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 중국인 무죄 판결에 검찰 항소, "피해자 진술, 증거로 채택해달라"
성폭행 혐의 중국인 무죄 판결에 검찰 항소, "피해자 진술, 증거로 채택해달라"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0.10.14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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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법, 지난 7월 성폭행 혐의 중국인에 무죄, 불법체류 혐의만 유죄 인정
재판부, “피해 호소인 출국으로 진술조서 증거될 수 없어, 범죄 증명 안 돼”

10월 14일 항소심 1차 공판, 검찰 측 피고인에 "진술조서 증거동의 요청"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제주에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무죄 판결이 내려진 피고인 바모(43)씨에 대해 검찰이 항소하며, ‘진술조서’에 대한 바씨의 증거동의 여부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이는 오는 10월 28일 오전 열릴 항소심 2차 공판에서 다뤄진다.

이 같은 결정은 검찰이 1심 판결에 항소하면서 열린 10월 14일 첫 항소심 공판에서 다뤄진 내용이다. 

광주고등법원 제주제1형사부(왕정옥 부장판사)가 맡은 이날의 공판에서는 크게 두 가지 쟁점이 화두에 올랐다. △바씨의 신변에 대한 사안과 △진술조서(피해자 진술)에 대한 바씨의 증거동의 여부다.

앞서 지난 7월 2일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장찬수)는 1심 판결을 통해 바씨의 불법체류(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에 유죄(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를, 성범죄(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따라 바씨는 출입국관리법 위반으로 강제출국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1심 판결에 대해 검찰이 항소하며 출국정지 처분이 내려져, 현재 제주출입국·외국인청 보호실에서 생활하고 있다.

바씨 측 변호인은 이러한 점을 들며, 제주출입국·외국인청 보호실이 장기간 거주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알고 있다며, “사실상 구금 형태로 (보호를) 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보호실 시설이나 구조가 유치장과 흡사한 환경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날 재판부는 '검찰이 항소심에 와서야 증인(피해자) 소환을 위한 국제형사사법공조 요청을 했고, 이에 대한 답변을 받는 데 통상 4개월 가량이 소요된다는 점'을 알리며, 피고인의 신변에 대한 질의를 잇기도 했다.

제주지방법원. ⓒ 미디어제주
제주지방법원. ⓒ 미디어제주

이에 검찰 측은 바씨가 진술조서(성폭행 혐의)에 대해 부인하는 입장으로, 피해자와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는 점을 피력하며 “진술조서를 증거동의해서, 재판장이 판단하게 하면 어떻습니까”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검찰·경찰 측의 진술조서와 바씨 측 주장을 각각의 증거로 보고, 성범죄 혐의에 대한 최종 판결은 재판부에 맡기자는 제안이다. 피고인의 상황을 고려한 신속한 판결을 위해 진술조서를 증거로 채택해 재판을 진행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검찰 측 제안에 재판부는 바씨에게 의견을 물었고, 바씨는 자신의 억울함을 계속해서 호소하면서도, 진술조서 증거동의 여부에 대해서는 즉답을 하지 않았다.

몇 차례 이어진 같은 질문(증거동의 여부)에도 바씨가 자신의 억울함만을 호소하자,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죄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불법체류에 대한 부분도 있다”면서, “무조건 억울하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피력하기도 했다.

결국 재판부는 바씨의 진술조서 증거동의 여부 등 쟁점은 오는 10월 28일 항소심 2차 공판에서 다시 다룰 것을 결정했다.

오는 28일 공판에서 바씨가 검찰·경찰 측 진술조서를 증거로 채택할 것을 동의하면, 재판부는 양 측의 주장을 토대로 성범죄 혐의에 대해 검토, 판결을 내리게 된다.

한편, 진술조서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작성하는 것으로 피의자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를 말한다.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에 따르면, 진술조서는 원 진술자(피해자)를 신문할 수 있어야 증거로 채택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피해를 호소한 당사자가 중국으로 출국해 증인신문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형사소송법 제318조 1항에 따라 ‘검사와 피고인(바씨)이 증거로 할 수 있음을 동의한 서류여야 증거로 채택할 수 있다. 이 경우 양측 모두 증거로 함에 동의하면, 피해자를 소환, 심문하지 않아도 서류의 증거능력이 인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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