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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힘들면, 말하라
인사발령 시켜줄테니...!!"
"그렇게 힘들면, 말하라
인사발령 시켜줄테니...!!"
  • 양호근 기자
  • 승인 2008.03.05 1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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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언 교육감, 교육시책 설명회서 영어교육관련 '격양'

양성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은 다소 격양된 목소리였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5일 오전 10시 교육청 대회의실에서 각 학교 교장 등 관계자 200여명이 자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2008학년도 교육활동 중점시책 설명회를 가졌다.

이날 설명회에서 제주도교육청은 공교육 활성화 3대 프로젝트로 ▲학력최고의 제주학생 육성 ▲독서.논술 교육 강화 ▲영어 공교육 강화 방안을 제시했지만 특히 '영어 공교육' 부분에서 각 학교 교장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자리에 앉아 있던 양 교육감은 직접 단상으로 와 마이크를 잡고, 영어공교육 정책에 대한 답변을 하기 시작했다.

양 교육감은 "저는 이런 것(영어 공교육 정책)을 시도하면서 이리도 저리도 정말 어렵다는 학교가 있다면, 우리 교육청이 적극 지원하겠다"며 "인적, 물적, 재정적 지원을 다 하겠다"고 다소 강한 어조로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그 학교에 예산을 투자해서라도 환경을 만들겠다"며 "인사 이동이 있겠지만 필요하다면 인적 자원까지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양 교육감은 "그럼에도 (영어공교육이) 힘든 학교가 있다면 영어공교육시기를 늦춰도 된다"며 "저희는 4월부터 시작하는데 형편이 어려운 학교도 억지로 하자는 것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현장실사로 충분히 여건을 만들어 드리고 할 것"이라며 "그렇게 어렵다면 영어공교육 시행 시기를 5월에 하든지 6월에 하든지, 9월에 하든지 그렇게 늦춰도 좋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 "영어몰입교육 오해말라. 당장 할 수준되는 학교도 없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하기 위해 대회의실을 가득 메운 각 학교 교장들은 짧은 시간에 제주도교육청이 영어공교육을 추진하는 데 대해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영어몰입교육에 대해 대응책을 고민하고 있었다. 한 학교의 교장은 영어몰입교육의 의미에 대해 물으며 "몰입교육이라 함은 어떤내용에 대해 몰입한다는 것인데 영어몰입교육 하면 단지 사용하는 언어를 영어로 한다고 해서 몰입교육인가"라며 "영어전용수업이라고 하면 차라리 용어를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양 교육감은 각 학교 교장들이 웅성거리는 모습을 보며 "이해를 잘 못하는 것 같은데 영어몰입교육에 대해 오해하지 말라"고 장내를 정돈했다.

그는 "각 학교 교장선생님들께서 교육청이 '영어몰입교육'을 한다고 하니까 '영어에만 몰입한다는 것이냐'고 생각하는데 수학을 영어로 하고, 과학을 영어로 하고, 음악을 영어로 가르친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학교에서 당장 하자는 것이 아니다"라고 소리 높혔다.

양 교육감은 "그러려면 학생 수준도 높아야 하고, 선생님 수준도 당연히 높아야 한다"며 "지금은 제주도 어느 학교도 할 수준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래서 특목고에서 희망자에 한해서 하는 것이고, 각 학교들의 경우에는 자체적으로 희망하는 학교를 받아서 하자는 것"이라며 "여기에 굉장히 신경 쓰시는 분이 많은데 곧 몰입교육을 할 것 아니라는 것을 밝힌다"고 못박았다.

# "교사가 영어할 수 있으면 직접 하라는 말이다"

양 교육감은 또 담임교수가 영어를 영어로 수업하는 것과 영어교사가 직접 영어를 영어로 수업하는 것에 대해서 논란이 있다는 것을 언급하면서 강한 어조로 입장을 피력했다.

양 교육감은 "영어선생님이 자기가 영어 가르칠 수 있어도 전담교사가 있어서 못 가르치고 있다"며 "그래서 영어를 영어로 가르칠 수 있으면 그런 선생님은 직접 가르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것이 힘들다면 교환 제도를 하자는 것이고, 그것도 안 되면 전담교사를 활용하자는 것이고, 거기에다 힘을 보탤 수 있는 것이 원어민 교사도 있다"고 제시했다.

# "영어 수업한다고 추가 수당 못 준다"

이날 설명회에서 한 학교의 교장은 "영어공교육을 함으로써 선생님들 불안감 조장할 수 있다"며 "모든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영어 실력이 뛰어난 것이 아니며, 특히 1, 2학년 지도 선생님들이 나이가 많은 데 때문에 불안감이 조성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교장은 또 "초.중학교에 영어교육 증배운영에 대해 선생님들 부담갖고 있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업시수에 따른 수당을 지급하면 선생님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 교육감은 "수업 시간 수가 늘어난다고 했는데 재량 시간 안에서 하는 것"이라며 "한 시간 한다고 선생님 수당을 준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딱잘라 말했다.

# "초등 1, 2학년 영어 '놀이교육'이다. 정체성에 전혀 문제 없다"

또 초등학교 1, 2학년에 영어수업을 하는 것에 대해서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전교조의 경우 "한글교육도 제대로 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칠 수 없다"며 정체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또 앞서 한 교장의 발언처럼 초등학교 1, 2학년 담임교사의 경우 나이가 많은 교사이기 때문에 영어 교육에 부담이 많은 것도 이유다.

이에 대해 제주도교육청은 "초등학교 1, 2학년 영어교육의 경우 놀이 중심, 게임 중심으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교육감도 "초등학교 1학년에 영어수업을 한다는 것인데, 철저하게 놀이교육으로 할 것이고 평가관계도 없다"며 "가벼운 마음으로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체성 문제에 대해 양 교육감은 "정체성 문제가 나왔는데 정체성에 대해서는 하나도 이상이 없다"며 자료집에 제공된 '초등 영어연구.시범학교 운영 결과 현황'을 제시하며 "초등 1, 2 학년에 영어교육이 할만하다고 했고, 한 학교는 사교육비 부담이 있었다는 답변이 있었지만 정체성 문제는 지적되지 않았다"며 영어공교육 강화 방안을 내놓은 배경을 설명했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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