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 해상풍력단지를 반대하는 피켓 시위 중 남방큰돌고래 무리가 영상에 포착돼 눈길을 끌고 있다.
해양환경단체인 핫핑크돌핀스가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서귀포시 대정읍 영락리 앞바다에서 ‘돌고래가 살고 있다’ 피켓팅 퍼포먼스를 하던 중 남방큰돌고래 떼가 나타난 것이다.
핫핑크돌핀스 관계자는 “오후 2시부터 피켓팅을 시작하면서 ‘해상풍력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치자 놀랍게도 남방큰돌고래 무리 20마리가 바로 나타났다”면서 “돌고래들은 우리가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바로 그 자리에서 함께 헤엄을 치며 ‘서식처를 지켜달라’고 하는 것 같았다”고 감동의 순간을 전했다.
이날 피켓 시위에는 영락리 주민 20명이 참여, 핫핑크돌핀스 회원들과 함께 구호를 외쳤다.
영락리 주민들은 “정부에서는 10억원을 주겠다며 해상풍력단지에 동의해달라고 하고 있지만 이 바다는 돈으로 살 수 없다”면서 “우리가 바다를 망쳐놓으면 나중에 후대를 무슨 면목으로 대하겠느냐”고 해상풍력단지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핫핑크돌핀스는 지난 18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대정읍 앞바다를 남방큰돌고래 보호구역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한편 제주도는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1리와 영락리, 일과2리 일대를 대정해상풍력발전지구로 지정, 동의안을 제주도의회에 제출해놓고 있다.
대정해상풍력발전 사업은 한국남부발전과 삼성중공업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 시행하는 것으로, 설비용량 5~8㎿급 20기 가량의 해상풍력발전기가 해안으로부터 약 1㎞ 떨어진 바다에 들어서게 된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