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민회관 활용 방안, 보존 vs 신축…주민 의견 “다양”
제주시민회관 활용 방안, 보존 vs 신축…주민 의견 “다양”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8.07.20 17: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민회관 활용방안 용역' 결과 발표 주민설명회 개최
건물 보존 측 "건물의 역사적, 건축학적 가치 인정해야"
건물 신축 측 "주차 및 교통 혼잡 문제 해소할 기회"
제주시민회관 전경.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오늘(20일), 제주시민회관의 활용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첫 주민설명회에서 건물 보존과 신축에 대한 주민 간 의견이 팽팽히 대립했다.

제주시민회관에서 열린 이번 설명회는 ‘시민회관 활용방안 타당성 조사 및 기본설계 용역’ 결과를 발표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였다.

제주시민회관은 건축가 김태식의 작품으로, 1964년 6월 준공돼 지어진 지 54년이 넘은 건축물이다. 당시 제주시내 문화예술의 근거지로 활약했고, 철골트러스 지붕으로 건축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과학적이고, 경제적인 건축 활동의 산물’로 손꼽히고 있다.

하지만 건물의 노후에 따른 안정성, 유지비용 부담 등의 문제가 있어 새로운 활용 방안을 모색하자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았다.

결국 제주시는 작년 9월부터 건물 활용 방안 타당성 조사 용역을 실시했고, 20일 오후 2시 도내 관계자 및 이도1동 주민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했다.

제주시는 7월 20일, 제주시민회관에서 ‘시민회관 활용방안 타당성 조사 및 기본설계 용역’ 결과를 발표하는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제주시가 발표한 용역 결과에 따르면, 제주시민회관의 활용 방안은 ‘리모델링’과 ‘전면 신축’ 두 가지다.

용역에 따르면, 리모델링을 할 경우 법정 허용 건폐율과 용적률에는 미달되나 현행 법률상 제약될 사항은 없다. 한국 및 해외의 공공청사 리모델링 사례를 참고해 추진할 수 있으며, 건축학적 가치를 인정하고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신축공사와 비교했을 때, 공사 기간도 더 짧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다양한 시설 도입이 어렵다는 점과 지역 주민이 제기하는 주차 문제에 대해서는 별도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만약 리모델링을 시행하게 된다면, 보존가치가 높은 건물 외관 지붕의 훼손을 방지할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용역에서는 위 단점을 근거로 ‘리모델링’ 방안이 가진 타당성을 ‘보통’ 수준으로 내렸다. 이는 정성적 평가(평가자가 그 의미를 찾고 해석하는 평가방법)로 내린 결과다.

제주시민회관의 활용방안 타당성 조사의 용역을 맡은 (주)찬스토리 정영헌 부사장이 용역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한편, ‘전면 신축’에 대한 활용방안 타당성은 ‘매우 좋음’ 수준을 받았다.

‘전면 신축’의 장점은 △장소에 대한 상징성으로 주거복지 차원의 정책과 연계할 수 있는 점 △신축으로 확장되는 공간을 임대한다면, 임대료 등의 수입이 발생하므로 건물의 유지∙관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 등이다.

제주시민회관의 활용 방안 타당성 용역 결과 최종적으로 ‘전면 신축’하는 쪽으로 무게가 기우는 듯했으나, 시민의 의견을 듣는 자리에서는 의견이 갈렸다.

건입동 주민 A씨는 “나는 시민회관과 같이 늙어왔다. 제주시민회관은 지역 주민들에게 중요한 장소임과 동시에 제주 현대사의 상징적 장소다”라며 “제주시, 혹은 도 차원에서 좀 더 시야를 넓혀 활용방안을 국제공모하는 등 다른 방안이 없는지 궁금하다”고 질의했다.

이어 A씨는 서귀포시의 주상절리 사례를 예로 들었다. A씨에 따르면, 서귀포시는 주상절리의 보존과 활용 방안을 위해 용역을 실시했다.

A씨는 “용역 결과, ‘이것(주상절리 보존 및 활용방안에 대한 것)은 우리의 수준을 벗어난 문제이므로 국제공모를 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면서 “서귀포시는 주상절리의 가치를 살릴 수 있는 예술가를 공모하는 등 이를 적극 받아들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도일동 주민 B씨는 “보존 가치가 있다고 해서 제주시민회관을 보존한다면, 여기에 드는 세금은 어떻게 하느냐”면서 “세금을 들여 보존해야 한다는 것이 이해가 안 간다. 신축에 대한 방향으로 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이도일동에서 온 주민 C씨는 B씨와 다른 의견을 냈다.

C씨는 “제주도가 각종 개발로 정체성이 사라지는 마당에, 시민회관마저 사라지게 되면 후손들에게 할 말이 없을 것 같다”면서 “시민회관을 리모델링 수준에서 보존하면서 후손들에게 ‘이곳이 제주도 최초의 문화 공간이었다’고 자랑할 수 있는 유적지로 만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제주시민회관을 리모델링 수준에서 활용하자는 주장을 내세운 시민들의 요지는 “제주 근대건축물로써 가지는 상징성과 가치를 기억하고 보존하자”는 것이었다.

 ‘시민회관 활용방안 타당성 조사 및 기본설계 용역’ 결과를 발표하는 주민설명회 자리.

한 주민은 용역 결과 도출한 방안이 ‘리모델링’과 ‘전면 신축’ 두 가지라는 점이 아쉽다고 했다. 신축했을 때 어떤 기업이 투자할 것인지, 국비로 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현금의 흐름에 대해 최소한 3~4개는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이도일동 도시재생 주민협치회 관계자는 “문화시설을 보존하느냐, 신축하느냐는 우리가 협의를 통해 풀 수 있는 문제”라고 하면서도 “도에서 고민하는 주차와 교통난, 시대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전면 신축’ 방안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자 노형동의 한 주민은 “리모델링과 신축에는 각자 장단점이 있다”면서 “이 사안에 관심 있는 문화단체 및 전문가의 의견을 취합해 좀 더 깊이 있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주시민회관의 보존가치가 과연 얼마나 있을까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것은 규모가 적은 제주지역 근대문화유산 중 하나다. 이런 것들을 보존하며 바꿔야 한다. 한꺼번에 다 없애는 것은 곤란하다”고 했다.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에 용역을 맡은 주식회사 찬스토리 정영헌 부사장은 “현재까지 제주시민회관의 활용 방안에 대한 공론화 장이 상당히 적었다”면서 “그러다 보니 저희 입장에서도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리모델링보다는 신축이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확정된 사업이 아니라 더욱 상세한 분석 결과를 내놓지는 못했다”고 용역 결과를 부연했다.

정 부사장은 “그동안 건물을 마구잡이로 부순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는 보존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고, 이에 따라 용역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제주시는 오는 8월 중 용역에 대한 중간보고를 마칠 예정으로, 추석 전후로 최종 보고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