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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 살리기, 말이야 좋죠"
"손님이 있어야 장사를 하지..."
"재래시장 살리기, 말이야 좋죠"
"손님이 있어야 장사를 하지..."
  • 박소정 기자
  • 승인 2008.04.14 16:3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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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의 눈] 재래시장 살리기, 정말 잘되고 있나

대형마트 입점 등으로 침체된 재래시장과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한 노력들이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제주특별자치도는 '신경제혁명'이란 거창한 타이틀로 다양한 경제부양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제주도에서 추진하는 제주사랑 상품권 발행이다. 제주사랑 상품권 발행으로 재래시장 이용을 유도한다는 것이 목적이다.

올해 제주도는 재래경제 및 재래시장, 골목상권을 활성을 위해 '제주사랑 상품권' 50억원을 발행했다.

제주사랑상품권은 제주시장상인연합회와 협약을 맺은 제주은행이 발행하는 것으로 22개 재래시장을 비롯해 슈퍼마켓 협동조합 1250곳, 근대화연쇄점·남양체인·킹마트체인 등 731곳이 참여했다.

제주사랑상품권은 지난 2006년 9월 5억원으로 시작해 지난해에는 제주사랑 상품권을 22억5000만원어치를 발행해 이중 21억5000만원어치가 판매돼 좋은 실적을 거뒀다.

이렇게 재래시장과 골목상권경제를 살리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제주대학교 등에서 조사한 보고서에 의합면 상품권 발행에 따라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미디어제주는 실제 현장에 있는 재래시장 상인들은 제주사랑상품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직접 재래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의 '체감'을 취재해 보았다.

4월14일 오후. 평일 오후라서 그런지, 제주시 보성시장에는 손님 한 두명 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사람들이 없었다. 제주시 보성시장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현 할아버지(74)는 제주사랑상품권에 대한 기자의 물음에 씁쓸한 웃음을 보이며 말을 꺼냈다.

"보성시장 규모가 다른 재래시장보다 규모가 작다보니 단골손님 이외에는 손님이 많지 않아요. 제주사랑상품권이 많이 발행되서 경제에 많은 도움도 되겠지만, 실질적으로 판매소득에는 별 차이가 없어요."

이번에 서문시장에 찾아가 보았다. 서문시장 역시 텅텅 비어있었다. 서문시장에서 만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이씨 할머니(60)는 조금은 불만에 섞인 표정으로, 오히려 '재래시장 살리기' 구호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재래시장 살리기라고 하지만 듣기 좋게만 들릴 뿐 실질적으로 소비자들이 나와서 많이 팔아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잖아요. 장사는 예나 지금이나 더 안되면 안됐지 장사가 좋았졌다는 느낌은 받지 못하고 있어요."

보성시장과 서문시장과는 달리 동문시장은 이전 재래시장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풍경이었다. 동문시장에서 생선가게를 하는 김씨(40)는 재래시장 상품권 발행에 대해 다소 만족스런 반응을 보였다.

"재래시장살리기 상품권이 만들어지면서 판매수입이 만들어지기 전보다 훨씬 좋아졌어요. 앞으로도 더욱 더 많은 손님들이 구입해줬으면 좋겠어요."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한씨(50)는 "어업. 관광품들은 판매가 잘되는 반면에 채소가게는 하루에 버스비도 못 벌고 갈 경우가 많다"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실제로 현장을 찾아가 본 재래시장은 '재래시장이 다시 활성화된다'고 홍보하는 제주도당국의 홍보용 보고와는 차이가 있었다. 어떤 재래시장은 손님이 찾아오는 반면에 안되는 재래시장은 시장안이 '휑'한 빈공간이었고 상인들의 반응 또한 각기 달랐다.

제주사랑상품권 발행은 재래시장경제활성화를 위해서 꾸준히 추진돼야 한다. 상품권을 갖고 있으면, 그 상품권을 사용하기 위해서라도 한번은 재래시장을 들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대한 홍보가 부족한 면이 있다. 제주도민 누구나 쉽고 당연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하다.

여기에 한가지 덧붙인다면, 재래시장 경제활성화를 위해 '재래시장 상품권 발행' 하나로 마치 할 일을 다했다는 듯한 경제부양책은 그야말로 탁상행정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 재래시장 상인들이 피부로 경제가 좋아질 수 있을 때까지 현실적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재래시장 매출이 얼마만큼 좋아졌다는 연구보고서를 인용해 홍보를 하기에 앞서, 상인들의 실제 '체감'정도가 어떠한지를 관계 공무원들은 한달에 한번이라도 재래시장에 가고 있을까. <미디어제주>

<박소정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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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 2008-04-15 08:57:43
입만 크게 별령 하늘만 보면 밀감이 입속으로 떨어질까???
마트엔 소비자가 왜 많이 들끓는가???
싸고, 편리하고, 깔끔하고, 다양하고 등등등....
재래시장엔 뭘 보고 가는가?? 도에 상품권 어쩌고 하면서 강제로 가라고 해서??
상인들이 불쌍해서??? 어쩜 상인들이 더 부자가 많더라 뭐!!!
이대론 재래시장 살아남기 힘들지 않을까?

도르레 2008-04-14 23:34:58
상품권 판매로 재래시장활성화시키겠다는 의식이 문제입니다. 소견으로는 시장 활성화보다는, 그 시장에 가서 상품을 구입할 1차 소비층의 소득 증대에 신경을 써야합니다. 제주도인 경우, 1차 소비계층이 바로 1차산업 종사자가 아닙니까. 농수축산물 가격이 별로이고 소득이 별로인데 무슨 돈으로 상품을 구입하라는 겁니까. 가격이 좋고 소득이 높아지면 수표가 저절로 날아다닐것인데 왜 모르시나요. 봉급쟁이 봉급은 한정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