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강간 무죄’ 중국인 10개월여 만 풀려나
제주서 ‘강간 무죄’ 중국인 10개월여 만 풀려나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0.11.19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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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항소심 재판부 결정 수용 ‘상고 포기’ 피고인 19일 출국
1심 6개월 구속상태 재판·항소심 동안은 ‘영장 없는 구금생활’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서 강간 등의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다 1심에서 일부 무죄를 받았지만 검찰 항소로 '영장없는 구금생활'을 해 온 중국인이 출국했다.

19일 중국인 바모(42)씨의 변호사 등에 따르면 바씨는 이날 항공편을 이용해 제주에서 중국으로 돌아갔다. 제주검찰이 항소를 기각한 항소심 재판부(광주고등법원 제주제1형사부)의 결정에 불복하지 않은데 따른 것이다.

11일 항소심에서 특수강간 및 강간 혐의에 대해 무죄 선고를 받은 중국인 바모(42)씨가 수갑을 찬 채 제주출입국·외국인청 관계자들과 함께 법정을 향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1심에서 특수강간 및 강간 혐의에 대해 무죄 선고를 받은 중국인 바모(42)씨가 지난 11일 수갑을 찬 채 제주출입국·외국인청 관계자들과 함께 광주고등법원 제주부 법정을 향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바씨는 지난해 12월 24일 저녁 서귀포시 소재 모 주택에서 중국인 여성 A(44)씨를 흉기로 위협, 강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다음날인 25일 저녁에도 같은 주거지에서 전날 행위로 겁을 먹은 A씨를 강간한 혐의도 있다. 무사증으로 제주에 와 체류기한(30일)을 넘긴 혐의도 포함돼 있다.

바씨는 지난 1월 기소돼 7월 2일 1심 재판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될 때까지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다. 불법체류 신분이고 죄목이 특수강간이어서 도주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 구속된 것이다. 1심 재판부는 당시 무사증으로 제주에 와 체류기한을 넘긴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인정하고 특수강간 및 강간 혐의는 무죄로 판단,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바씨가 검찰이 제시한 증거를 동의하지 않아 바씨에 대한 혐의 입증을 위해서는 법정에서의 피해자 증인신문이 필요한데, A씨가 첫 재판 전인 지난 3월 7일 중국으로 돌아가면서 피해자 신문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수강간 및 강간 혐의는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검찰은 항소했고 출국금지 조치된 바씨는 2심(항소심)이 진행되는 동안 제주출입국·외국인청 보호소에서 생활했다. 사실상 영장 없는 구금생활을 한 셈이다.

바씨는 항소심에서 1심 때와 달리 수사기관에서의 피해자 신문 조서에 대해 증거로 인정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도 바씨가 증거로 인정한 피해자 신문 조서만을 놓고는 공소사실(특수강간 및 강간)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지난 11일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바씨는 항소심 재판에서 “1심 동안인 6개월 내내 갇혔다가 무죄가 나왔지만 다시 출국 정지되면서 갇혔다. 검사 때문에 폐인과 같은 삶을 살고 있다”고 토로한 바 있다. 바씨는 항소심 판결 후에도 중국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검찰이 상고할 수 있는 기간이 항소심 선고 후 1주일이기 때문이다. 결국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 출국금지와 보호조치가 해제된 바씨는 구금생활 10개월여 만인 19일 중국으로 출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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