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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0억 방산비리 저지른 해군이 구상권 청구 어처구니 없어”
“8000억 방산비리 저지른 해군이 구상권 청구 어처구니 없어”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6.08.01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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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강정생명평화대행진 출발 … “강정, 생명평화 마을로 다시 태어날 것”
2016 강정생명평화대행진 서진 행렬이 중문 대포포구 인근 도로를 지나가고 있다. ⓒ 미디어제주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제주 전역을 노란색 깃발로 물들이게 될 2016 강정생명평화대행진이 시작됐다.

강정마을회와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 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는 1일 오전 9시 제주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강정마을이 이제 해군기지 건설 반대 운동을 넘어 생명평화의 가치를 담은 마을로 다시 태어나고자 한다고 천명하고 나섰다.

출발에 앞서 해군기지 정문 바로 앞에서 ‘평화의 인간 띠 잇기’ 행사를 가진 행진단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매년 여름 강정으로 달려오던 그 뜨거운 연대의 발걸을들을 기억한다. 그리고 오늘 또 다시 이 자리에 모였다”면서 강정 뿐만이 아닌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지켜내기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행진단은 또 “주민 동의에 반해 폭력적으로 강행된 제주해군기지가 평화를 가져올 수 없다는 것을, 거짓이 진실을 억누를 수 없다는 것을, 뭇 생명을 죽이고 그 위에 세워진 기지가 동아시아의 화약고가 될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며 “제주해군기지가 비단 강정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평화는 평화로만 지켜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다시 뚜벅뚜벅 묵묵히 평화의 길로 걸어가려 한다”고 평화대행진의 의미를 되새겼다.

특히 행진단은 “해군은 완공을 기다렸다는 듯이 기지 건설 반대 평화활동을 했던 주민과 활동가들에게 공사 지연의 책임을 물어 약 34억원의 구상권을 청구했다. 국책사업에 감히 반대했다는 이유로 국가는 강정마을에 이렇게 본때를 보여주려고 한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행진단은 “구상권이 철회되지 않는 한 강정마을의 갈등과 대결은 깊어만 갈 것이며, 강정 주민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며 부당한 구상권 청구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조경철 강정마을회 회장이 2016 강정생명평화대행진 출발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조경철 강정마을회 회장도 인사말을 통해 “나라가 제대로 된 나라가 아니다. 국민 대다수를 개, 돼지 취급하고 있는 정부를 향해 함께 걸으면서 저들과 대등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당당한 국민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해군의 구상금 청구에 대해서는 “8000억원에 달하는 방산 비리를 저지른 해군이 국민들을 상대로 공사 지연에 따른 구상금을 청구한 것은 한마디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문상빈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도 “기억하기 싫지만 기억되는 숫자들을 말해보겠다”면서 87명이 참가한 강정마을 총회에서 기습적으로 해군기지 유치 찬성이 결정된 일, 725명이 참석한 강정마을 총회에서 680명이 해군기지 유치를 반대했다는 사실 등을 상기시켰다.

특히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월 강정해군기지 준공식 때 축전을 통해 ‘오늘 준공식이 그동안의 갈등을 극복하고 지역사회와 상생 화합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힌 점을 들어 “정부는 34억원의 구상권을 청구하면서 끝까지 주민들을 탄압하고 있다”며 “그동안의 갈등을 일으킨 주범이 피해자들인 마을 주민들에게 화해의 악수를 청하면서 등 뒤에 칼을 꽂은 것”이라고 정부의 행태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행진단은 기자회견 직후 동진과 서진으로 나눠 해군기지 정문 앞을 출발, 5일간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동진은 첫날 서귀포시 시내 구간을 거쳐 공천포까지, 서진은 중문을 지나 안덕까지 각각 18㎞, 18.5㎞ 구간을 걷게 된다.

2016 강정생명평화대행진 서진 행렬이 약천사를 지나 중문 방면으로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 미디어제주
2016 강정생명평화대행진 출발에 앞서 대행진 참가자들이 제주해군기지 정문 바로 앞에서 평화의 인간 띠잇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다음은 날짜별 강정생명평화대행진 코스.

▲8월 1일
△동진 : 강정-서귀포 시내-공천포(18㎞) △서진 : 강정-중문-안덕(18.5㎞)

▲8월 2일
△동진 : 효돈-위미-남원-표선(21㎞) △서진 : 안덕-대정-한경(24.3㎞)

▲8월 3일
△동진 : 표선-신산-성산(21㎞) △서진 : 한경-금능-한림(17.5㎞)

▲8월 4일
△동진 : 성산-하도리-구좌(19㎞) △서진 : 한림-곽지-애월(11㎞, 문화제)

▲8월 5일
△동진 : 구좌-함덕-조천(12㎞, 문화제) △서진 : 애월-하귀-신제주(14㎞)

▲8월 6일
△동진 : 조천-제주시내-탑동광장(17㎞) △서진 : 신제주-탑동광장(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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