계상해 놓고 있다. 지난 1회 추경에서도 관광진흥회의를 비롯해 도청에서 주관하는 각종 회의에서 수천만원을 편성한 바 있는데, 실제 업무추진보다는 회의를 진행하는데 따른 비용책정이 지나치게 많은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사례5> '책읽는 주부들의 모임' 운영비로 6000만원 지원, 왜?

또 이번 추경안에서는 문화정책과 소관 예산으로 '책읽는 주부들의 모임' 운영비로 6000만원을 책정해 놓고 있다. 현재 주부들과 학부모들의 자발적 모임인 '동화구연모임'의 경우 토론할 장소도 없어 이곳저곳 옮겨다니며 하는 실정인데, 뜬금없이 제주도내 43개 읍.면.동별로 '책읽는 주부들의 모임'을 만들도록 해 막대한 예산을 지원해주겠다고 하는 것이다.

또하나의 관변단체, 혹은 김태환 지사의 '친위부대'를 만들겠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는 것이 의회의 시각이다.

지난 1회 추경 때에는 '신경제혁명'이라는 타이틀로 경제살리기를 위한 예산을 편성한다면서 실제로는 '탁상회의'에 따른 비용만 대거 책정해 눈총을 받았던 제주자치도가 이번에는 불요불급한 예산들을 포함시킴으로써 '말 따로, 행동 따로' 식의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예산편성을 하면서 초긴축 재정운영 기조로 해 모든 민간단체에 일괄적으로 20%씩 삭감해 편성하고, 경상비를 대거 줄이겠다며 '눈물겨운 원칙'을 밝히던 그 마음은 어디로 갔을까. <미디어제주>


<윤철수 기자/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선심 2008-07-16 12:56:16
충성하는 단체에게는 펑펑 쏟아붙는 김태환지사. 말과 행동 제발 통일시켜라

탄핵이다 2008-07-16 11:20:27
국내 영리법인 병원 설립 허용 - 사실은 이렇습니다를 주제로 다룬다고 합니다.
제주도청에서 주관하는 반상회라 좀 껄끄럽긴 해도 필히 참석하셔서
찬성이든 반대든 피터지게 토론해봐야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