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2-27 17:36 (화)
“더워지는 제주를 시원하게 만들 대안은 나무심기”
“더워지는 제주를 시원하게 만들 대안은 나무심기”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3.10.17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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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 숲을 달라] <3> 초등학생들에게 배운다

인화기자단, ‘나무와 숲 효과’ 현장취재

올해 7월 12일 학교와 주변에서 진행

현장 조사 결과물 <탐나는신문>에 보도

가장 낮은 곳, 높은 곳 온도 23.5도 차이

“개발 천천히 해달라” 어른들에게 주문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인류세’를 아는 학생들도 있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가 바꿔놓은 지구를 ‘인류세’라고 부른다. 지질에 등장하는 홍적세, 충적세가 있듯 우리 시대에 만든 그런 환경은 파괴의 단면을 보여준다. 안타깝게도 ‘인류세’라는 그 말엔 멸종이 포함된다. 산업혁명 이후 우리는 숱한 종의 멸종을 진두지휘했다. 어쩌면 1억 년 만에 지구로 돌진해서 지구 멸종을 부르는 운석과 닮았다. 때문에 우리는 나무를 이야기한다. 나무를 심자는 논리는 ‘인류세’를 더디게 만들고, 멸종도 막아보자는 작은 움직임이다.

인류세를 모르는 어른도 많은데, 취재할 때면 인류세를 이해하는 학생들이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 아이들이 그만큼 현재의 기후에 관심이 많다는 증거이다. 어른들이 살아야 할 시간에 비해, 아이들이 앞으로 살 시간은 더 많다. 때문에 우리가 사는 땅은 미래를 위한 땅일 수밖에 없다.

인화기자단이 '나무와 숲이 주는 효과'를 알아보는 현장 취재를 진행했고, 그 결과물을 '탐나는신문' 2개면에 걸쳐 보도했다. 미디어제주
인화기자단이 '나무와 숲이 주는 효과'를 알아보는 현장 취재를 진행했고, 그 결과물을 '탐나는신문' 2개면에 걸쳐 보도했다. ⓒ미디어제주

얼마 전에 그런 증거물을 제시한 이들이 있어서 관심을 끈다. 바로 인화초등학교의 ‘인화기자단’ 아이들이다. 인화기자단 아이들은 그들이 만든 <탐나는신문>에 기후 문제를 녹여냈다. <탐나는신문> 2개 면에 걸쳐 ‘나무와 숲이 주는 효과’라는 주제의 현장취재 결과물을 보도했다. 기자단 아이들은 ‘나무가 기후를 낮추는 데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을까?’에 주목했다.

기자단 아이들은 단순하게 기온을 측정하지 않았다. 한 곳의 기온이 아니라, 여러 곳의 기온을 비교 측정해보고, 한 곳의 기온도 여러 차례 측정하며 오차를 줄였다. 그러려면 같은 날짜와 측정시간도 비슷해야 했다. 인화기자단은 지난 7월 12일 수요일 오후 2시부터 30분 동안 인화초등학교를 비롯한 주변을 탐색했다. 온도를 측정한 곳은 인화초등학교와 인제사거리, 신산공원 등이다. 인화초등학교 조사 지점은 나무 그늘 밑, 인공 그늘이 있는 운동장 스탠드, 인조잔디 위 등 3곳이다. 인제사거리는 나무 그늘 밑, 횡단보도 인공그늘(그늘막) 밑, 그늘이 없는 보행자 도로, 실외기 앞 등 4곳을 조사 지점으로 삼았다. 신산공원은 그늘이 있는 풀밭, 그늘이 없는 풀밭, 그늘이 있는 보행자 도로, 그늘이 있는 보행자 도로 등 4곳을 측정했다.

인화기자단 학생들은 접촉하지 않고도 온도 측정이 가능한 디지털 기기인 적외선 온도계를 활용했다. 측정 당일 제주도엔 폭염 특보가 내렸다. 장소별로 세 차례 측정했고, 가장 온도가 높게 나온 곳은 인화초등학교 인조잔디 위였다. 무려 세 차례 평균 온도 53.7도를 기록했다. 차량이 많이 다니는 인제사거리인 경우 에어컨에서 쏟아내는 실외기 앞 온도가 가장 높았다. 실외기 앞 평균 기온은 46.1도였다. 도로 사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이들의 더위를 식혀주는 용도로 세운 그늘막은 평균 41.2도였다.

측정 지점 가운데 가장 낮은 온도를 보인 곳은 신산공원이었다. 여기는 숲이 발달해 있다. 학생들이 측정한 결과 신산공원의 그늘이 있는 풀밭이 가장 낮은 30.2도였다. 그렇다면 측정 지점 가운데 가장 높은 온도과 가장 낮은 곳의 온도 차이는 어떻게 될까. 무려 23.5도나 된다.

학생기자단의 현장 취재는 정확한 장비의 도움을 받았다고 볼 수 없다. 온도를 정확하게 재기 위해서는 습도도 함께 측정해야 하지만, 그런 장비를 갖춘 건 아니다. 하지만 인화기자단 활동의 가치는 나무의 필요성을 알리는 데 있다. 특히 어른들도 해보지 않은 활동을 아이들이 나서서 해봤다는 점이다. 현장취재를 진행한 인화초기자단 어린이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인화기자단 아이들이 여름철 학교 주변 온도를 직접 측정한 곳. 모두 3곳 11개 지점이다.
인화기자단 아이들이 여름철 학교 주변 온도를 직접 측정한 곳. 모두 3곳 11개 지점이다.

“인공 그늘막이 정말 시원하고 그럴 줄만 알았는데, 이번 활동을 해보니 나무와 인공 그늘의 차이를 알게 됐어요. 환경에 대해 더 관심을 갖는 활동이었어요. 또 그늘이 있는 풀밭과 다른 곳은 20도 차이가 났어요. 정말 이 정도로 차이가 날 줄 몰랐어요.” (박지윤)

“제주의 여름이 계속 갈수록 더워지고 있고, 세계적으로도 지구 평균 온도가 상승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맨땅이 없어지고, 사람들한테 그늘을 제공하는 녹지가 사라지면서 아스팔트로 거리가 채워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활동은 나무 그늘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진행했습니다. 나무 그늘은 온도를 낮춰줍니다. 나무가 계속 성장하면서 더욱 그늘의 범위가 확대된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혁준)

“그늘이 없는 것보다는 그늘이 있는 곳이 시원하고, 인공 그늘보다는 나무가 있는 진짜 자연의 그늘 쪽이 더 시원하다는 점을 이번 조사를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김남건)

“저는 학교 온도를 측정했어요. 인공 그늘이 있는 스탠드는 비교적 낮게 나왔어요. 인조잔디는 계속 50도를 넘겼어요. 인조잔디 온도가 매우 높은데, 아이들이 활동할 때 뜨겁기도 하고 지치고 힘들지 않을까요.” (이예설)

인화기자단 아이들에게 물었다. 어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느냐. 그랬더니 개발을 천천히 해달라고 한다. 우리가 사는 사회는 점진적으로 발전하기에 자연을 보존하면서 천천히 개발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나무와 숲이 주는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발로 뛰며 현장취재를 진행한 아이들. 그들이 <탐나는신문>에 내놓은 결론도 궁금해진다. 그들이 쓴 기사의 마지막은 이렇다.

“결론적으로 도심에 많은 가로수를 심어 전체적인 온도를 낮춰줄 필요가 있다. 가로수는 인공 그늘을 설치하는 것보다 온도 절감 효과가 높을 뿐만 아니라 나무가 성장하면서 그늘이 확대되어 온도를 더욱 낮춰줄 수 있다. 점점 더 뜨거워지는 제주를 시원한 제주로 만들기 위한 가장 좋은 대안, 바로 나무 심기가 아닐까?”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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