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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든 엄마 부대 "아이들은 우리가 지킨다!"
촛불 든 엄마 부대 "아이들은 우리가 지킨다!"
  • 박소정 기자
  • 승인 2008.05.24 2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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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2MB탄핵연대, 4번째 촛불문화제 엄마들의 '호소'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제주지역 네번째 촛불문화제가 24일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열렸다.

2MB탄핵연대 제주모임은 24일 오후 8시 시청 어울림마당에서 '미친소 너나 먹어' 4번째 촛불문화제를 진행했다.

비 날씨가 오전에 그쳤지만, 여전히 땅은 촉촉히 젖어 있었다. 오후 7시 30분쯤 비 날씨로 인해 촛불문화제가 진행될지 말지 반신반의한 표정으로 찾은 시민들이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제주지역 촛불문화제도 진행된지 한달이 지나가고 있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1~3번째 촛불문화제 때와 같이 어린 고사리손에서부터 청소년, 장년층까지 많은 이들이 참석했다. 비교적 지난 3번째 촛불문화제때보다는 참가한 사람 수가 적지만 미국산 쇠고기를 반대하는 자발적인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어린 자녀들과 함께 나온 가족 단위 시민들이 많았다. 이전 행사에 중고교 학생들이 많이 참석한 것에 비하면 연령과 계층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갓난아이를 안고, 업고 손잡고 나온 어머니들. 부모의 무릎에 앉아 함께 촛불을 밝히는 아이들. 부모와 함께 자리를 잡은 어린아이들의 표정에는 진지함이 묻어났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제주교대 율동팀 나래의 공연을 시작으로, 광우병 미국산 쇠고기 관련 영상 상영, 자유발언, 노래패 청춘의 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우리아이에게 미안하고 부끄러울 따름

촛불문화제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자유발언대' 시간에는 갓난아이를 안고 무대에 나온 한 주부의 진심어린 발언이 이어졌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자유발언을 시작한 그는 갓난아이를 안은 채, 마이크를 잡고 뿔난 엄마의 심정을 전했다. 그는 "우리아이는 지금 감기 기운이 있어요. 뉴스를 보다가, 이명박 정부의 대응이 너무 화가나서 감기기운이 있는 아이와 남편을 데리고 거리에 나오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온 가족을 데리고 나왔다는 그는 감기 기운이 있는 아이를 걱정하면서 이런 상황에서도 거리에 나올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서 말했다.

그는 "날씨가 쌀쌀해서 아이가 감기기운이 더욱 심해질 것 같지만 오죽 답답하며 이런 아이를 안고 거리로 나왔겠냐"며  "우리아이가 이명박 정부 시대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면서 살아가지는 않겠지만, 우리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사회에 살아갈 우리 아이를 위해 부당함을 전하고자 이렇게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돗물도 제대로 못먹고, 아파도 병원도 못 가는 시대가 올 것 같아요. 이런 한국사회에서 이러한 보장이 부족해 자살하는 사람도 많이 나타나는 것 같아요"고 토로했다.

한국사회에 모든 먹거리를 아이에게 먹이는 게 무섭다는 그는 "계속 비슷한 얘기를 하는 것 같지만, 앞으로 이 사회를 살아갈 우리아이를 위해서 거리에 나왔어요"라며 "현재 우리나라의 이런 모습을 아이한테 보여준다는 것이 미안하고 부끄러울 따름이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가 스스로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만들어 주기 위해 앞으로 촛불문화제에 계속 참여할 생각이라고 말한 후, 아이의 등을 톡톡 두드리며 자유발언을 마무리했다.

이날 아들과 딸의 두손을 잡고 자유발언을 지켜본 김의홍(41)씨는 아이들의 먹거리가 불안하다는 생각에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어서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까 자유발언한 그분의 심정이 100% 이해가 되요. 부모들의 마음은 아이들이 좀 더 안전한 먹거리를 먹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라며 "정부에서는 정확한 정보도 국민에게 말해주지 않고 안전하다고만 하니, 도저히 불안해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나오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자유발언이 끝난 뒤, 노래패 청춘의 공연을 통해 참가자들은 함께 노래를 부르며 촛불문화제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한편, 2MB탄핵연대 제주모임은 매주 화요일 오후 8시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미친소 너나 먹어!'촛불문화재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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