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정 ‘공무원 화이트리스트·언론 사찰’ 사실이었나
원희룡 제주도정 ‘공무원 화이트리스트·언론 사찰’ 사실이었나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9.01.14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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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비서실장 재판서 2017년 자칭 ‘부역자’ 회견 주장 일부 인정
1심 재판부 2015년 하반기 인사 사무관 우수인력 등 증거 채택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민선 6기 원희룡 제주도정 당시 공무원들에 대한 화이트(블랙) 리스트를 작성하고 특정 언론사에 대한 사찰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2017년 12월 자신을 ‘원희룡 제주도정의 부역자’라고 칭하며 지시를 받아 공무원 화이트(블랙)리스트 작성하고 특정 언론사 임직원 사찰을 했다는 조모(58)씨의 주장이 재판에서 인정됐기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청사 전경과 원희룡 제주도지사(위) 및 현광식 전 비서실장. ⓒ 미디어제주
제주특별자치도 청사 전경과 원희룡 제주도지사(위) 및 현광식 전 비서실장. ⓒ 미디어제주

14일 <미디어제주>가 확보한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전 비서실장 현광식(55)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 판결문을 보면 현씨와 조씨의 관계가 드러난다.

현씨는 조씨가 2014년 치러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원희룡 제주도지사 후보 선거캠프에서 활동하고 이후 자신을 위해 제주도 공무원 인사 참고자료 및 각종 현안에 대한 정보를 수집 및 제공해 주자 일자리를 구해 주기로 약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씨는 원희룡 지사가 국회의원 재직 시 보좌관을 지냈고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후보 선거사무장을, 원 지사 당선 이후인 2015년 1월부터 2016년 5월까지는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조씨는 앞서 2017년 12월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직자 화이트-블랙리스트 작성 및 전달’과 (현씨의 지시에 의한) 특정 언론사 임직원 사찰 등을 주장한 바 있다.

자신을 원희룡 도정의 부역자라고 주장하는 조창윤씨가 11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자신을 원희룡 도정의 부역자라고 주장하는 조모씨가 2017년 12월 11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현씨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도 조씨의 기자회견으로부터 비롯됐다.

현씨는 조씨의 기자회견 당시 <미디어제주>와 통화에서 “나는 그 분에게 법적으로 잘못됐거나 도덕적으로 비난 받을 일을 한 적이 없다”며 “내 입장에서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한 바 있다.

재판부는 그러나 이들에 대한 재판 과정에서 조씨가 주장한 2015년 하반기 인사 사무관 우수인력 및 블랙리스트, 읍면동별 분석, 인사 관련 공직 내부평가와 개선사항, 원희룡 도정과 구성지 제주도의회 의장 논란에서 댓글 작업 자료 등을 증거로 채택하기도 했다.

특히 현씨가 2014년 선거 이후에도 조씨에게 공무원 인사발령 작업을 위한 우수 공무원 명단 작성 등 자료수집 업무, 특정 언론사와 관련된 비리를 조사하는 업무, 원 지사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이 형성되도록 인터넷 댓글을 게시하는 업무 등을 지시한 것으로 판단했다.

언론사 비리 조사·원 지사 우호여론 댓글 게시 등도 지시 판단

판결 확정 시 원희룡 도정 도덕성 타격 예상…피고인들은 항소

조씨가 현씨의 친구인 건설업자 고모(55)씨로부터 9차례에 걸쳐 총 2750만원을 받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했다.

현씨가 자신의 지시에 따라 도정 수행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해 보고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한 것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 조씨에게 일정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직장을 구해줄 것을 약속했지만 여의치 않게 되자 친구인 고씨로 하여금 금전을 교부하게 했다는 것이다.

현씨는 자신이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에 해당되지 않고 조씨에게 교부된 돈도 정치활동을 위해 제공된 것이 아닌데다, 설령 정치자금에 해당된다 해도 이에 대한 인식이 없어 범행의지가 인정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현씨와 조씨, 고씨 등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원희룡 도정의 도덕성에 타격이 예상된다.

한편 현씨와 조씨는 지난 10일 1심 재판에서 각 징역 1년씩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됐고 이에 불복, 항소한 상태다. 고씨는 재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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