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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사각지대, 거기엔 장애인가족이 있다!
복지사각지대, 거기엔 장애인가족이 있다!
  • 문순애
  • 승인 2008.05.11 1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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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순애 제주장애인부모회 사무국장

장애인 인구는 전체 인구의 약10%로 추산되어진다.  이에 의하면 제주의 장애인 인구는 약 5만6천명 정도로 추산되어지고 이에 따라 장애인가족인구를 한 가족당 3인으로만 쳐도 16만8천명이라는 숫자로 나타난다.

16만8천이라는 숫자는 결국 제주인구 3명당 1명은 장애와 관련이 있다는 결론으로 도출될 수 있다.

내 아이가, 조카가, 삼촌이, 사촌이, 이웃이 장애에 전혀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은 더 이상 장애가 남의 일이 아니며 결국 이 사회가 장애를 하나의 현상으로 끌어안고 가야함을 말한다.

모두가 힘든 이 시점에서 장애인복지분야의 위축이 충분히 짐작되지만, 장애자녀를 둠으로써 서서히 붕괴되어 가는 장애인가족의 심각성을 외면하기에는 설득력이 없다.

그래서 제주도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형태의 장애인가족의 실상을 알리고 이들에 대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제도적으로 갖추는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붕괴된 상태라고 말할 수 있는 장애인가족들이 있다. 

장애자녀를 포기하고 부모가 가출하여 조부모가 장애손자녀를 양육하는 경우, 부모가 지적장애인이어서 장애자녀의 먹을 것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 부모가 질병상태인 경우, 한부모가정의 장애자녀의 경우등이 있다.

이러한 가정의 경우는 장애자녀뿐만 아니라 비장애 형제․자매의 문제가 같이 심각해진다.  비장애 형제․자매는 학교에 적응하지 못할 뿐 아니라 심리적인 위축으로 장애와 같은 상황에 이르기까지 함을 발견할 수 있다.

제주장애인부모회에서는 이러한 가정 중 24가정을 선정해 지난 2007년도부터 여성부의 지원을 받아 ‘장애아가족 아동양육 지원사업’의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는데, 장애아동을 돌보는 것은 물론이고 부모상담이나 비장애 형제들에 대한 돌보는 것 등 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한 활동에 임하고 있다.

사업을 진행해 본 결과, 대상가정의 만족도는 말할 것도 없고, 장애아동들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며 해당학교 및 주변기관에서 대상자의 확대를 요구하며 의뢰가 들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활동부담에 비해 지급하는 활동비가 턱없이 낮다는 한계는 돌보미들에게 보람과 긍지만으로 활동 지속을 요구하기에 면목이 없게 하고 있다.

이의 개선을 위해 ‘장애인가족 사례 관리사’도입을 제안한다.

장애인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하면 더없이 좋겠으나 일단 위기장애인가족 또는 위기가 예상되는 장애인가족을 3~5가정으로 묶어 그들이 처한 상황에 맞는 지원을 총체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사례관리사를 배치하는 것이다.

그리고 가정당 월20만원 수준의 활동비를 책정한다면 고정적인 활동비를 받으며 책임감있게 가족지원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장애자녀의 치료교육등 양육부담으로 서서히 가계가 기울어가는 일반적인 장애인가족이다.

양육부담에 대한 지원은 현재 보건복지가족부의 활동보조인사업, 여성부의 장애아가족 아동양육지원사업, 제주도 특수시책으로 진행되고 있는 중증장애인가정도우미사업을 통해 장애아동 개인에 대한 도움을 중심으로 이루어 지고 있다. 

얼핏 많아 보이는 지원들은 그러나 잠깐이라도 속을 들여다보면 장애인가족의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음을 금방 알아낼 수 있다.

만6세~만65세로 나이를 제한하고 지원대상을 장애1급으로 한정한 것도 부족해서 장애아동의 경우 성인과 달리 최대 50시간으로 이용시간을 한정한 활동보조인사업은 장애초기부터 전력을 다해 치료교육에 임하는 장애인가족의 입장은 아예 들여다보지도 않은 한계를 가지고 있고, 월5회의 횟수제한을 두는 중증장애인가정도우미 이용으로는 장애인가족의 아쉬움을 해결할 수가 없다.

이에 부서별로 분산 지원되고 있는 위 세 사업을 통폐합하여 ‘장애인가족도우미 지원사업’으로 만들 것을 제안한다.

마지막으로 위기장애인가족에 대한 사례관리사와 장애인가족도우미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중계체계인 ‘장애인도우미뱅크’의 설치 운영을 제안한다.

장애인가족에게 발생하는 문제는 자녀가 장애임을 발견한 순간부터 생애주기를 통해 평생을 계속된다고  볼 수 있다.

전체 인구중 3명당 1명이 장애에 관련되고 있는 현실에서 장애인가족의 문제 해결은 곧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지름길이며, 이의 해결을 위해 경제의 논리가 아닌 공존의 논리가 펴지기를 기대한다.<미디어제주>

<문순애 제주장애인부모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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