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00:55 (일)
“중국인 카지노 때문에 이호해수욕장을 넘겨” 비난 자초
“중국인 카지노 때문에 이호해수욕장을 넘겨” 비난 자초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4.07.14 14: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자본에 먹히는 이호해수욕장] <1> 왜 유원지에 편입됐을까
‘이호유원지 개발 변경신청서’ 입수…사업지구에 ‘카지노’ 포함 확인

제주시 이호동 지역주민들의 삶의 터전인 이호해수욕장(이호테우해변)이 중국자본에 먹힐 위기를 맞고 있다. 제주시는 지난 2002년 유원지를 지정하면서 이호해수욕장을 포함시켰다고 하지만, 이런 내용을 알고 있는 주민들은 없다. 사업자인 제주분마이호랜드제주이호유원지 조성사업 개발사업시행 승인 변경신청서를 제출한지 한참이 지나서야 이호 주민들은 이호해수욕장이 사업지구에 포함된 사실을 알게 된다. 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이호해수욕장이 이호동 주민들에게 어떤 존재인지를 기획·보도한다. [편집자주]

 
이호유원지 사업지구에 포함된 이호해수욕장.
제주분마이호랜드는 중국 분마그룹의 합작투자회사이다. 분마그룹은 중국 헤이룽장성(흑룡강성)의 민영기업으로, 부동산개발을 주요사업으로 하고 있다. 중국의 베이징과 상하이, 하얼빈 등 주요 지역에서 호텔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분마그룹이 제주까지 발을 뻗힌 건 지난 2009년이다. 이호유원지 사업을 하겠다며 뛰어들었다. 200993일 합작투자계약을 체결, 제주분마이호랜드가 탄생한다.
 
이렇듯 이호유원지는 정부에서, 제주도에서 시행하는 사업이 아니라 민간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그런데 이해가 되지 않는 건 부지내 토지에 해수욕장이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이호유원지는 2002년 지정고시(164600) 이후 3차례의 개발사업 변경 승인을 통해 면적이 늘어난다. 현재 이호유원지의 개발사업 면적은 276218이다.
 
제주시는 2002년 지정고시 때부터 이호해수욕장이 사업지구에 포함됐다고 하지만 이를 들었다는 이는 만날 수 없었다. 물론 제대로 된 설명회도 열리지 않았다. 설명회가 열리더라도 이호해수욕장이 사업지구에 포함됐다고 말하는 공무원이나, 사업자는 없었다.
 
이호동 주민들이 이 사실을 알았다면 유원지 지정 때부터 반발했을 게 뻔하다. 웬만한 사업지구엔 사업지구를 표시하는 대형 도면이 붙어있지만 이 지역에서는 그런 것조차 볼 수 없다.
 
그럼 왜 해수욕장을 사업지구에 포함시켜야 하나. 문제를 파헤치기 위해 본보는 제주이호유원지 조성사업 개발사업시행 승인 변경신청서’(이하 변경신청서)를 입수했다.
 
변경신청서는 이호해수욕장이 사업지구에 포함됐음을 지도로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위성지도와 사업지구 지도를 비교하면 한 눈에 이호해수욕장이 포함된 사실을 눈으로 알게 된다.
 
하늘에서 바라본 이호해수욕장. 붉은선은 사업지구에 포함된 이호해수욕장이다. / 다음지도 캡쳐.
이호유원지 건축물 배치계획도. 검은선 안이 이호해수욕장이다.
변경신청서는 사업의 기대효과를 중국인에 맞추고 있다. 증가하는 중국 관광객 수요에 대응하는 국제적 수준의 레저서비스 제공을 내세우고 있다. 그렇다면 레저서비스는 과연 무엇일까. 변경신청서를 들여다보면 카지노라는 사실을 단박에 알 수 있다.
 
이호유원지 휴양시설지구에 호텔이 들어서며, 이 호텔의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카지노를 시설하도록 설계돼 있다. 카지노 규모는 38895나 된다.
 
변경신청서는 이 곳 카지노 이용객을 오는 2018년 연간 59만여명에서 2022년엔 71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서 나오는 순이익도 2018134억원에서 2022년은 183억원 규모로 잡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호해수욕장을 사업지구에 포함시키고 있을까. 변경신청서의 시설물배치계획을 들여다보면 답이 나온다. 시설물배치계획엔 개발사업 면적인 276218전체를 건물의 부지면적에 넣고 있다.
 
건폐율과 용적률을 따지는데 부지면적은 필수요소이다. 만일 개발사업 면적에서 해수욕장 23175의 면적을 제외하게 되면 개발사업 면적이 감소하는 건 물론, 건물이 들어갈 수 있는 부지면적도 줄게 된다. 아울러 카지노의 면적도 줄 수밖에 없다. 카지노 면적인 경우 건축물면적의 5%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을 받고 있다.
 
이호유원지는 중국 기업인 분마에 넘어가면서 카지노라는 선물을 안겨줬다. 이호해수욕장을 사업지구에 포함시키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욱이 이호해수욕장은 공유수면이어서 사업자측으로서는 토지매입을 하지 않아도 된다. 제주시와 협의를 거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분마로서는 카지노는 그야말로 알짜배기이다. 변경계획서를 들여다보면 2022년 기준으로 분마측이 카지노 이외의 사업인 가족호텔과 해양관광호텔, 콘도미니엄, 마리나 운영 등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카지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중국기업인 분마가 카지노에 매달리고, 이호해수욕장을 반드시 사업지구에 포함시켜야 하는 이유이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