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6-18 17:43 (화)
도를 넘은 제주4.3 왜곡 현수막, 행방불명인 위령비 인근까지
도를 넘은 제주4.3 왜곡 현수막, 행방불명인 위령비 인근까지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3.22 16: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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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방불명인 위령비 입구 인근에 현수막 걸린 것 확인
4월4일까지 게시, 추념식 찾은 유족들에게 그대로 노출
도민사회 분노 "유족 가슴에 대못질 행위, 결코 용서 안돼"
22일 제주시 명림로 4.3평화공원 및 행방불명인 위령비 입구 인근에 "제주4.3은 김일성과 남로당이 일으킨 공산폭동"이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22일 제주시 명림로 4.3평화공원 및 행방불명인 위령비 입구 인근에 "제주4.3은 김일성과 남로당이 일으킨 공산폭동"이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일부 극우 성향 단체가 제주4.3을 왜곡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제주 곳곳에 걸린 가운데, 제주4.3평화공원 입구 및 4.3행방불명인 위령비 진입로 인근에도 해당 현수막이 걸린 것이 확인됐다. 현수막의 게시일이 제75주년 4.3희생자 추념식 다음날인 4월4일까지라,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하는 희생자 및 유족들이 해당 현수막을 그대로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디어제주>가 22일 오후 4.3평화공원 인근을 살펴 본 결과 4.3행방불명인 위령비 진입로 인근에 우리공화당과 자유당, 자유민주당, 자유통일당 4개 정당 명의로 ‘제주4.3사건은 대한민국 건국을 반대해 김일성과 남로당이 일으킨 공산폭동’이라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는 것이 확인됐다. 현수막에는 4개 정당만이 아니라 후원단체로 자유논객연합의 이름도 올라가 있다. 모두 극우 성향의 정당 및 단체들이다.

해당 현수막은 지난 21일부터 제주 곳곳에 걸리기 시작했다. 제주도청 앞 도로 등 관공서 인근은 물론 많은 사람들이 통행하는 주요 도로변 등에서도 어렵지 않게 해당 현수막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설치된 현수막은 8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현수막은 지난 2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제주를 찾은 태영호 의원이 “4.3은 명백히 김일성 일가에 의해 자행된 만행”이라는 발언을 한 것이 시발점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지난해 6월 현수막의 설치 기준을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 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현수막 설치가 수월해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해당 법령이 개정되면서 정당이 게시자의 연락처와 게시 기간 등을 명시할 경우 정당의 정책 및 정치적 현안에 대해 최대 15일 동안 별도의 신고 없이 자유롭게 현수막을 내걸 수 있다. 이번 현수막도 4개 정당이 함께 연락처와 게시 기간 등을 명시한 상태에서 현수막이 게시됐다.

이렇듯 개정된 법을 등에 업고 제주도 곳곳에 제주4.3을 왜곡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리고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4.3평화공원 인근에까지 문제의 현수막이 설치 됐다. 특히 국가공권력에 의해 희생된 이들의 넋을 기리는 위령탑 및 추모광장, 행방불명인 위령비으로 올라가는 입구 인근에 현수막이 게시돼 있는 상황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점은 해당 현수막의 게시 기간이다. 해당 현수막의 게시기간은 이달 21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로 돼 있다. 제75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이 열리는 4월3일 다음날까지 해당 현수막이 4.3공원 입구 인근에 설치돼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추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4.3평화공원을 찾는 희생자 및 유족들이 해당 현수막을 그대로 볼 수 밖에 없다.

4.3의 광풍 속에서 부모·형제를 잃은 유족과 힘들게 살아남은 희생자들에게 4.3왜곡과 흔들기를 바로 앞에서 보여주며 2차 가해를 가하는 모양새가 될 수도 있는 형국이다.

4.3평화재단 및 4.3희생자유족회 측에서도 이와 같은 점을 인지하고 해당 현수막을 철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봤지만, 현행법상 현재까지는 현수막을 철거할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4.3평화재단 관계자는 "현수막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법률 자문을 구하고, 선거관리위원회에 의견 등을 물어봤지만 평화재단 측에서 당장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는 상황이다. 선관위에서도 해당 현수막에 대해 통상적인 정당활동으로 해석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유족회 등 4.3단체 등에서 명예훼손 등으로 법적 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22일 제주시 명림로 4.3평화공원 및 행방불명인 위령비 입구 인근에 "제주4.3은 김일성과 남로당이 일으킨 공산폭동"이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22일 제주시 명림로 4.3평화공원 및 행방불명인 위령비 입구 인근에 "제주4.3은 김일성과 남로당이 일으킨 공산폭동"이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 4.3왜곡 및 폄훼 현수막 곳곳 ... 제주사회, 분노 "사과하라"

이 현수막과 관련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는 22일 오후 성명을 내고 “제주도내 곳곳에 “4.3은 김일성과 남로당이 일으킨 공산폭동”이라는 현수막을 내걸렸다”며 “국가배상, 희생자 명예회복 등 정의로운 해결의 길로 접어든 4.3을 뒤흔들고, 구태의연한 왜곡 행위를 하는 극우 망동에 우리 10만 유족은 제주도민과 함께 규탄하며 끓어오르는 분노를 삼킬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족회는 이어 “4.3은 이미 진상조사보고서를 통해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확인됐으며, 윤석열 대통령도 ‘희생자들의 아픔과 힘든 시간을 이겨내 온 유가족들의 삶과 아픔도 국가가 책임 있게 어루만지는 것이 국가의 당연한 의무’라 강조한 바 있다”며 “특히 추념식을 앞둔 시점에서 희생자와 유족의 상처를 보듬어야 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왜곡과 폄훼로 희생자의 명예를 더럽히고 유족의 가슴에 대못질하는 행위는 결코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족회는 그러면서 “4.3영령과 유족을 모독하는 현수막을 당장 철거하고, 도민과 유족에게 무릎 꿇고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 이와 같은 왜곡 행위를 멈추지 않을 경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책임을 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의당 제주도당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일부 보수 정당들이 제주도 전역에 일제히 4.3을 왜곡하는 현수막을 80여개를 게시했음이 확인됐다”며 “이들은 지난 수 십년간 제주 도민사회를 괴롭혀 온 색깔론을 다시 덧씌우며, 4.3 유가족 분들과 제주도민의 명예를 철저하게 짓밟고 우롱하고 있다. 특히 4.3 75주년 추념식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이런 행위를 공공연히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의당 제주도당은 4.3의 진실을 왜곡하고 부정하는 어떤 세력도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보수정당들은 4.3을 왜곡하는 현수막을 지금 당장 철거하고, 4.3 유가족과 제주도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외에도 오영훈 제주지사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4.3 망언에 이어 일부 보수 정당까지 4.3을 폄훼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현수막을 도내 곳곳에 설치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며 “여야와 전 국민이 합의하고 동의한 4.3의 진실과 가치가 무참히 공격받는 만행들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단법인 제주4.3연구소 역시 성명을 통해 “제주4.3의 역사를 왜곡하는 현수막을 규탄한다”며 현수막을 내건 극우 성향 단체를 질타했으며, 민주노총 제주본부 역시 “역사를 왜곡하는 극우적 망언이 반복되고 있다”며 “망언을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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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2 17:44:27
보수 할배들 태극기 부대들은 전멸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