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검찰 ‘중요 증인 관리 부실’ 성폭행 혐의 중국인 풀려나
제주검찰 ‘중요 증인 관리 부실’ 성폭행 혐의 중국인 풀려나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0.07.0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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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법, 동포 여성 강간은 ‘무죄’ 출입국관리법 위반만 유죄 인정
범행 입증위한 피해자 법정 출석 노력 부족·증거보전절차도 미조치
재판부 “진술조서 증거로 쓸 수 없고 나머지만으론 유죄 인정 부족”
제주지방검찰청. ⓒ 미디어제주
제주지방검찰청. ⓒ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에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외국인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혐의 입증을 위해 중요한 증인(피해자) 관리가 제대로 안된데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장찬수)는 지난 2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특수강간), 강간,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중국인 바모(42)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특수강간 및 강간 혐의는 무죄이고 무사증으로 제주에 들어와 체류기한(30일)을 넘긴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인정됐다. 구속 기소된 바씨는 이번 선고로 풀려났다.

바씨는 지난해 12월 24일 저녁 서귀포시 소재 모 주택에서 중국인 여성 A(44)씨를 흉기로 위협, 강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다음날인 25일 저녁에도 같은 주거지에서 전날 행위로 겁을 먹은 A씨를 강간한 혐의도 있다.

바씨는 재판에서 피해자와 합의에 의해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 검찰이 증거로 제시한 A씨가 작성한 고소장과 경찰 및 검찰에서의 진술조서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고심 끝에 바씨에 대한 혐의 중 특수강간 및 강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할 수 밖에 없음을 밝혔다. 바씨가 검찰이 제시한 증거를 동의하지 않아 바씨에 대한 혐의 입증을 위해서는 법정에서의 피해자 증인신문이 필요한데. A씨가 지난 3월 7일 중국으로 돌아가며 신문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주지방법원. ⓒ 미디어제주
제주지방법원. ⓒ 미디어제주

재판부는 증거능력에 대해 예외적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한 형사소송법 제314조도 검토했다. 형사소송법 제314조는 ‘법정진술이 필요한 사람이 사망, 질병, 외국거주, 소재불명과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진술할 수 없을 때 그 조서 및 그 밖의 서류를 증거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그러나 검찰이 해당 조항이 적용될 정도로 피해자의 법정 출석을 위해 충분한 노력을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바씨가 경찰 조사를 받을 때부터 자신의 혐의로 부인하고 있어 이에 대한 구체적인 규명이 필요함에도 지난 1월 20일 공소제기(기소) 후 피해자 출국 전까지 증거보전절차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피해자가 무사증으로 제주에 온 상황이어서 가까운 장래에 출국할 개연성이 있음에도 검찰이 출국 예정이나 재입국 여부 및 시기, 재입국 한다면 체류 장소 등을 확인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검찰은 형사사법공조 요청에 따른 피해자의 중국 내 소재지 파악, 증인 소환장 송달, 현지 법원을 통한 증인신문 요청 등의 조치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결국 검사(검찰)가 제출한 증거 중 피해자의 고소장, 피해자의 경찰 및 검찰 진술조서는 증거능력이 없어 증거로 쓸 수 없다”고 피력했다. 이어 “나머지 증거들만으론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간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도 없다”며 “그렇다면 (특수강간·강간 혐의는)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해 무죄를 선고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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